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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미드나이트’ 진기주의 표정 연기! 감각적으로 해낸 것일까? 똑똑한 해석과 치열한 연습으로 이뤄낸 연기력일까?

발행일 : 2021-06-22 00:01:54

권오승 감독의 <미드나이트>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목격자 경미(진기주 분)가 연쇄살인마의 타깃이 되면서 펼쳐지는 추격전, 극강의 음소거 추격 스릴러 영화이다. 독립영화 같은 명쾌하고 직선적인 플롯에 상업영화의 치밀함을 채운 수작이라고 볼 수 있다.
 
진기주는 동시에 여러 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표정 연기와 행동 연기를 보여줘 감탄하게 만들었는데, 감각적으로 해낸 것인지, 아니면 똑똑한 해석과 치열한 노력으로 이뤄낸 연기력일까 궁금하다.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 독립영화 같은 명쾌하고 직선적인 플롯에 상업영화의 치밀함을 채운 수작
 
<미드나이트>는 누구(Who)보다는 어떻게(How), 도대체 왜(Why)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누가 범인인가를 찾는 게 아니라 범인을 처음부터 알려주며 스토리텔링을 풀어간다.
 
등장인물은 가만히 앉아 갈등을 만들기보다 역동적으로 질주하면서 극한의 대결을 펼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두세 개의 이야기가 결합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큰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반전을 주기에 몰입도가 높다.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반전 또한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생기기보다는 등장인물의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에 의해 이뤄지기에, 관객을 이어지는 감정선 상에서 계속 붙잡고 있게 된다. <미드나이트>는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독립영화 같은 명쾌하고 직선적인 플롯에 상업영화의 치밀함을 채운 수작이라고 볼 수 있다.
 
◇ 동시에 여러 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진기주! 감각적으로 해낸 것일까? 똑똑한 해석과 치열한 연습으로 이뤄낸 연기력일까?
 
<미드나이트>는 진기주 입장에서 소리가 안 들리는 세상을 실감 나게 전달한다. 무소음 시간에 관객은 더욱 진기주에게 감정이입해 밀착할 수 있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것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아주 특별한 결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청각적으로, 그리고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미드나이트>에서 진기주가 말을 하지 않으면서 하는 연기는 탁월하다.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정말 깊게 들어간다. 매우 마음 아픈 이야기를 마주하면서, 관객은 진기주라는 연기 보석을 발견하는 놀라움을 경험할 수 있다.
 
수화로 의사소통을 할 때 진기주의 움직임은 긴박한 상황에서 절제된 언어로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액션과 함께 보여주는 표정 연기 또한 인상적이다. 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소리로 인한 반응을 얼굴에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감각으로 느끼는 것은 표정연기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게 느껴진다.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들리는데 들리지 않는 연기를 하려면 표정에서 감정을 외면하는 디테일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올 수 있는데, 진기주는 표현하지 않을 감정을 아예 버리지도, 그렇다고 내면으로 모두 다 넣은 후 숨기고 있지도 않으면서, 일정 지점에 멈춰있게 만드는 법을 표현할 줄 아는 배우라고 느껴진다.
 
진기주는 이런 표현을 감각적으로 해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정말 똑똑한 해석과 치열한 연습으로 이뤄낸 연기력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진기주의 연기에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영화를 찍으면서 몸도 마음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진기주의 경미는 겁먹고 피하려고만 하는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오히려 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극도로 겁먹는 연기를 하면 감정이 단순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울 수도 있지만, <미드나이트>처럼 위기 상황에서도 중심을 잡으려고 하면 순간의 모든 감정을 다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미드나이트’ 스틸사진.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진기주는 경미를 순수하고 착하지만, 민폐 캐릭터가 아니라 당당하고 강인한 캐릭터로 표현했다. <미드나이트>에서 진기주는 관객을 조마조마하게 만들면서 안타까움을 전달하기도 했고, 극한의 위기에서도 잘 버틸 것이라는 믿음을 주며 응원하게 만들기도 했다. 영화가 끝난 후 남는 진한 여운과 함께 진기주를 계속 응원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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