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박동선기자] 가수 이현이 기존의 애절함과는 다른 감성톤의 신곡 '바닷속의 달'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들을 더욱 활발하게 선보일 것을 다짐했다.
최근 빅히트뮤직 측은 이현의 신곡 '바닷속의 달' 발매기념 소감문을 공개했다.
일문일답형으로 공개된 소감문에는 기존과는 사뭇 달랐던 곡작업과 함게, 감성적인 보이스로 표현되는 자신이 직접 쓴 가삿말 속 메시지에 대한 소개, 빅히트뮤직 재계약 이후의 활발한 행보 등을 밝히는 이현의 모습이 표현돼있다.
한편 이현은 지난 17일 신곡 '바닷속의 달'을 발표, 새로운 음악행보를 시작했다.
(이하 이현 '바닷속의 달' 소감문)
Q. 1년 5개월 만에 컴백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A. 사실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지 몰랐다. 정말 오랜만에 컴백하는 가수들 혹은 군백기를 가진 가수들의 이야기가 내 얘기인 것 같다. 약간 멜랑콜리하지만 설렘이 있는 건 확실하다.
Q. 신곡 '바닷속의 달'은 덴마크 출신 음악가들이 작곡했다. 처음으로 해외 뮤지션과 작업했는데, 기존의 곡 작업과 다른 점이 있었나?
A. 이 자리를 빌려 '바닷속의 달'을 써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현이라는 가수가 갖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에 익숙한 작곡가였다면 이런 느낌의 곡을 주지 않았을 것 같다. 새로운 느낌이 강했고, 그래서 작곡가가 준 가이드를 최대한 살리면서 나의 색깔을 넣고 싶었다. 딱 곡 작업 과정만 놓고 보면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음악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 통하는, 그런 영역인가 보다.
Q. '바다 X 달'이라는 곡의 테마를 직접 선정했다. 주제에 관한 비하인드가 있다면?
A. 곡의 느낌을 살리면서 여름 느낌도 주고 싶었다. 우선 신나게 만들고 싶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또 사랑 얘기였다. 하지만 마냥 가볍게 가고 싶진 않았고.(웃음) 생각이 자꾸 막혔는데 예전에 내가 쓴 글 중에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이 보였다. "바다가 무섭지 않은 적은 없었어. 허나 이따금 달빛을 머금은 바다를 보면 두려움 따윈 아무것도 아니게 돼" 이번 노래는 여기서 시작된 것 같다.
Q. 가사도 직접 썼는데, 작사 관련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A. 가사를 완성하기까지 일주일 정도 걸렸다. 특정한 메시지보다는 한 장면을 떠올리며 가사를 썼다. 어릴 적 해수욕장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낮에는 비바람이 엄청 불어서 제대로 놀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저녁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너무 적당한 바람과 너무 적당한 물결에 너무 아름다운 보름달이 덩그러니 떠있고, 내가 움직이는대로 나를 따라오던 은 달빛이 기억났다. 아직도 '평화'를 생각하면 난 이 장면이 떠오른다. 그래서 이 이미지를 노래에 녹이고 싶었다. 아무래도 해외 작곡가가 쓴 노래라 가이드의 뉘앙스, 단어의 분절이 어색해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최대한 가이드의 그루브에 맞는 한글 가사를 고민하고 발음에도 신경 썼다.
Q. '바닷속의 달'은 이현 특유의 애절함보다 감성 보이스가 더 돋보인다. 이런 시도를 한 배경이 있다면?
A.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지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심은 늘 갖고 있었다. 아직 공개한 적 없는, 혼자 작업해 놓은 곡에는 여러 시도들이 담겨있었다. 이런 시도가 있어야 내 목소리가 갖고 있는 '애절함'이 더 가치 있어진다고 생각한다. 다만, 도전은 대중이 이해 가능한 선에서 하는 게 좋다고 본다. 너무 외로운 음악은 좀 힘들다.
Q. 어떤 사람들에게 '바닷속의 달'을 추천해 주고 싶나?
A. 가장 고귀한 것을 아무 상처 없이 얻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사랑 혹은 다른 그 무엇이 내 마음과 달리 완벽하지 못하고 힘에 부칠 때가 있다. 이런 분들께 "파도가 할퀸 현실을 견디고 나면 아름다운 바닷속의 달을 보게 될 거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나도 그 달을 보기 위해 견디는 중이다.
Q.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후배 가수들이 리액션 영상을 찍으며 컴백을 응원해 줬다.
A.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바쁜 친구들이라 고마운 마음이 크다. 작든 크든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버팀목이 되고 싶다. 멋진 선배 그리고 형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든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해주고 있어 고맙다.
Q. '바닷속의 달'을 통해 새로운 이현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음악적 확장을 계속 시도할 생각인가?
A. 새로운 시도가 줄지어 나올 거라 단언할 순 없지만, 예전의 이현과 비교해 말씀드린다면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 신선함도 좋지만 역시 첫 번째로 고려할 건 '좋은 음악'이란 생각엔 변함이 없다.
Q. 재계약 후 처음 발표하는 신곡이라 더 신경 쓰였을 것 같다. 게다가 요즘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치는 느낌인데, 올해는 좀 달려야겠다고 결심한 걸까?
A. 아티스트, 특히 가수는 본인의 의지만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주변의 애정과 도움,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컴백을 앞두고 13kg 정도 감량했다. 이건 내 스태프들에게 보여주는 하나의 의지였다. 나에게 당신들의 노력을 쏟아도 괜찮다고.(웃음)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 더 달려봐야 되지 않겠나.(웃음)
Q. 개인 유튜브 채널 '혀니콤보TV’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나?
A. 세상에 공개하지 않은 나의 음악들을 유튜브 안에서 자유롭게 들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하려고 하니... 게다가 내가 만든 노래다 보니 적당히 타협해서 내보낼 수가 없더라. 특히 미공개곡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아직까진 기존 곡들의 라이브 콘텐츠 위주로 올리고 있고, 미공개곡도 조금씩 보여주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아직 잘 모르겠다.(웃음) 그리고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를 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던데 이 부분은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Q. 이 자리를 통해 팬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근황을 하나만 얘기해 준다면?
A. 요즘도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그중엔 애절함이 듬뿍 담긴 곡도 있고, 이번처럼 기존의 이현에서 변주된 것도 있다. '바닷속의 달'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다음에 뭘 할 건데?", "신곡 좀 빨리 내놓으면 안 돼?"라는 재촉을 당하고 싶다.(웃음)
Q. 빅히트 뮤직과 무려 14년째 함께하고 있다. 이토록 긴 시간 인연을 이어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은데?
A.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진 것과 별개로 내 마음을 이야기하자면... 아주 오래전부터 회사가 곧 시혁이 형(방시혁 프로듀서)이었고, 시혁이 형이 곧 회사였다. 그리고 시혁이 형은 내가 성인이 된 후 갖춰야 할 예절을 알려준 스무 살 이후의 부모님이다.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는 물론이고 내가 삶을 마주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시혁이 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 보면 재계약은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Q. HYBE 용산 사옥이 여전히 화제다. 신사옥으로 이사 간 뒤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음악 작업을 할 때 더 많은 서포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단순히 작업실, 녹음실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의미의 편의 시설도 잘 갖춰진 느낌이다. 그래서 좀 더 마음 놓고 곡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하다.
A.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많은 음악에 담아 들려드리고 싶다. 그리고 내년엔 모든 상황이 좋아져서 공연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 진심으로!
박동선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