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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모차르트!’ 부드럽고 나긋나긋하지만 언제든 격발해 질주할 수 있는 박은태

발행일 : 2020-06-24 00:10:00

세종문화회관, 카카오, SBS 주최, EMK뮤지컬컴퍼니 제작, 뮤지컬 〈모차르트!〉 10주년 기념공연이 6월 16일부터 8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부드럽고 나긋나긋하지만 언제든 격발해 질주할 수 있는 박은태는, 실제 모습 또한 그런 면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상상하게 만들 정도로 집중력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모차르트!〉에서 자아분열까지는 아니어도 자아분리된 모차르트를 표현하는 방법은 인상적이다. 거울은 반영을 의미할 수 있는데, 깨진 거울은 깨져서 다친 내면을 표현하면서 깨진 거울의 파편이 다시 모차르트를 다치게 해 아픔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모차르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모차르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부드럽고 나긋나긋하지만 언제든 격발해 질주할 수 있는 박은태
 
〈모차르트!〉는 자유를 갈망하는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김준수, 박강현, 박은태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천재 음악가로서의 운명과 자유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끝없는 내적 갈등을 지속하는 캐릭터이다.
 
부드럽고 나긋나긋하지만 언제든 격발해 질주할 수 있는 박은태는 〈모차르트!〉에서, 어쩌면 연기뿐만 아니라 실제 모습도 그런 면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집중력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모차르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모차르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박은태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모차르트가 천재 난봉꾼이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인이 아니라 내적 갈등에 힘들어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만든다. 박은태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고음의 노래를 부를 때 바이브레이션에서는 강인한 남성미를 발휘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하지만 박은태는 모차르트를 너무 지나치게 감정 표현을 남발하는 인물로 보이지는 않게 하기 위해, 절제하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 보인다. 모차르트를 다룬 많은 작품들에서 너무 광기 어린 인물로 모차르트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은태는 오히려 중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모차르트를 더 인간적으로 느끼게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모차르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모차르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자아분열까지는 아니어도 자아분리된 모차르트를 표현하는 방법
 
〈모차르트!〉에서 성인이 된 볼프강 모차르트는 다른 등장인물이 없을 때 어린 시절의 모습인 아마데 모차르트(이시목, 김승후, 이서준 분)와 같이 있는 시간이 있다. 서로 대화는 하지 않지만, 움직임만으로 두 인물은 내면의 대화를 한다.
 
모차르트의 아역이 모차르트와 함께 다니며 서로 갈등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모차르트가 어떤 마음일지 생각하게 만든다.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에 잡혀 있다는 것을, 아버지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표현하는데, 아역의 모습은 모차르트의 또 다른 내면이라고 볼 수 있다.

‘모차르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모차르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모범적일 수도 있지만 어디엔가 얽매어 있는 모습을 아역을 통해 표현한다고 볼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이 별도로 등장하지 않아도, 모차르트 내면의 갈등이 스스로 증폭되고 충돌한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작용한다.
 
〈모차르트!〉에서 깨진 거울은 모차르트의 깨어진 내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거울은 내면의 반영임과 동시에 깨어진 거울 조각에 찔릴 수 있다는 것은 붙어 있을 때 자신을 반영해 주던 역할을 하던 존재 혹은 자기 자신이 깨져서 분리되면 치명적인 상처와 아픔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전달한다.

‘모차르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모차르트!’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모차르트!〉에서 자아분열까지는 아니어도 자아분리된 모차르트를 표현하는 방법은 인상적인데, 광기로 인한 분리가 아닌 결핍에 의한 분리로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짠하게 다가온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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