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토스가 소형 SUV 시장 다 휩쓸 거 같은데요.”
“이 차 두고 스포티지 살 이유가 없을 거 같아요.”
기아차가 내놓은 셀토스 시승회에서 들은 얘기다. 상당수 기자들은 가성비와 완성도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셀토스는 어떤 매력 때문에 이런 평가를 받은 것일까?
기아차는 2018년 인도 델리모터쇼와 부산모터쇼에서 ‘SP 콘셉트’라는 콘셉트카를 선보인 바 있다. 이후 디자인을 살짝 바꾼 ‘SP 시그니처’가 2019년 서울모터쇼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양산 모델로 등장한 셀토스의 디자인은 앞서 선보인 콘셉트카와 거의 같다. 그러니까 최종 디자인은 사실상 2018년에 이미 완성된 것이다.
입체적인 형상의 풀 LED 타입 헤드램프는 컨셉트카 분위기가 물씬하다. LED 방향지시등은 헤드램프 바로 아래에 별도로 장착된다. 상당히 멋진 모습이지만, 중간급인 프레스티지(2238만원) 트림에 108만원을 추가해야 이 스타일을 소유할 수 있다. 이 옵션을 고르지 않으면 LED 헤드램프 자리에 방향지시등이 달리고, LED 방향지시등 자리에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장착된다.
셀토스의 차체 크기는 길이 4375㎜, 너비 1800㎜, 높이 1620㎜다. 상급 모델인 스포티지와 비교하면 길이는 110㎜ 짧고 너비는 55㎜ 좁고 높이는 25㎜ 낮다. 경쟁차인 쌍용 티볼리보다는 셀토스가 150㎜ 길고, 코란도에 비해서는 75㎜ 짧다. 또한 쉐보레 트랙스보다는 120㎜ 길다. 종합해보면 셀토스는 기존 소형 SUV와 준중형 SUV의 중간 사이즈 정도인, 국내 소형 SUV 중에 사이즈가 가장 큰 차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고급스럽고 잘 정돈됐다. 스포티지 아래급 모델이지만 의도적으로 격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센터페시아와 센터 콘솔이 연결되는 부분은 스포티지처럼 한쪽만 이어진 스타일.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8인치를 채택한 스포티지의 것보다 훨씬 크고 시원하다. 뒷좌석 레그룸은 동급에서 가장 넓은 수준. 다만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 적용한 플라스틱은 딱딱하고 거칠다. 이 부분만 보완하면 실내에서는 흠잡을 게 거의 없다.
셀토스에서 돋보이는 것 중 하나는 넉넉한 적재공간이다. 기본 용량이 498ℓ에 이르기 때문에 동급에서 가장 활용도가 좋다. 이전까지 동급에서 가장 컸던 쌍용 티볼리의 트렁크 용량은 427ℓ다.
파워트레인은 1.6 가솔린 직분사 터보 또는 1.6 디젤 터보 엔진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조합된다. 현대 코나와 같은 파워트레인 구성이다. 스포티지는 1.6, 2.0 디젤과 2.0 가솔린 엔진을 얹어 차이가 뚜렷하다.
시승 모델은 1.6 가솔린 터보가 준비됐다. 셀토스의 마케팅이 가솔린 모델에 포커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77마력 1.6 가솔린 터보와 7단 DCT의 조합은 현대 코나와 투싼에 이미 적용된 조합인데, 셀토스에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 1500~4500rpm 사이에서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저속부터 상당히 강렬한 느낌. 원하는 시점에 기어가 착착 넘어가는 DCT의 변속감도 상당히 뛰어나다. 가속력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패들 시프트가 없는 게 아쉽게 느껴진다.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로 이뤄진 서스펜션 세팅도 완벽에 가깝다. 뒤쪽에 토션빔 타입을 쓴 2WD 모델의 승차감은 어떨지 궁금하다.
셀토스에는 금호타이어가 단독으로 공급하는 TA31과 TA91 타이어가 장착된다. 18인치에 장착된 솔루스 TA91 마제스티9은 기존 제품 대비 승차감과 정숙성을 강화시킨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차감 및 제동성능 극대화를 위한 첨단 신소재(컴파운드)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내구성능 강화 및 최적 접지압 설계가 적용돼 마모성능과 눈길제동력을 기존 제품 대비 20% 이상 개선해 안전내구성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게 금호타이어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시승회에서 18인치 마제스티9을 신은 셀토스는 급격한 방향전환 테스트에서도 끈끈한 접지력을 뽐냈다.
셀토스의 인증 연비는 1.6 가솔린이 10.9~12.7㎞/ℓ, 1.6 디젤이 14.8~17.6㎞/ℓ다. 고속 주행 위주로 이뤄진 이번 시승에서 1.6 가솔린 4WD(18인치 휠) 모델은 9.1㎞/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셀토스는 1929만원부터 시작해 2636만원까지 3가지 트림으로 구성된다. 풀 옵션을 장착한 가솔린 모델은 3092만원, 디젤 모델은 3284만원이다. 기본형은 비록 16인치 스틸 휠을 장착하고 있지만, 다양한 안전운전 보조장치를 기본으로 갖춘 게 강점이다. 1.6 가솔린 터보 풀 옵션 기준으로 현대 코나는 2936만원, 투싼은 3457만원이고, 쌍용 티볼리 1.5 가솔린 터보 풀 옵션은 2832만원이다.
셀토스는 티볼리, 코나보다 가격이 살짝 비싸지만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 지금까지 소형 SUV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약하던 기아차는 셀토스의 가세로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엔진/미션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치밀한 기획력이 만들어낸 상품. 소형 SUV 유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담았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