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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페라리, 무엇이 문제인가?

발행일 : 2021-07-13 11:05:49
추락하는 페라리, 무엇이 문제인가?

슈퍼카 마니아들의 ‘로망’으로 군림하던 페라리(ferrari)의 이미지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조 증상은 포뮬러1 그랑프리에서 수년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컨스트럭터즈 부문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무려 13년 전인 2008년이고, 드라이버 챔피언을 차지한 것은 더 오래된 2007년이다. 컨스트럭터즈와 드라이버 챔피언을 동시에 거머쥔 2000~2004, 2007년이 사실상 페라리의 정점이었고, 이제는 하락세를 만회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슈퍼카는 다른 어떤 브랜드보다 성능이 브랜드 이미지에서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는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이 격돌한다는 포뮬러1 그랑프리에서 이 이미지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성적은 더욱 참담하다. 2017~2019 시즌만 해도 메르세데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페라리 팀은 2020년에 6위로 추락했다. 페라리의 F1 참가 1000번째를 기념해 만든 SF1000은 다운포스를 늘리기 위해 선택한 디자인이 실패하면서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심지어 페라리 팀 드라이버인 샤를 르클레르(Charles Leclerc)도 “경주차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을 정도. 특히 8라운드 몬자 레이스에서는 13위부터 18위까지 모조리 페라리 엔진을 쓰는 팀이 차지하면서, 차체 디자인뿐 아니라 파워 유닛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샤를 르클레르 <샤를 르클레르>

올해 들어서도 페라리 팀의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페라리 팀은 9라운드를 마친 현재 레드불 레이싱 혼다, 메르세데스, 맥라렌 메르세데스에 이어 4위에 머물고 있다. 화려했던 2000년대 중반의 전성기를 만회하는 건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포뮬러 E 챔피언십에서도 페라리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포뮬러 E 챔피언십에는 DS오토모빌을 비롯해 닛산, 벤츠, BMW, 아우디, 재규어, 포르쉐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순수 전기차의 기술력이 없는 페라리는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F1에서 WEC로 무게 중심 바꾸나

페라리는 올해 초에 2023년도부터 FIA 주최 세계 내구 챔피언십(WEC, World Endurance Championship)의 최상위 클래스인 르망 하이퍼카(LMH, Le Mans Hypercar) 참가를 확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추락하는 페라리, 무엇이 문제인가?

페라리의 이번 LMH 클래스 출전은 1973년 월드 스포츠카 챔피언십 프리미어 클래스 공식 참가 이후 정확히 50년 만의 일이다. 페라리는 2017년 WEC 우승을 포함해 클로즈드 휠(closed-wheel) 경기에서 총 24개의 세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며, 르망 24시에서는 36번 우승한 바 있다.

페라리의 WEC 복귀는 F1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F1에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 나섰다는 것이다.

◆PHEV로 이미지 변신 꾀해

SF90 <SF90>

한편, 양산차 부문에서는 올해 3월, 페라리를 수입해 판매하는 FMK가 페라리의 첫 전동화 모델인 SF90을 한국 시장에 내놨다. SF90은 3개의 전기모터(총 220마력)와 V8 터보엔진(780마력)의 결합으로 1000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2.5초, 200㎞/h까지 7초 만에 도달한다.

슈퍼카 분야에서는 시선을 끌 만한 신모델이지만, 문제는 한국에서 PHEV(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의 보조금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PHEV를 위한 공공 완속 충전기도 국내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많은 브랜드가 짧게는 10년 이내에 순수 전기차만 생산하겠다고 공언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PHEV가 얼마나 시선을 끌지는 미지수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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