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 운영·부실지분 전가 등…투자 가장한 ‘사익 편취’ 의혹

‘국민 배우’ 이순재가 모델이자 주요 주주인 효원상조가 김상봉 회장의 ‘수상한 거래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회사 자산을 편법으로 운용해 요양병원과 건기식 회사 등의 경영권을 사적으로 확보했다는 주장이 나와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효원상조 김상봉 회장이 회사 자금을 유용, 형제 간 수상한 자금거래를 통해 사익을 편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장·단기 대여 및 투자금 명목으로 포장해 의료재단 경영권을 장악하고 김회장 개인회사의 부실 지분을 사들이는 등 김회장 일가의 사익을 위해 효원상조의 자금이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회사 자금을 유용한 업무상배임‧횡령에 해당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미 지난 2018년 효원상조가 구로에 위치한 제중요양병원의 법인인 제중의료복지재단(이하 제중재단)의 경영권을 장악, 사무장 병원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무협의 판결이 나오긴 했으나 이는 서울신문STV를 통해 우회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효원상조가 제중제단 경영권과 직접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무협의 판결을 받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상봉 회장이 서울신문STV와 밀월관계를 맺고 제중재단의 경영권을 우회적으로 장악했다는 의혹은 여전하다”며 “서울신문STV는 김상봉 회장의 형인 김상혁씨가 회장으로 재직 중이고, 김상봉 회장도 한때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재설립 된 제중제단의 초대 이사장에 서울신문STV 전 대표이자 김상혁씨의 선배인 원충희씨와 비상임이사에 김회장의 매제가 선임됐다. 또 최근에는 서울신문STV가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한 모 매체의 대표도 이름을 올렸다. 김회장 일가의 측근들로 이사진이 구성된 것이다.

제중제단의 회생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도 효원상조에서 투입됐다. 효원상조가 장·단기로 160억원을 대여해 준데 견줘, 운영의 주체인 서울신문STV는 자회사 코빈커뮤니케이션즈와 함께 각각 14억원과 22억원을 단기로 빌려줬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2년까지 제중재단의 주요 경영진이었던 김상봉 회장은 제중재단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며 “일각에서는 김상봉 회장이 표면상으로 서울신문STV를 내세워 제중재단을 실제 경영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효원상조 김상봉회장. >

그런가 하면, 효원상조의 자금이 김상봉 회장이 설립한 개인회사의 지분을 사들이고, 형제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 고금리의 이자를 지급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효원상조 자산을 이용해 회장 일가가 사익을 취하고 있다는 건 업무상배임‧횡령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효원상조는 김상봉 회장이 지난 2009년 서울 가산동에 설립한 선리치플러스의 지분 49.99%를 약 1억500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선리치플러스는 설립되고 불과 1년만인 2010년 자본잠식상태에 빠졌고, 2012년 사명을 통큰카드로 변경 후 2016년 파산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효원상조에 전가됐다.

또 효원상조가 지분을 보유했던 한일그린팜(현 유니쎌팜)과의 관계도 의혹을 낳고 있다. 효원상조는 2012년까지 한일그린팜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후 이를 전부 매각하고 주요 경영진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2014년 유니쎌팜의 대표로 김상봉 회장의 동생인 김상완씨가 선임됐다. 김회장의 둘째 형 김상천씨가 대표로 있던 통신판매 회사 지엘아이엔티에서 부장으로 재직하던 김상완씨가 업종 관련성이 적은 건강기능식 회사 유니쎌팜의 대표에 선임된 것이다.

김상완 대표 선임과 함께 자본금 5억원, 영업이익 4억원에 불과했던 유니쎌팜은 효원상조에 5억8000만원의 자금을 빌려주고 6%대 이자를 받아왔다.

3~4%의 금리로 180억원대의 장·단기자금을 대여하고 있는 효원상조가 고금리의 운전자금을 대여한 건 가족회사 지원을 위한 노림수가 아니겠냐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기 또는 제3자의 부당 이득이나 회사에 손실을 가할 목적이 존재하는 경우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며 “법인의 돈으로 김상봉 회장이 세운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고 건기식 회사에 동생을 대표로 앉혀 자금을 지원하는 등은 업무상배임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상원기자 sllep@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