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토일드라마 <트레인> 제7회는 서도원(윤시윤 분)이 가졌던 죄책감과 한서경(경수진 분)이 가졌던 복수심, 각자 평생 가졌던 마음과 기억이 잘못됐을 때 혹은 조작됐을 때 그리고 그걸 알게 됐을 때의 등장인물의 선택과 내면을 담고 있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연쇄살인 사건에 개입하는 이야기를 다루면서, 등장인물의 내면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면은 자신을 향한 내면일 때도 있고, 자신이 지키고 싶은 사람을 향한 내면일 때도 있다. 평행세계라는 설정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사건의 공존과 동시에 마음의 공존도 담고 있기에, 감정이입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안쓰럽게 만든다.
◇ 살인자의 아들의 피가 흐른다는 죄책감!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똑같이 갚아주겠다는 복수심!
서도원은 살인자의 아들의 피가 흐른다는 죄책감에 평생을 살아왔다. 한서경은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똑같이 갚아주겠다는 복수심을 평생 가지고 있었다. <트레인> 제7회는 나를 잡고 있는 핵심 감정과 정서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등장인물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먼저 떠올리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고, 자신의 핵심 감정과 정서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의 혼란과 갈등에 더욱 공감하며 같이 힘들어하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트레인>에서 죄책감과 복수심 중 어떤 게 더 강하고 주도적일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죄책감과 복수심 중 어떤 것의 크기가 크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 서도원과 한서경 각자에게는 각자가 가지고 있었던 게 당연히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잡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차이와 간극을 찾을 수 있다. 이 차이와 간극은 앞으로의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반전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죄책감을 가진 인물 서도원의 마음은 복잡했고, 복수심을 가진 인물 한서경의 마음은 상대적으로 명확했었다.
그렇지만 알고 있었던 게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은, 마음의 결심을 명확하게 하고 있던 한서경의 캐릭터와 앞으로의 선택에 변화를 줄 수 있다. <트레인> 제7회까지는 서도원의 내면을 표현하는 분량이 더 많았다면, 이제부터는 한서경의 내면을 표현하는 시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A세계에서의 한서경인 서경A는 도원A에 대해 다양한 감정을 가졌지만, B세계에서의 한서경인 서경B는 도원A와 도원B에 대해 명확한 감정과 태도를 취했다는 점 또한 복수심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복수심의 대상이 바뀐 서경B는 이전의 서경A가 가졌던 캐릭터에 더 가까워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또 반전을 예고한 <트레인>! 도원A와 도원B의 만남은 얼마나 속도감을 높일 것인가?
<트레인>은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본방 사수하며 첫 회부터 같이 온 시청자들은 이런 빠른 전개를 반길 것이다. 하지만 중간부터 시청했거나 혹은 중간에 한 회만 건너 띄어도 그간 있었던 반전을 이해하며 따라가기에 힘들다고 느낄 수도 있다.
<트레인> 제7회 마지막과 제8회 예고편에는 이성욱(차엽 분)이 주범이 아니라 종범, 즉 공범이라는 것을 알려줬는데, 그렇다면 진범인 주범이 누구인지 추적하는 것은 질주하는 스토리텔링의 또 다른 동력이 될 수 있다.
<트레인> 제7회까지는 연쇄살인의 이유와 피해자들의 공통점이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건 주범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는데, 주범이 이 감춰진 모든 것의 키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도원A와 도원B는 원래 각자의 세계에 있다가 스쳐 지나가며 서로 상대방의 세계로 이동했었는데, 이제 둘은 만나게 될 것이다. 같은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고, 다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 둘은 서로 대립과 갈등, 그리고 협력을 모두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경B는 두 사람의 갈등과 대립, 협력에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트레인> 제7회에서 사람을 죽이는 세계에서 살지, 사람을 구하는 세계에서 살지 선택은 너의 몫이라고 도원A는, B세계의 김진우(김동영 분)에게 말한다. 앞으로 두 세계의 서도원이 마주하게 될 것인데, 그렇다면 도원A가 진우B에게 했던 말은 도원B에게 하게 될 말의 정서적 암시였을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