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부터 22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Altimeets 무용단 창단공연 <1st Altimeets>이 공연됐다. 기무간 안무의 ‘In search of Paradise : 낙원을 찾아서’(이하 ‘낙원을 찾아서’)는 ‘낙타’(안덕기 안무), ‘고독’(라명숙 안무)과 함께 공연됐다. 알티밋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한국무용 동문들이 모여 만든 무용단이다.
2003년 제작된 애니메이션 ‘Wolf’s rain’을 모티브로 만든 ‘낙원을 찾아서’는 무용수 백진주, 정은희, 이한빛, 김승현, 김원영, 김유진, 김지은, 김동현, 박철우, 추세령, 기무간이 출연했다.
◇ 어둠 속에서 시작한 소리 없는 움직임
‘낙원을 찾아서’는 어둠 속에서 소리 없는 움직임을 통해 시작했다. 무용수들은 음악 없이 동물의 소리를 내며 안무를 펼치기도 하고, 음악과 함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낙원을 찾아서’는 동작의 점층이 소리의 점층으로 인해 더욱 부각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테일하게 동작의 강도와 크기가 커지지만 비교적 어두운 조명 밑에서 이뤄지는 움직임은 관객들에게 미세한 면까지 다 전달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낙원을 찾아서’는 무용수들이 입으로 내는 소리를 통해 감정과 동작의 크기 또한 커지고 있다는 것을 더 분명하게 전달했다.
◇ 동물의 모습 같기도 하고, 원시적인 상황에서 인간의 집단적인 움직임 같기도 하다
‘낙원을 찾아서’에서 늑대로 대표되는 동물을 묘사하는 동작들은 무척 흥미롭다. 동물의 모습 같기도 하고, 원시적인 상황에서 인간의 집단적인 움직임 같기도 하다. 군무와 개별 안무가 같이 있는데, 이 또한 늑대들의 모습 같기도 하고 사람들의 모습 같기도 하다.
무용수들이 입으로 함께 만드는 소리는 울부짖는 동물적 절규로 들리기도 하고, 목소리로 만드는 타악 리듬같이 들리기도 한다. 무용수들은 다른 군무를 소화하면서 무용수들과 동작의 합을 맞추는 동시에 소리의 합까지 맞춰야 하는데, 두 가지가 같이 펼쳐질 때의 에너지는 관객석으로 강하게 전달된다.
◇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고, 누군가에 의해 움직여진다고 보일 때도 있다
‘낙원을 찾아서’의 안무 동작을 보면, 무용수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동작처럼 보일 때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 의해 움직여진다고 보이는 듯한 동작도 있다. 의지에 의한 움직임과 본능에 의한 움직임의 교차라고 볼 수도 있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몰입해 감정이입할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을 잘 느끼는 관객은, 감정이입한 자신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고 느껴질 때와 수동적으로 움직여진다고 느껴질 때가 모두 있을 것이다.
‘낙원을 찾아서’의 특징은 명확하게 주제를 제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비슷하거나 혹은 대비되는 두 가지 이상의 정서를 동시에 표현한다는 것이다. 관객은 각자의 성향과 관람 당일의 마음에 따라 움직임에 집중할 수도 있고,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에 집중할 수도 있는데, 감정에 집중할 경우도 서로 다르게 느낄 가능성도 많다.
작품의 제목과 연결해 해석하면, 내 마음과 영혼 안에 낙원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가 제공해주는 낙원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낙원은 어디에도 없을 수도 있고 어디에나 있을 수도 있는데, 낙원에서 동물적이고 원초적인 정서를 찾을 수도 있고 인간 근원의 욕구를 찾을 수도 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알티밋이 아티스트들에게 예술과 영혼의 낙원이 될 것인지 기대가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