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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오페라] 국립오페라단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낯설게 하기! 호기심을 자극할 것인가, 몰입만 저해할 것인가?

발행일 : 2019-07-10 16:12:51

국립오페라단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이 7월 11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국내 초연되는 쿠르드 바일의 오페라로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안성수 총연출/안무, 다비드 레일랑 지휘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그란데오페라합창단이 함께 한다.
 
뮤지컬,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정서가 느껴지는 오페라인데, 콘서트 오페라 혹은 오페라 전막 리딩 공연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오페라에 사용된 ‘낯설게 하기(소격 효과)’는 호기심을 자극할 것인가, 아니면 몰입만 저해할 것인가에 대해 일반 관객의 반응이 궁금하다.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뮤지컬,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정서가 느껴지는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은 노래, 특히 합창의 경우 뮤지컬 같은 느낌도 드는 오페라이다. 합창은 웅장하기보다는 부드럽고 감미롭게 들릴 때가 많고, 내레이션은 연극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다수의 무용수가 등장하는데, 극의 흐름 속 무용이 아닌 별도의 현대무용 공연에 라이브 연주가 함께 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춤에서 추상적 느낌을 받는 관객도 있을 것인데, 춤이 스토리텔링을 표현하기보다는 순간의 감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거나, 혹은 전혀 상관없는 안무를 의도적으로 넣었다고 느낄 수도 있다.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의 의상은 화려하지만, 무대장치는 심플하다. 정적이고 단순한 무대에서 합창단을 비롯해 성악가들의 연기 비중은 적다. 그나마 무용이 역동성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콘서트 오페라 혹은 오페라 전막 리딩 공연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기존의 일반적인 오페라를 기대하고 관람한 관객은 신선하게 느낄 수도 있고, 오페라 같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다. 국내 초연 공연이기 때문에, 원래 이런 스타일의 공연인지, 이번 프로덕션이 이런 선택을 한 것인지 관객은 궁금할 수 있다.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낯설게 하기! 호기심을 자극할 것인가, 몰입만 저해할 것인가?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은 20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오페라인데, 오페라가 아닌 그냥 음악극으로 볼 수도 있다. 스토리텔링보다는 성악가와 무용단의 추상적인 움직임이 ‘낯설게 하기(소격 효과)’를 구현한다고 볼 수 있다.
 
낯설게 하기는 관객과 등장인물 사이에 심리적인 거리를 두기 위한 표현법인데, 낯설게 만들어 흥미나 긴장감이라는 반응을 유발한다. 그런데 소설이나 연극이 아닌 오페라로 표현된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에서의 낯설게 하기가 호기심을 자극할 것인지, 몰입만 저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객의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제니 스미스(소프라노 바네사 고이코엑사, 장유리 분), 지미 마호니(테너 미하엘 쾨니히, 국윤종 분) 등의 등장인물이 오페라 속 인물로 느껴지기도 하고 그냥 아리아를 부르는 성악가 자체로 느껴지기도 하는 이유는, 음악극 같은 스타일의 작품 형식과 낯설게 하기가 결합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 감정이 아닌 사건을 설명한 내레이션! 내레이션이 아닌 짧은 영상으로 대체됐다면?
 
우리나라 관객들은 내레이션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대체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관객들은 감정을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내레이션에는 감동하지만, 사건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을 싫어하는 경향이 많다. 보여주면 되는 것을 왜 들려주냐고 느끼는 것인데, 스포일러를 듣는 것 같이 느끼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에 사용되는 내레이션은 주로 사건을 설명한다. 내가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의 내레이션이 아닌, 사건을 설명하는 내레이션, 특히 사건의 점핑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내레이션이다.
 
감정을 표현한 내레이션이 아닌 사건을 설명하고 알려주는 내레이션이라면, 내레이션보다는 짧은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에 대한 일반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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