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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국립현대무용단 ‘쌍쌍’ 마르코스 모라우 안무, 세계 초연 신작! 이미지 연출인가, 상징적인 안무인가?

발행일 : 2019-07-22 09:36:15

국립현대무용단이 스페인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를 초청해 제작한 신작 <쌍쌍(Ssang-Ssang)>이 7월 19일부터 21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세계 초연으로 공연됐다. <쌍쌍> 공연에는 마르코스 모라우가 창단한 ‘라 베로날’ 무용단만의 표현 양식이 집약된 레퍼토리 작품 <코바(Kova)>가 함께 공연 됐다.
 
<코바>를 보면 육체마술 같은 움직임 속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세계 초연 신작 <쌍쌍>의 움직임과 순간 멈춤은 이미지 연출인지 상징적인 안무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쌍쌍’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쌍쌍’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 육체마술 같은 움직임 속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되는 <코바>
 
<코바>는 길지 않은 작품인데, 부드러우면서도 절도 있는 안무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묘기처럼 보이기도 하는, 관절의 아이솔레이션이 눈에 띄었는데, 타악기의 정서처럼 관절을 분리해 사용하는 느낌을 줬다.
 
타악 선율은 마치 탭댄스를 추는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하기도 했는데, 빠르고 역동적이지만 다운바운스의 춤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다운바운스로 짙게 깔리면서도 운동감을 살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됐다.

‘코바’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코바’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마르코스 모라우와 공동 안무가이면서 작품에 무용수로 참여한 로레나 노갈과 마리나 로드리게스의 호흡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는데, 움직임을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 같은 분리와 연결을 라이브로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은 놀랍게 느껴진다.
 
◇ 세계 초연 신작 <쌍쌍>! 이미지 연출인가, 상징적인 안무인가?
 
<쌍쌍>은 로봇 같은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이미지 연출을 위해 브레이크를 적확하게 사용했다고 볼 수도 있고, 상징적인 안무의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 마치 갈무리를 한 것 같은 정서를 전달했다고 볼 수도 있다.

‘쌍쌍’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쌍쌍’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오케스트라 피트가 올라가면서 나타났다가 다시 내려가면서 사라진 무용수가 관객의 시선과 호기심을 사로잡는 시간에, 다른 무용수들은 무대 위 원형 공간에서 움직임을 시작한다.
 
원형 회전 무대에서 무용수들은 공연 초반에는 주로 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모두 같은 군무를 추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디테일이 다르다. 무용수 13인 또한 <쌍쌍>의 안무가로 표기한 이유는 무용수 각자의 감성과 감정을 안무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마르코스 모라우가 존중했기 때문일 수 있다.

‘쌍쌍’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쌍쌍’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쌍쌍>의 안무가는 마르코스 모라우, 로레나 노갈, 마리나 로드리게스와 함께 권은기, 김서윤, 김이슬, 노예슬, 손은교, 송윤주, 이승주, 이시현, 임종경, 장서이, 장소린, 정규연, 황경미 등 13인의 무용수도 이름이 올라 있다.
 
<쌍쌍>을 보며 난해하다고 여기는 관객도 있을 것인데, 부채를 이용한 동작부터는 구체적인 느낌을 전달받았을 수도 있다. 부채를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동작은 흰색 의상과 흰색 부채의 조합으로 이뤄지는데, 개별 부채춤, 단체 부채춤이 같으면서도 다른 디테일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쌍쌍’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쌍쌍’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쌍쌍>은 공연 전반부에는 공간을 한정적으로 사용했지만, 독무로 변하며 오히려 공간을 확대했다. 무용수들이 원형을 그리며 만든 형상은, 정말 멋진 성이나 성당의 최상층을 표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흰색 의상과 조명을 통해 움직임의 순간을 빛의 매스게임처럼 표현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쌍쌍>은 주로 어두운 조명에서 펼쳐진다. 갓을 통해 남성성 표현했다면, 부채를 통해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표현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의상은 여성적이라고 볼 수도 있고, 중성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동서양의 정서를 넘나들고, 남녀의 정서를 넘나드는 안무와 무대 연출이 이뤄졌는데, 마르코스 모라우와 국립현대무용단이 서로를 존중하며 컬래버레이션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쌍쌍’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쌍쌍’ 공연사진. 사진=Aiden Hwang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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