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주 연출, 정이도 극본, OCN 금토드라마 <다크홀> 제1회는 변종인간 서바이벌을 알려주면서 사람보다는 상황을 먼저 전달해, 차례로 등장하는 인물을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보이는 적이 하나가 아니기에 주인공과 시청자는 모두 더욱 긴장하게 되는데, 다양한 장르의 특징을 모두 보여준 제1회의 복합성이 새로운 복합장르의 탄생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점차 특정 장르에 집중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 이야기를 시작하는 방법
<다크홀> 제1회는 자연과 폐허의 대비로 시작한다. 채도와 명도의 변화는 이미지적 호기심 부여한다. 사람이 등장하기 전에 이야기가 펼쳐질 세상부터 보여주는데, 제작진은 시청자가 특정 인물에 먼저 감정이입하기보다 <다크홀>의 세계관을 먼저 접하기를 의도했을 수도 있다.
변화하여 대비되는 세상에 등장하는 첫 인물은 어른이 아니라 아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위험한 세상이라는 뉘앙스를 그대로 유지하는 선택의 디테일이면서 동시에 이화선(김옥빈 분)의 등장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수 있다.
유태한(이준혁 분)의 등장 또한 마찬가지이다. 두 명의 주인공은 각각 이미 등장해 있는 인물이 극한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 등장한다. 히어로물과 같은 등장은 이화선과 유태한, 두 인물의 캐릭터를 짐작하게 만든다.
<다크홀> 제1회 초반은 시청자들을 친절하게 드라마 속으로 이끄는데, 사전 지식이 없이 드라마 자체에 집중하려는 시청자에게는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준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이기 때문에 더 적합한 시작으로, 장르적 디테일 또한 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새로운 복합장르에 대한 기대감! 보이는 적이 하나가 아니다?
<다크홀>의 설정은 초반부터 흥미롭다. 괴물과 좀비, 보이는 적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 눈에 띈다. 좀비의 경우 최근 K-좀비의 특징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엄청 빠르고 역동적이기 때문에 긴박감과 긴장감을 부여하는 요소가 된다.
<다크홀>의 장르는 무엇일까? 제1회를 보면 좀비물, 빙의물, 공포물, 외계인물, 히어로물, 생존물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싱크홀에서 나온 검은 연기가 사람의 아픈 상처가 건드려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심리물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많은 것을 담아서 더 좋아하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만 집중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시청자도 있을 수 있다. 김선녀(송상은 분) 또한 무속인이 되는 과정에서의 심리적 억눌림과 신빨이 사라진 것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를 가지고 있는데, <다크홀>의 등장인물들은 단지 외적 상황뿐만 아니라 내적 각성과 동요에 의해 더 크게 질주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 특수분장과 감정표현
<다크홀>은 제1회부터 검은 연기를 마신 사람들이 변종인간이 되는 과정을 특수분장을 통해 실감 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얼굴의 변화가 주목되는데, 특히 조연배우들은 특수분장을 한 이후에도 생생한 표정연기를 통해 치밀한 감정표현을 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다크홀>의 특수분장과 특수효과는 앞으로도 큰 기대를 가지게 만든다. 특수분장 이후에도 지속되는 배우들의 표정연기는, 싱크홀에서 나온 검은 연기를 마시고 변종인간이 되는 과정에서도 내면의 인간성은 아직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 상상하게 만든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