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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 소장과 함께하는 우리 동네 방방곡곡(10)

발행일 : 2021-10-05 15:02:29
최철호 소장과 함께하는 우리 동네 방방곡곡(10)

해방촌은 지금 당신을 기다린다!

해방촌은 어디에 있을까? 녹사평역에서 올라와 하늘을 보니 청명한 가을 하늘에 하얀 구름이 유유히 떠 있다.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가까이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을 찾으니 육교가 보인다. 서울에서 육교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이곳엔 육교가 있다. 용산 미군지기와 이태원을 연결하는 다리다. 육교 위에 오르니 산이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서울의 상징이며 한양도성의 남쪽에 있는 산이다. 남산이 아닌 목멱산(木覓山)이다. 목멱산 오른쪽 끝이 동봉이요, 왼쪽은 서봉이다. 동봉과 서봉에 송신탑이 가을 하늘을 찌를 듯 나란히 서 있다. 서봉 송신탑 옆에는 서울의 상징 N타워도 구름 아래에 있다.

육교에 올라서서 산을 둘러보니 천혜의 요새다. 산바람이 강바람으로 바뀌는 고개로 찬바람재라 불렀다. 산 아래 또 다른 산이 이어져 있고, 언덕을 따라 너른 들판처럼 낮은 건물들이 용산 미군기지 안을 버티고 있다. 육교 위에서 동서남북은 모두 갈 수 없는‘금단의 땅’이다.

목멱산 동봉에서 산줄기가 이태원 부군당을 거쳐 용산 미군기지 담벼락 위 둔지산(屯芝山)으로 이어진다. 숲이 우거지고 느티나무가 가득한 둔지미 마을이 보일 것 같다. 목멱산 서봉에서 내려오는 산줄기는 소월길 따라 해방교회에서 해방촌성당까지 이어져 있다. 보광여중고 벽돌담과 용산 미군기지 담벼락 사이에 카페들이 즐비하다. 이곳은 젊은이들의 해방구인 바로‘해방촌’이다.

최철호 소장과 함께하는 우리 동네 방방곡곡(10)

해방촌에 목멱산 아래 숨은 역사 유적지와 문화공간이 곳곳에 있다. 윤동주 시인과 문익환 목사가 다니던 숭실학교도 해방 후 이곳에 정착했다. 1943년 세워진 경성호국신사와 108계단도 해방촌에 가면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1959년 이범선 작가가 쓴‘오발탄’의 무대가 바로 이곳에서 소설로 탄생했다.

유현목 감독은‘오발탄’을 영화로 만들어 해외 첫 수상 작품이 되었다. 76년 전 해방과 함께 새로운 부흥을 꿈꿔온 신흥동 신흥시장(新興市場)도 볼거리다. 60년 묵묵히 국수를 만드신 일성상회가 산 증인이자 버팀목이다. 이제 꿈과 미래를 설계하는 젊은 청년들이 예술과 창작의 장으로, 문화공간으로 새로운 숨을 불어 넣고 있다.

해방촌에서 영화를 꿈꾸는 소월길의 젊은 청춘들이 있어 용산에는 밝은 미래가 보인다. 용산은 미래를 꿈꾸는 도시다. 한반도의 배꼽이자, 서울의 중심이 될 것이다. 서울을 찾는 관광객에게 목멱산과 둔지산 사이 해방촌은 고향 같은 동네다. 꿈과 희망을 담아가는 소월길 끝이 용산2가동이다.

하늘이 청명한 가을이다. 용산공원에서 담벼락 따라 목멱산 소월길까지 함께 걸으며 가을 내음에 빠져 보자. 일상에 찌든 이에겐 해방구(?)가 될 것이다.

해방촌은 언제나 두 팔을 벌려 당신을 기다린다!

필자소개/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저자
-‘한양도성에 얽힌 인문학’ 강연 전문가
-한국생산성본부 지도교수
-(사)서울아리랑보존회 이사
-남서울예술실용학교 초빙교수
-‘한양도성 옛길’ 칼럼니스트
-‘최철호의 길 위에서 걷다’칼럼니스트
-‘우리동네 유래를 찾아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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