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극본, 김성훈 연출,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 제1회는 다시 살 수 있다는 판타지와 죽은 자가 다시 살아 돌아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감을 동시에 전달했다.
절제되고 뛰어난 영상미, 장면 하나하나가 광고 영상 같은 압축미는 <킹덤 시즌2>가 영화 같은 연출 정도가 아니라 영상미 자체의 예술로 느끼게 만든다. 한편, 크레딧을 보면 <킹덤 시즌2> 제1회 연출은 김성훈 감독이고, 제2회부터 제6회까지의 연출은 박인제 감독이다.
◇ 다시 살 수 있다는 판타지 + 죽은 자가 다시 살아 돌아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감
<킹덤 시즌2> 제1회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를 동시에 투척한다. 다시 살 수 있다는 판타지와 원하는 삶의 모습으로 사는 게 전혀 아니라는 두려움과 절망감에, 시청자가 이전에 가졌던 확고했던 바람은 흔들릴 수 있다.
죽은 이를 되살리는 풀이 있다는 것은 귀를 번쩍 뜨게 하는 말이지만, 원래의 사람이나 괜찮은 사람으로 되살아나는 게 아니라 산 사람의 살과 피를 탐하는 괴물로 다시 탄생한다는 것은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킹덤 시즌2> 제1회는 이타심, 희생정신과 이기심을 양립해 보여준다. 세자 이창(주지훈 분)이 맨 앞에서 맞서 싸우며 절대 먼저 도망가지 않는 이타심과 희생정신을 보여주는데 반해, 조학주(류승룡 분)와 계비조씨(김혜준 분)는 전형적인 이기심을 보여준다. 차이가 있다면, 조학주의 이기심에는 일단의 명분이 있지만 계비조씨의 이기심은 콤플렉스와 분노에서 오는 이기심이라는 것이다.
◇ 현재 시기와 연관돼 생각되는 이야기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현재 상황에 대입해 감정이입하는 시청자들도 많을 것이다. 코로나19와 맞물려 있다는 것은 <킹덤 시즌2>에 더욱 공감하게 만들 수도 있고, 너무 현실처럼 느껴져 드라마적 판타지를 저감시킬 수도 있다. 외국 관객이 아닌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더욱 그러할 수 있다.
밤에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낮에 나타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감염자들이 낮에 나타났을 때의 당혹감에 변종 바이러스를 떠올리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16세기 한국(조선)에서 역병을 퇴치하는 방법에 외국 시청자들이 더 리얼하게 감정이입할 수도 있다.
실제 상황이라면 역병으로 괴물로 변한 사람을 죽일 때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다. 괴물을 처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목적의식을 가지게 될지,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고 느껴져 괴로울지 혼란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편하게 보는 시청자가 아닌, 감정이입한 시청자는 머리와 마음이 복잡해질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액션신을 화려하다고 느끼는 시청자도 있고, 잔인하다고 느끼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시련이 지속되면 사람 사이의 마음을 갈라놓는다는 것을 <킹덤 시즌2> 제1회는 보여준다. 믿음과 의심, 불신은 어찌 보면 동전의 양면과 같을 수도 있다. 감정이입한 시청자에게, 주지훈의 진지한 표정은 믿음감을 준다. 새 세상을 열 것이라는 이창의 다짐에 희망의 판타지가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 절제되고 뛰어난 영상미! 장면 하나하나가 광고 영상 같은 압축미!
<킹덤 시즌2> 제1회의 절제되고 뛰어난 영상미, 장면 하나하나가 광고 영상 같은 압축미는 무척 인상적이다. 디테일을 충족하기 위해 얼마나 섬세한 준비를 해 촬영에 임했고, 특히 후반작업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가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좀비가 나올 때 더욱 대비된다고 느낄 수 있다.
외면과 내면을 넘나들며 집중한 스토리텔링과 연출 또한 감동을 주는 포인트이다. 괴물들과의 싸움에서 시각적인 면이 부각된다면,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의 불안함에서 내면이 어떤지 살펴보게 된다.
상황에 집중하는 시간과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이 번갈아 제시되기 때문에, 시청자는 스토리텔링을 더욱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보조출연자들의 열연 또한 이런 입체성을 증폭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