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드(The New Old, 젊고 IT기기에 친숙한 시니어) 세대가 주도하는 장수경제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비중이나 크기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남녀 성별에 상관없이 생존 기간의 증가로 인한 장수경제의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렇게 고령층이 경제와 시장에 주는 영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에도 아쉬운 산업 분야가 있다.
게임산업이다. 게임산업이 고령층을 위한 준비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치매예방, 건강관리와 같은 기능성 위주의 게임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폭발적인 반향이나 흥행이 불가능한 형태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디지털 세대가 고령이 되는 경우를 대비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e스포츠와 연계된 고령자에 긍정적 효과를 주는 멀티태스킹을 유도하는 게임들이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 게임자체의 재미와 e스포츠를 통해 사회적 참가를 하게 되어 커뮤니티를 통한 집에만 있어도 우울함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16년 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작년 기준으로 65세 이상의 인구가 28.8% 인구수로 3619만명에 이른다. 그리고 이중에 치매 환자는 600만명으로 추산된다. 피할 수 없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미래가 멀지 않았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한다.
대한민국은 현재 전체 고령자가구의 35.1%인 홀로 사는 노인인구가 166만명에 이르고 은퇴연령의 상대 빈곤률은 세계 최고다. 166만명중 70%가 여성 고령층이라는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66세 이상의 은퇴연령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연 소득이 아주 낮은 수준이다.
연 소득 1400만원 수준으로 상대적 빈곤율을 계산하면 일본의 2배 프랑스의 10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보다 2배 더 힘든 고령층이 있음에도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가? 다른 분야는 논외로 하고 게임산업만 놓고 보자. 아무도 고령층을 위한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물론 수많은 게임 회사들이 수익성과 시장을 분석하고 이 연령층이 소득 수준도 낮고 다른 연령에 비해 게임을 즐기기 힘든 여건도 많아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좀더 획기적인 접근을 해줬으면 좋겠다. 게임을 통해 고령이 되는 분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것이다.
당장의 문화는 노인정을 비롯한 각종 복지가 정상 작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고령화가 임계점에 다다르고 지금의 시설로 감당이 힘들어 지는 국면도 생각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치매와 우울증이 유발하는 고령층의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도 이 연령대를 위한 게임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큰 돈을 들이고 시작하자는 것이 아니다. 작은 노력으로 시작하자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거대 게임회사들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고령층이 즐길 수 있는 게임들로 지금의 게임들을 먼저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폰트도 좀 더 크게 선택 할 수 있게 만들고 여러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된다.
현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게임을 하게 된다면 고스톱, 포커를 비롯한 고포류에서 한계를 느끼실 거다. 하지만 새롭게 늘어나는 고령층은 디지털 환경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해왔기에 고령층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기존 게임사도 더 노력해 줘야만 한다.
정부 차원에서 먼저 나서서 이 시장을 알리고 권장해야 한다. 치매나 개인화로 인한 우울증과 같은 불가피한 현상의 사회적 비용을 계산하여 알리고 이를 통해 게임으로 얼마나 절감과 예방이 가능하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지 체계적인 접근과 노력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만 한다.
게임을 만드는 기업들도 수 많은 어머니들의 노년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게임의 연구와 개발 서비스에 좀더 고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아버지들을 위한 고령층 전용의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가 만들어진다면 실버게임의 역사에도 새로운 장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드니까 안 노는 것이 아니다. 놀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드는 것이다.
‘조지 버나드 쇼’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