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스타센, 제레미 데그루손 감독의 <빅풋 주니어2: 패밀리가 떴다(Bigfoot Family)>(이하 <빅풋 주니어2>)는 지구를 위험에 빠뜨린 악당에게서 자연과 동물 친구를 지키려는 마음을 담은 패밀리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이다.
선명하고 명쾌한 영상 속에 애니메이션의 감성 또한 놓치지 않는 작품으로, 다양성이 공존을 기본 가치로 깔고 가는 이야기라는 점이 눈에 띈다. 한 명의 히어로가 해결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 함께 해결하기 때문에 공존과 협력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 선명하고 명쾌한 영상 속에 놓치지 않는 애니메이션의 감성
<빅풋 주니어2>는 3D 애니메이션의 신예 명가 앤웨이브픽처스의 높은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선명하고 명쾌한 영상이 보는 즐거움을 배가하는데, 장면 하나하나가 작품인 것처럼 영상미가 높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선명함을 표현하면서도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근경에서의 선명함이 CG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경계를 표현할 때 스푸마토 기법처럼 윤곽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도 하고, 원경에서 선명도를 낮추기도 했다.
3D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의 정서 못지않게 기술력이 무척 중요한데, 픽사, 드림웍스의 작품을 보면서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는 <빅풋 주니어2>의 기술력은 앞으로 앤웨이브픽처스가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기대하게 만든다.
◇ 다양성의 공존을 기본 가치로 깔고 가는 이야기
<빅풋 주니어2>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집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는 대가족 같은 분위기를 선사한다.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의 구성원으로 지내는 이야기에 공감하는 관객도 많을 것이다.
<빅풋 주니어2>는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이전에, 다양성이 당연히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뉘앙스를 공유하게 만들면서 시작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관객을 설득하기 이전에 먼저 공감해 받아들이게 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특이한 사람은 구성원 사이에서 어렵게 버티지만, 특이한 사람이 특별한 사람으로 대접받으면서 오히려 평범했던 가족 구성원은 더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반전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관객은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 한 명의 히어로가 해결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 함께 해결하는 이야기
<빅풋 주니어2>는 초능력 슈퍼 히어로의 이야기이지만 일반인과 무척 친화적으로 설정돼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누군가 한 명의 히어로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면, 거꾸로 그 히어로가 없다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빅풋 주니어2>는 슈퍼 히어로 패밀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함께 할 때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서로 도와주고 구해줄 수 있다는 가치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다.
<빅풋 주니어2>에서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의욕을 공유하게 만든다는 점은 애니메이션의 교육적 가치에서 의의가 있다. 알래스카 대자연뿐만 아니라 우리의 주변을 포함한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에코 메시지는 어린 관객의 마음에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