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EV first(전동화 우선)’에서 ‘EV only(100% 전동화)’로 전략을 수정한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번엔 EQS SUV를 내놨다. 벤츠는 한국 시각으로 19일 오후 7시에 EQS SUV를 디지털 플랫폼 ‘메르세데스 미 미디어(Mercedes me media)’를 통해 공개했다.
이에 앞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EQS SUV 개발을 진두지휘한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Christoph Starzynski) 부사장과의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드라이브 시스템 이사회 멤버이자 부사장으로, 프로덕트 그룹 전기차 아키텍쳐 & E-드라이브 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또한 그는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배터리와 E-드라이브 유닛, 충전 관련 업무뿐 아니라,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소규모로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는 RPM9도 초대받아 질문을 던졌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더 뉴 EQS SUV’는 앞서 나온 ‘더 뉴 EQS 세단’과 비교해 어떤 기술적인 진보를 이뤄냈는가?
-EQS보다 파워풀한 400㎾(544마력)의 출력을 내며, 전반적인 건 EQS 세단과 비슷하다. 충전 시스템도 동일하다. 다만 유저 인터페이스를 좀 더 개선했고, 오프로드 패키지를 추가했다. 차체 높이를 25㎜ 올려 모래나 험로, 눈길 주행도 가능하다. 풀사이즈 7인승으로 넉넉한 실내도 갖추고 있다. WLTP 기준 주행거리는 660㎞에 이르며, 무선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배터리 용량 확대에 따른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안전은 벤츠의 핵심 가치다. 이를 위해 수많은 테스트를 법적 기준보다 많이 강화해 진행했다. 또, 화재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 배터리 팩을 안전한 위치에 탄탄하게 고정했다.
▲EQS 모델보다 무거워졌는데, 효율성과 주행 성능 측면을 어떻게 개선했나?
-차 자체가 커지고 7인승이다 보니, EQS 세단보다 무거워졌다. 그래서 우선 공기역학 개선에 주력했다. 여기에 타이어의 구름 저항을 개선하고 효율을 높이는 노력을 진행했다.
▲경량화와 차체 강성은 어떻게 확보했나? 특히,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원가 경쟁력 확보는 어떻게 했나?
-경량화는 강철과 알루미늄을 최적화한 비율로 결합해서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강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숙성도 중요하다. 우선 각 부품 목표 중량을 정해서 달성했다. 그러면서도 카펫의 경우는 더 두껍게 설계했고, 차체 곳곳에 흡음재도 더 많이 넣었다. 타이어에도 흡음 설계가 들어갔다. 이렇게 하면 차체 무게 올라가지만, 대신 정숙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마그네슘 및 기타 주요 원자재 가격은 크게 높아진 상황인데, 개발 과정에서 원가 경쟁력 확보는 어떻게 대응했나?
-벤츠는 이미 유리한 조건으로 원자재 관련 장기 계약을 해놨다. 물류비용 또한 오르고 있는데, 벤츠는 이에 대비해 몇 년 전부터 현지 조달 원칙을 세웠다. 즉, 북미나 유럽, 아시아에 각각 공급 기반 갖추고 원자재를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인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 EQ 라인업에서 전고체 배터리가 본격적으로 장착되는 시기는 언제로 예상하나?
“벤츠는 전고체 배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터리 기술에 있어서 파트너들과 협력을 하고 있다. 하나는 전고체 배터리이고, 하나는 고용량 리튬 음극재(highest lithium anodes)다. 이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용량 리튬 배터리(highest lithium)의 경우,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인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Sila Nanotechnologies)’와 같은 파트너가 있다.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팩토리얼 에너지(Factorial Energy)’와 ‘프로로지움(ProLogium)’ 같은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LFP 배터리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파트너들과 협력해 모든 가능성에 관한 기술들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며, 적절한 때에 기술이 준비되면 해당 기술들을 차량에 적용할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세그먼트에 따라서도 적용하는 기술이 달라지는데, 세그먼트에 따라 가장 적절한 배터리 기술을 적용하게 될 것이다.
▲벤츠는 과거 닛산과 픽업트럭을 공동개발한 적이 있다. 전기 픽업 개발도 있나?
-우리는 우선 MB.EA 플랫폼으로 승용 전기차 개발에 전력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전기 픽업을 개발할 계획이 없다. 다만, 2025년부터는 고성능차 전용 아키텍처인 ‘AMG.EA’와 상용차를 위한 아키텍처 ‘VAN.EA’가 개발될 것이다.
한편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부사장은 지난해 IAA에서 공개된 ‘콘셉트 마이바흐 EQS’의 경우 마이바흐만의 고급스러운 요소를 담아서 양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내연기관에서의 마이바흐가 맡은 역할을 전기차 라인업에서도 구현한다는 것. 그러나 EQS SUV에도 AMG 라인업을 갖출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언급했다. 또한 벤츠는 진델핑겐을 비롯해 각 지역에 소프트웨어 허브가 있고, 약 3000여 명의 엔지니어가 미래 차량 개발에 매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부사장은 공식 질의가 끝난 후 “EQS SUV 개발은 쉽지 않았다. EQS 세단과 공유한 부분도 있으나, 세단과 함께 할 수 없는 특징들 때문이다. 험로주행도 가능해야 하고, 긴 주행거리도 달성해야 한다. 직접 차에 앉으면 세단과 확연히 다르다고 느낄 것이다. 특히, 승차감과 핸들링 등에서 진보적인 요소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EQS SUV의 국내 출시 시기에 대해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밝혀진 전기차 출시 계획에는 EQE가 올해 4분기로 예정된 만큼, EQS SUV는 내년에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