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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젊은이들의 꿈을 담은 차, 현대차 베뉴

발행일 : 2019-07-12 01:43:05
[시승기] 젊은이들의 꿈을 담은 차, 현대차 베뉴

“자동차는 저만의 아지트예요. 차안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하죠.”(현대차 디자인센터 전지은)

“개발 기간 동안 본의 아니게 ‘혼라이프’를 즐겼어요. 베뉴는 여성들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차입니다.”(현대차 상품담당 정우영)

현대차의 막내 SUV ‘베뉴’가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 때 SUV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현대차는 베뉴의 가세로 촘촘한 상품 구성을 갖추게 됐다.

[시승기] 젊은이들의 꿈을 담은 차, 현대차 베뉴

베뉴의 차체 크기는 길이 4040㎜, 너비 1770㎜, 높이 1585㎜다. 실내공간의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의 경우 2570㎜인 소형차 엑센트보다 50㎜가 짧다. 소형차급에서 50㎜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인데, 걱정하던 것보다는 뒷좌석이 좁지 않다. 실내 높이가 소형차보다 높기 때문에 180㎝ 후반의 키를 가진 이도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는다.

다른 차의 휠베이스 크기를 비교해보면, 기아차 스토닉은 2580㎜이고 현대차 코나와 쌍용 티볼리는 2600㎜, 르노삼성 QM3는 2605㎜다. 국내에서 베뉴와 동급 차종은 사실상 없는 셈이지만, 그나마 기아 스토닉과 크기가 비슷하다.

17인치 타이어 기준의 트레드(좌우 바퀴 축간 거리)는 베뉴가 앞 1535㎜, 뒤 1546㎜로 스토닉의 앞 1531㎜, 뒤 1539㎜보다 넓다. 그래서인지 뒤에서 달리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안정된 느낌이다.

[시승기] 젊은이들의 꿈을 담은 차, 현대차 베뉴

넓은 트레드 덕에 트렁크 용량도 겉보기보다 넉넉하다. 기본 용량은 355ℓ이고,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꽤 큰 화물도 실을 수 있다.

엔진은 123마력짜리 1.6ℓ 가솔린 한 가지만 얹었다. 기아 스토닉이 1.0ℓ 가솔린 직분사 터보와 1.4 가솔린 MPI, 1.6 디젤 터보 등 세 가지 엔진을 얹은 것과 완전히 다른 구성이다. 엔진 한 가지로 시장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연간 판매목표는 1만5000대. 그러나 기존 소형 SUV들보다 크기가 작은 베뉴의 정확한 수요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단순하고 기본적인 엔진이지만, 베뉴는 펄펄 날아다닌다. 공차중량이 1155㎏(15인치)~1215㎏(17인치)에 불과할 정도로 가벼워 성인 남자 두 명을 태우고도 힘겨워하지 않는다. 현대기아차가 자랑하는 스마트스트림 IVT 무단변속기는 D 드라이브 상태에서 4000~4500rpm까지 올리면 힘차게 내달리고, 수동 모드로 바꾸면 한결 날렵해진다.

[시승기] 젊은이들의 꿈을 담은 차, 현대차 베뉴

일상적인 주행에서 소음은 크지 않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음이 커지는 편이지만, 이 정도 차급에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다.

베뉴는 통합 주행모드와 2WD 험로주행모드까지 갖췄다. 스포츠와 에코, 노멀을 고를 수 있는 통합 주행모드는 기본형 바로 위급인 모던(1799만원)부터 장착되며, 기본형인 스마트(1473만원)에 147만원을 추가하면 무단변속기와 함께 장착된다. 무단변속기를 골랐을 때 29만원을 더하면 2WD 험로주행모드까지 달 수 있다.

통합 주행모드는 각 모드별로 차이가 확실히 느껴지는데, 엔진과 변속기에만 관여하고 서스펜션의 강도는 관여하지 않는다. 2WD 험로주행모드는 재밌는 장치인데, 고속도로 위주로 이뤄진 시승회에서는 테스트할 기회가 없었다. 이 부분은 추후 시승차를 다시 받아 테스트해볼 생각이다.

[시승기] 젊은이들의 꿈을 담은 차, 현대차 베뉴

베뉴의 인증 연비는 17인치 기준으로 도심 12.4㎞/ℓ, 고속도로 14.7㎞/ℓ, 복합 13.3㎞/ℓ다. 15인치 수동(복합 13.6㎞/ℓ)보다 15인치 무단변속기(복합 13.7㎞/ℓ)의 연비가 더 높은 게 특이하다. 17인치가 장착된 시승차는 이날 10.5㎞/ℓ의 연비를 보였다. 고속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린 결과인데, 시속 70㎞ 정도로 정속주행한다면 고속도로 인증 연비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뉴의 가격은 스마트 1473만원, 모던 1799만원, 플럭스 2111만원이고, 플럭스에 모든 옵션을 더하면 2238만원이다.

사양 구성에서 재미있는 건 전방 충돌방지 보조를 비롯해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주의경고, 하이빔 보조로 짜여진 지능형 주행안전기술이 전 트림에 기본 장착된다는 점이다. 이 장비는 위급 모델인 코나에서 98만원~108만원(하이빔 보조 포함 시)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옵션이다. 베뉴의 주 타깃고객인 여성들 또는 초보운전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승기] 젊은이들의 꿈을 담은 차, 현대차 베뉴

차로 이탈방지 보조는 베테랑 운전자들에게도 특히 유용하다. 운전하다가 본의 아니게 한눈 파는 경우에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주는 능력이 뛰어나고, 반대편 차선으로 튕기지 않도록 적당히 움직여주는 게 인상적이다.

짧은 시승시간이었지만 이 정도면 상품성은 꽤 잘 갖춘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단순히 차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혼라이프(혼+라이프, 혼자 즐기는 생활이라는 뜻)’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하는 데 공을 들였다. 14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여는 전시회에 랜덤플레이 댄스 대회를, 15일에 발간할 혼라이프 탐구 매거진 등이 그런 사례다. 현대차의 이러한 노력이 소형 SUV 예비 구매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엔진/미션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생소한 장르의 차다. 유럽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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