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베이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6 언더그라운드>는 영화 시작부터 박진감 넘치는 카 체이싱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 시대의 관객들이 감각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카메라에 담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라이언 레이놀즈, 데이브 프랭코,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조나,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코리 호킨스, 벤 하디 등이 맡은 캐릭터를 소개하는 방법 또한 인상적이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을 통해 각자가 잃고 싶지 않은 것을 부각하는데, 관객은 교훈을 얻을 수도 있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다.
◇ 영화 시작부터 박진감 넘치는 카 체이싱! 이 시대의 관객들이 감각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카메라에 담다
<6 언더그라운드>는 시작부터 박진감 넘치는 카 체이싱이 쉴 틈을 주지 않고 빠르게 진행된다. 초반에 길게 나오는 카 체이싱을 보면, <6 언더그라운드>는 스토리텔링이 최우선인 영화라기보다는, 음악과 영상이 함께 하는 무척 긴 길이의 뮤직비디오 혹은 액션 장면만 모아서 편집한 유튜브 영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 초반 영상은 현대적 감각으로 빠르고 신선하게 만들어졌는데, 이 시대의 관객들이 감각적으로 원하는 것을 정말 잘 알고 만든 작품이라고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영상이 정신없이 펼쳐진다고 느끼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영화는 시작한 지 한참 지나서까지도 왜 이렇게 과격한 카 체이싱 장면이 벌어지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관객 중에는 호기심을 증폭해하며 관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냥 액션 자체를 감정이입해 즐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6 언더그라운드>의 카메라 또한 관조적이지도 않고, 안정적인 시야를 선택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자신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강아지의 생명에 초점을 맞추는 휴머니즘의 시야를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는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6 언더그라운드>에서 영화 초반 함축적 영상의 상징성은 시선을 집중하게 만드는데, 이미지적 현상을 독특한 정서 안에 담는다. 영화 초반은 완벽한 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벽한 산문도 아닌, 운율이 무척 강조된 산문시 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미지적으로, 감각적으로, 속도감의 측면에서 볼 때 무척 재미있고 흥미로운 영화이지만 도대체 어떻게 이이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파악이 힘들었던 <6 언더그라운드>를 몰입해 보면 어느새 흐름만 따라가도 스토리텔링이 전부 이해되는 영화가 돼 있다는 점은 무척 놀랍게 다가온다.
◇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6 언더그라운드>의 독특한 방법! 각각의 캐릭터를 드러낼 때의 참신함!
<6 언더그라운드>에서 주요 등장인물 6명을 소개하는 방법 또한 인상적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방법이 아닌, 질주하는 차 안에서 단편적이면서도 대표적인 이미지를 통해 각자를 알려준다. 등장인물을 소개할 때도 신선한 연출을 한 것이다.
서로의 이름도 모르는, 익명성을 가진 최고의 프로들에게 긴장감을 부여하는 방법도 주목된다. 처음의 6명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데, 누구든 안전하지 못할 수 있다며 함부로 예상하지는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6이 그냥 6이 아니라, 7-1=6으로 설정해, 뻔하게 예상되는 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6 언더그라운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과거의 모든 기록을 지운 여섯 명의 정예 요원, 스스로 ‘고스트’가 된 그들이 펼치는 지상 최대의 작전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인데, 6명이 ‘고정’이 아닌 ‘유동’일 수 있게 설정해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을 통해, 각자가 잃고 싶지 않은 것을 부각한다!
<6 언더그라운드>는 “우린 기억되지 않겠지만,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기억될 거야.”라는 대사와 함께 영화는 “잃을 게 없어진 순간, 가질 게 생겼다.”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을 통해, 영화는 각자가 잃고 싶지 않은 것을 부각한다. 관객에게 교훈을 주는 대목이기도 하고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넷플릭스에서 관람할 관객 중에는, 대형 스크린의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을 관객이 분명히 생길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