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아일 주최/주관/기획, 배윤진 극작/무대감독, 이혜선 연출/작곡, 장세민 음악감독/작곡, 조세연 미술감독/무대디자인, 창작 뮤지컬 <사색의 성야>가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꿈빛극장에서 공연됐다.
김수빈(박경선 역), 홍유정(정수안 역), 김재희(이원정 역), 임소윤(임서화/김애란 역) 등 4명의 배우가 출연했다.
나무의 질감과 이미지를 잘 표현한 무대에서, 인물보다 이야기가 극 초반에 더 먼저 치고 나간다는 점이 흥미롭다. 진지하고 웅장한 노래와 밝고 경쾌한 뮤지컬 넘버가 조화를 이루는 창작 뮤지컬이기 때문에 재공연이 더 기대되는 작품이다.
◇ 나무의 질감과 이미지를 잘 표현한 무대! 인물보다 이야기가 더 먼저 치고 나간다
<사색의 성야>는 나무의 따뜻한 이미지를 잘 표현한 무대가 인상적이다. 나무 색깔은 무대가 실내를 나타내고 있지만 실외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마치 나무가 많은 마당 느낌을 전달한다. 이는 이야기가 한정되지 않고 펼쳐질 수 있다는 이미지적 암시의 역할도 한다.
인물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주기 전에 이야기가 더 먼저 진행됨으로써 극 초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속도감을 부여한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서정성과 치열함을 동시에 가진 이야기를 시작하는 똑똑한 선택이라고 여겨진다.
◇ 진지하게 웅장한 노래와 밝고 경쾌한 뮤지컬 넘버의 조화
<사색의 성야>는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퍼커션의 현장감 있는 사운드로 역동적인 역사 속 현장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거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진지한 노래만 있는 게 아니라 밝고 경쾌한 뮤지컬 넘버도 공존하는데, 노래를 통한 강약 조절이 이뤄진다.
뮤지컬 넘버를 들어보면 가사 전달력이 높게 작곡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고 감정이입이 훨씬 수월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 감정을 자유자재로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며 중심을 잡는 김재희
<사색의 성야>에서 간호사 이원정 역의 김재희는 안정된 대사와 노래로 극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서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부분에서 감정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표현법은 관객을 집중하게 만들면서도 압박감이 아닌 편안함을 선사한다.
김재희는 대사 전달력 또한 무척 뛰어나다. 안정적이지만 가라앉지는 않아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 목소리는 뮤지컬다움과 서정성을 진하게 전달한다. 김재희는 감정을 강하게 표현하는 노래에서는 치고 나가기도 하면서, 네 명이 같이 노래를 부를 때는 조화를 추구한다. 그렇기에 김재희의 노래는 의미 있게 들을 때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