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렉스턴 스포츠가 독주하던 국내 픽업 트럭시장에 쉐보레 콜로라도가 등장하면서 전례 없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수입차 시장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의 픽업 트럭 도입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신형 GLE 발표회장에서 만난 메르세데스-벤츠의 마크 레인(Mark Raine) 제품&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X클래스 도입 여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재 벤츠 코리아는 50여 가지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갖춰져 있어서 새로운 제품을 추가로 들여올 상황이 안 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X클래스의 제품 완성도 자체에 대한 문제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다년간 경력을 쌓은 A 전문가는 “X클래스는 벤츠가 자체 개발한 것이 아니라 닛산 나바라, 르노 알라스칸에 벤츠 로고를 박은 쌍둥이 모델”이라면서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움이나 독창적인 메커니즘 없는 데다 가격이 비싸 인기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닛산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되는 X클래스의 독일 기본 가격은 4만8790유로(한화 약 6486만원)인데, 쌍둥이 모델인 르노 알라스칸은 4950만원이다. 겉만 다른 차치고는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 이러한 가격 논란 때문인지 벤츠는 아직도 미국에서 X클래스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픽업트럭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X클래스로서 치명타다. 심지어 유럽에서는 단종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마크 레인 부사장은 “한국에 부임한 지 아직 2개월 밖에 안 되어서 시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X클래스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4만461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1.6% 포인트가 감소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