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어윈, 존 어윈 감독의 <아이 캔 온리 이매진(I Can Only Imagine)>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명의 CCM곡의 탄생 비화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종교적인 색채로 인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음악영화, 가족영화의 감동 또한 진하게 다가온다.
영화는 시작부터 ‘희망’, ‘진실된 희망’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데, ‘용서’의 의미와 가치, ‘구원’에 이르는 과정을 한 개인의 성장, 한 가족의 회복, 한 밴드의 탄생을 통해 보여준다.
◇ ‘희망’, ‘진실된 희망’에 대한 화두로 시작해 ‘용서’의 의미와 가치, ‘구원’에 이르는 과정을 공유한다
영화는 시작부터 희망, 진실된 희망을 화두로 던진다. 희망의 의미는 관객이 각자 다르게 정의하고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데, <아이 캔 온리 이매진>에서의 희망은, 한 개인이 꿈을 이루며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 파탄 나서 뿔뿔이 헤어진 가족이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 마땅한 보컬이 없었던 무명 밴드가 자신만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희망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용서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구원에 이르는 과정이 노래를 향해 집중된다는 점은 단순히 대사와 상황으로 펼쳐질 때보다 다채로운 감동을 준다.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구도를 가지고 있지만, 이야기 자체의 힘으로 충분히 감동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밴드 머시미(Mercy Me)의 대표곡을 담은, 실화가 가진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은 결핍을 결핍 그대로 두지 않고, 상처 난 곳을 채우며 만든 삶을 조망한 이야기이다. 영화는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아들의 마음을 담고 있는데, 아버지에 대한 양가감정이 아들의 삶을 계속 붙잡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며 관람하는 관객도 많을 것이다.
바트(J. 마이클 핀리 분)는 실패가 있어도 뭔가 계속하려고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버지 아서(데니스 퀘이드 분)가 좋아하는 미식축구를 하다가 다쳤지만 주저앉아 가만히 있지 않고, 어떤 것이든 계속하려고 했기에 결국에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을 놓치면 안 된다.
바트는 늘 혼자였던 것 같지만, 아직 성공해서 증명하기 전에 정신적으로 지지해 준 사람이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섀넌(매들린 캐롤 분)은 단순히 사랑하는 연인이 아니라 떨어져 있을 때도 믿음을 주었던 사람이고, 브리켈(트레이스 에드킨스 분)은 바트의 가능성을 믿고 응원했다.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은 종교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았기 때문에, 더 광범위한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다. 모티브가 된 동명의 노래가 가진 정서를 영화는 잘 살리고 있는 것이다.
◇ 종교영화, 음악영화, 가족영화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은 종교영화이기 때문에 종교적 색채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음악영화, 가족영화가 주는 감동 또한 중요하게 전달된다. 크레딧에 표기되지는 않지만,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은 음악이 주인공 중의 한 명인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속에는 교회가 아닌 콘서트장에서 CCM으로 대규모 공연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CCM송이 오롯이 종교음악이 아닌 생활 속의 음악인 사람들과 문화에 신기한 관객도 있을 것이고, 실제로 저렇게 즐기면 좋겠다고 바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바트의 입체적인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은 가족영화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도 있다. 바트의 주된 갈등은 종교에 대한 갈등, 음악에 대한 갈등이라기보다는 아버지와의 관계에서의 갈등이기 때문이다. 사전 지식과 선입견 없이 편하게 봤을 때 더 많은 것을 느끼며 감동받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