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섭 감독의 <고양이 집사>은 서울독립영화제2019 (제45회) 특별초청 부문의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 장편 영화이다. 고양이 집사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는데, 고양이의 이야기를 언어적으로 직접 듣고 소통할 수 있었다면 영화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상상하게 된다.
고양이 집사가 된다는 것의 의미, 누군가의 보호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관객이 느끼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각자의 방식대로 ‘공존’을 실천 중인 고양이 집사들의 모습을 보면, 인간 세상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느껴진다.
◇ 고양이 집사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다! 고양이의 이야기를 언어적으로 직접 듣고 소통할 수 있었다면?
<고양이 집사>는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을 고양이 집사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고양이 레니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펼쳐지는 내레이션으로 인해, 영화 초반에 읽어주는 동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감독은 자신이 고양이 집사가 되면서, 다른 고양이 집사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져 카메라에 담기로 한다. 각자의 방식대로 어떻게 ‘공존’하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은, 단지 고양이와 사람 집사 사이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나(고양이 집사)와 고양이, 단둘이 만드는 세상에는 따뜻한 보살핌과 사랑도 있지만, 버림받았던 기억과 상처, 또다시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긴장감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감독은 고양이에게 직접 물어본 이야기를 영화에 담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언어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고양이 집사를 통해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는 것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
<고양이 집사>는 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교감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만약 사람과 고양이가 언어적으로 직접 듣고 소통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다큐멘터리 속에서 고양이가 인터뷰하는 분량이 무척 늘어났을 수도 있다고 상상하게 된다.
◇ 고양이 집사가 된다는 것의 의미! 누군가의 보호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
<고양이 집사>는 고양이 집사가 된다는 것의 의미, 누군가의 보호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알려준다. 책임과 의무도 있지만, 기쁨과 보람, 사명감이 주는 뿌듯함에 보는 사람도 더욱 훈훈해질 수 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듯이, <고양이 집사>를 보면서 고양이의 모습에 하트 뿅뿅 눈빛을 보내는 관객도 있을 것이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고양이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고양이 집사>는 누군가의 보호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고양이가 많이 살고 있는 곳이 아닌, 고양이가 편하게 살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고양이 집사의 말에는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가 내포돼 있다. 또 다른 고양이 집사는 고양이를 통해 나를 본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보호자가 된다는 것은 누군가와 같은 마음으로 공감하고 감정이입하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고양이 집사>는 보여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