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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유니버설발레단 ‘MINUS 7’ 발레리노 리앙 시후아이! 진지하게 웃기는 춤과 디테일한 기교

발행일 : 2019-07-05 11:43:42

제9회 대한민국발레축제 폐막작, 유니버설발레단×허용순 <MINUS 7 + Imperfectly Perfect>가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됐다. 오하드 나하린이 안무한 <MINUS 7>은 기본적으로 무척 재미있는 공연인데, 유니버설발레단 발레리노 리앙 시후아이는 진지하게 웃기는 춤과 디테일한 기교가 돋보이는 동작을 통해 공연의 정서를 형성하면서 관객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MINUS 7’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MINUS 7’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 막간 공연이 아닌. 오프닝을 장식한 발레리노 리앙 시후아이! 진지하게 웃기는 춤과 디테일한 기교에 관객은 감탄하게 된다
 
제1부 <Imperfectly Perfect>가 끝난 후 인터미션 시간에 리앙 시후아이는 무대에 올라 기다리는 시간 동안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막간 공연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진지하게 웃기는 춤과 디테일한 기교가 돋보이는 동작에 관객들은 감탄했다. 어느새 시작했는지 모르게 <MINUS 7>이 시작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 리앙 시후아이의 솔로 공연은 사전 공연이 아니라 본공연의 오프닝 무대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리앙 시후아이가 혼자 잡은 무대의 정서는 ‘First cha’와 ‘Chairs dance’로 이어졌는데, 노래도 부르면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은 호기심과 몰입감을 줬다. ‘Chairs dance’ 시간에 다른 무용수들은 몸을 뒤로 젖히는 동작을 파도타기를 하듯 이어갔는데, 마지막 의자에 앉은 리앙 시후아이는 혼자만 앞으로 넘어지는 장면을 반복했다.

‘MINUS 7’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MINUS 7’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오하드 나하린이 만든 안무의 매력일 수도 있는데, 리앙 시후아이는 작은 동작을 할 때는 몸의 아이솔레이션을 이용해 디테일한 움직임을 표현했고, ‘Chairs dance’를 보여줄 때는 경계를 한 번에 넘는 듯한 과감함을 인상적으로 보여줬다.
 
다른 사람과 달리 혼자만 재킷을 입지 않은 의상으로 펼친 안무는 주술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리앙 시후아이의 동작은 파도타기 춤의 마지막 변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 관객에게 충분히 예상 가능한 안무를 보여주는 것처럼 하다가 마지막에 반전을 줘 주위를 환기시키고 집중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MINUS 7’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MINUS 7’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느낌! 마당놀이처럼 관객을 한 명씩 데리고 나가서 펼치는 참여의 시간!
 
<MINUS 7>는 모던발레인데 한 가지 스타일의 춤이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지는 게 아니라, 계속 다른 형태의 춤이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신나고 재미있는 공연으로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데, 마당놀이의 마지막처럼 무용수가 각각 관객을 한 명씩 데리고 무대에 나가서 같이 춤을 추는 시간은 재미와 흥미를 유발했다.
 
음악과 안무는 관객과 밀당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는데, 들었다 놨다에 탁월함을 발휘한 것이다. 열심히 뛰어다닌 무용수들의 에너지가 관객 참여로 시너지를 내는 것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공연을 관람하고 온 관객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도 공연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관객이 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관객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박수와 환호이다.

‘MINUS 7’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MINUS 7’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박수와 환호를 많이 칠 수 있는 공연은 멋진 공연이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쩌면 박수와 환호를 많이 해 느끼고 공감한 감정을 발산할 수 있었기에 스스로 만족했을 수도 있다.
 
<MINUS 7>에서 관객 참여 시간은 무대에 오른 관객뿐만 아니라 관객석에 남아 있는 관객 또한 감정이입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은 다양한 춤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함과 동시에, 사람들을 어떻게 참여시키고 흥분시키는지에 대해 탁월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MINUS 7>의 장점을 정말 멋지게 살려 관객들이 환호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모던발레가 아닌 클래식발레를 주력으로 하는 발레단이고 <MINUS 7>의 라이선스 만료를 앞두고 있기에, 제9회 대한민국발레축제의 피날레가 더욱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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