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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Gallery ANC 개관 특별 전시회 ‘박장년의 Assimilate with Nature and Art’

발행일 : 2019-07-07 07:36:20

Gallery ANC 개관 특별 전시회 <박장년의 Assimilate with Nature and Art>가 6월 28일부터 7월 31일까지 Gallery ANC(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74길 13)에서 전시 중이다.
 
‘자연과 예술의 동화(同化)’라는 예술적 신념을 평생 동안 실천했던 세계적인 거장 ‘마포작가’ 박장년 화백의 대표작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자연으로 회귀하는 인간의 운명’, ‘생명과 시간의 효율적 해석’으로 평가받는 작가의 예술세계를 감상하며 심미적 감성과 철학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박장년 ‘마포 89-1, 240×130cm, 1989, 마포에 유채’
 
박장년 화백의 ‘마포 89-1, 240×130cm, 1989, 마포에 유채’를 보면 특징적인 단순화 속에서 디테일을 상세하게 구현하고, 그 디테일 속에 특징적이고 단순화된 명확한 정서와 감정을 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박장년 ‘마포 89-1, 240×130cm, 1989, 마포에 유채’. 사진=Gallery ANC 제공 <박장년 ‘마포 89-1, 240×130cm, 1989, 마포에 유채’. 사진=Gallery ANC 제공>

그림을 얼핏 보면 작가 내면의 감정과 정서가 단순하고 분명하다고 보이기도 하지만, 복잡한 내면과 정신세계 중에서 눈에 보이는 실존의 개체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부분만 추출해 ‘마포 89-1’로 표현했다고 상상할 수도 있다.
 
그림 밑 부분의 접힌 모습을 표현하는 선의 흐름과 명암, 집중할 때 더욱 잘 보이는 입체감은, 사물에서 예리하게 디테일한 매력을 감지한 작가가 무엇을 봤는지 추측할 수 있게 만든다.
 
박장년 화백은 단순한 것을 봤기 때문에 간단하고 명확하게 그림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지만, 작은 변화와 차이에도 많을 것을 모두 느낄 수 있었기에 심미적 감성을 이렇게 표현했을 수도 있다.
 
◇ 박장년 ‘마포 2001-1, 116.5×80.3cm, 2001, 마포에 유채’
 
앞선 작품인 ‘마포 89-1, 240×130cm, 1989, 마포에 유채’가 밑으로 흐르다가 발산한 정서를 담고 있다면, ‘마포 2001-1, 116.5×80.3cm, 2001, 마포에 유채’는 옆으로 나아가다가 발산한 감정을 담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박장년 ‘마포 2001-1, 116.5×80.3cm, 2001, 마포에 유채’. 사진=Gallery ANC 제공 <박장년 ‘마포 2001-1, 116.5×80.3cm, 2001, 마포에 유채’. 사진=Gallery ANC 제공>

상대적으로 평평한 부분과 상대적으로 입체감, 질감을 드러내는 부분은 완전히 분리돼 있기보다는 감정의 흐름처럼 이어지다가 발산하고 격발돼 표출된다고 느껴진다. 작가는 그냥 눈에 보이는 것을 사진처럼 표현했을 수도 있지만, 눈에 보이는 대상에 공감하고 동화되면서 감정이입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작가의 마포 시리즈를 보면 구상화로 그렸는데, 추상화 같은 정서 또한 느껴진다. 구체적인 것을 그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상징적인 것을 표현했다고 봐도 충분히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단순화와 명확화의 과정, 교감과 동화의 과정에서 부각된 정서가 추상화를 보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 박장년 ‘핵사체 64-H-7, 161.5×130cm, 1964, 화포, 혼합재료’
 
박장년 화백의 ‘핵사체 64-H-7, 161.5×130cm, 1964, 화포, 혼합재료’는 앞의 두 마포 시리즈 작품보다 더 먼저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림에서 떨어져서 전체적으로 보면 안정적으로 느껴지는데, 초근접하면 거칠고 날카로움이 관람자의 내면을 건드리는 것처럼 느껴져 멈칫하게 될 수 있다.

박장년 ‘핵사체 64-H-7, 161.5×130cm, 1964, 화포, 혼합재료’. 사진=Gallery ANC 제공 <박장년 ‘핵사체 64-H-7, 161.5×130cm, 1964, 화포, 혼합재료’. 사진=Gallery ANC 제공>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핵사체 64-H-7’에 시선을 집중해 관람할 경우, 질주하는 내면의 거친 에너지가 점점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어쩌면 작가는 한때 이런 내면을 하나의 화폭에 모두 담으려고 했었고, 시간이 지난 후 다양한 내면 중 자연과 교감하는 일부에 집중해 마포 시리즈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
 
<박장년의 Assimilate with Nature and Art>는 관조적이고 전체적으로 관람하면 편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그림 하나하나에 시간을 두고 집중할 경우 숨겨졌던 거대한 에너지가 느껴져 내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순간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는 전시이다. 박장년 화백의 ‘자연과 예술의 동화(同化)’에서 ‘자연’은 평온하고 안정적인 자연일 수도 있지만, 단순하게 보이는 것 하나에도 우주의 에너지를 담고 있는 폭발적인 잠재력을 지닌 자연일 수도 있겠다고 느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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