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제8회는 국가정보원 대테러 팀 분석관 한나경(강한나 분)의 약혼자이자 국가정보원 방첩 2과 요원 김준오(이하율 분)가 살아있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김준오가 살아있다면, 아직은 본인이 살아있다는 것을 밝힐 수 없는 상황에서 한나경의 그림자가 돼 한나경을 지키면서 한나경이 사건의 핵심에 다가가도록 돕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명해준(이도국)의 살해범이자 한나경에게 가해를 한 테러범 태익(최영우 분)의 정체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조직에서 단순히 최고의 행동파 플레이어일지 아니면 선택에도 직접 참여하는 인물인지에 따라, 태익이 명해준처럼 이미지적 역할만 할 것인지 아니면 디테일한 정서와 반전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인지 달라질 수 있다.
◇ 강한나의 약혼자 이하율! 살아있을 가능성? 강한나의 그림자?
<60일, 지정생존자>에서 한나경은 약혼자 김준오를 향해 크게 두 가지 ‘미해결과제’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살아있는지 아닌지 마음을 정할 수 없는 불안하고 답답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김준오가 국회의사당 테러를 어떻게 미리 알게 됐고 그 현장에 있었냐는 것이다. 김준오를 끝까지 믿어야 하는지, 아니면 자신이 알고 있던 면과 전혀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미해결과제’ 또한 한나경에게는 마음속 큰 과제이다.
<60일, 지정생존자> 제8회는 김준오가 살아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시간이 있었다. 태익에 의해 죽을 수도 있는 위험에 빠진 한나경을 누군가가 구해줬는데, 한나경을 지켜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돕는 그림자의 역할이 김준오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한나경이 집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국회의사당 테러의 핵심에 119호가 키워드라는 제보를 공중전화를 통해 한 인물 또한 김준오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주변에 있을 때 한나경이 전화를 받으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있는 것이 확실해졌을 때 한나경에게 정보를 전달했을 수 있다.
정보전달보다 한나경의 안전을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나온 배려라고 볼 수 있는데, 진정으로 한나경을 아끼는 사람의 선택일 수 있다. <60일, 지정생존자> 제8회에서 태익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빠졌던 한나경을 한나경과 같은 팀 사이버 요원 서지원(전성우 분)의 집에 데려다준 것은, 지금 이 상황에서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정말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김준오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러면서도 한나경을 지키기 위해, 한나경 앞에 아직 나타나지 않으면서 한나경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것일 수 있다. 김준오는 결정적인 순간 본인의 생존과 존재를 드러낼 것이라고 예상된다.
김준오가 한나경을 직접 보호하지 않고 후배 서지원에게 데려다준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본인을 드러낼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본인의 안전뿐만 아니라 한나경의 안전을 위해 한나경이 김준오의 생사를 모르는 게 낫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둘째 서지원과 한나경의 관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믿을 수 있고, 같은 편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서지원이 한나경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직접적 혹은 직관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호감을 가지고 있기에 어떤 상황이든 한나경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저변에 깔려있기에 위급한 상황에서 이런 선택이 가능했을 수 있다.
<60일, 지정생존자> 제8회에서 한나경의 상관이자 대테러 팀 팀장 정한모(김주헌 분)는 자수했는데, 그의 선택은 진실이 묻히는 것을 막기 위한 위장술일 수 있다. 단독적인 선택이었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김준오와 극적으로 연락을 취한 후 이런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 최영우의 정체는? 숨겨진 조직에서 행동요원일 뿐인가? 아니면 선택에도 참여하는 핵심인물인가?
<60일, 지정생존자> 제8회 이전에 가장 궁금증을 유발한 인물이 명해준과 오영석(이준혁 분)이었다면, 제8회에서는 명해준을 죽인 태익이 급부상했다. 태익이 속한 조직은, 명해준과 오영석뿐만 아니라 국정원 차장 지윤배(김진근 분), 테일러숍의 김실장(전박찬 분)도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려줬는데, VIP는 누구인지에 대한 호기심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한 명의 인물에 대해 신비주의 전략을 사용하다가 그 정체를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인물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도록 신비주의 전략의 대상을 계속 바꾼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태익은 아직까지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조직에서 단순히 가장 강력한 행동파 플레이어일 수도 있고, 선택에도 참여하는 핵심인물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태익이 명해준처럼 이미지적 역할만 할 것인지 아니면 디테일한 정서와 반전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인지 달라질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