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2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하고 있는 DS 테치타(Techeetah) 팀이 서울 대회(E-PRIX)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DS 스토어에서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DS 테치타 감독 겸 DS 퍼포먼스 디렉터인 토마스 쉐보셔(Thomas Chevaucher)와 포뮬러 E 더블 챔피언인 장 에릭 베르뉴(Jean-eric Vergne) 선수, 포뮬러 E 시즌 6 챔피언인 안토니오 펠릭스 다 코스타(Antonio Felix da Costa) 선수가 참석했다.
DS는 2015년 브랜드 공식 론칭과 함께 모터스포츠 부문인 ‘DS 퍼포먼스(DS Performance)’를 설립하고 포뮬러 E의 두 번째 시즌인 2015/16부터 출전해 줄곧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테치타 팀과는 2018/19 시즌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DS 테치타 팀을 출범, 2018/19 시즌과 2019/20 시즌 연달아 팀 챔피언십 1위와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을 달성하면서 ‘2년 연속 더블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안기도 했다.
이번 2021/22 시즌에도 DS 테치타 팀은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에서 시작해 영국 런던에서의 14라운드까지 성공적인 여정을 밟고 있다. DS 테치타 팀은 1위 팀과 근소한 차이로 현재 팀 순위 3위에 올랐으며, 드라이버 부문에서는 장 에릭 베르뉴 선수가 4위, 안토니오 펠릭스 다 코스타 선수가 5위로 22명의 선수 중 상위권에 속해 있다.
DS 테치타 선수단이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2021/22 시즌 레이싱 머신인 DS E-텐스 FE21의 역할이 컸다. ‘DS 디자인 스튜디오 파리(DS DESIGN STUDIO PARIS)’가 디자인했으며, 브랜드를 상징하는 금색과 검정색을 폭넓게 적용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기술력과 혁신성을 강조했다. 더욱 날렵해진 샤크핀 스타일의 엔진 후드, 직각 형태의 프런트 윙과 리어 윙 등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은 민첩한 레이싱을 구현했다.
새롭게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프랑스 최대 정유회사인 토탈(Total)과 그의 자회사인 사프트(Saft)와 협업해 개발했다. DS의 최신 에너지 활용 기술을 집약해 트랙을 한 번에 완주할 수 있는 52㎾h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를 통해 DS E-텐스 FE21은 최고속도 230㎞/h와 최고출력 250㎾(338마력),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2.8초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강력한 레이싱 성능을 발휘한다. 에너지 회생 출력은 총 250㎾에 달한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토마스 쉐보셔 DS 테치타 감독 겸 DS 퍼포먼스 디렉터는 “포뮬러 E 기술이 실제 양산차에 적용된 사례를 알려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포뮬러 E 경주차는 실험실 같은 역할을 한다. 신기술은 성장 속도가 빠른데, 더욱 빠른 변화를 위해 가속할 기회가 필요하고, 이 개발과 진화를 위해 실험실이 필요하다. ‘from track to road(프롬 트랙 투 로드)’라는 말에 그 의미가 담겨 있다. 경주차의 기술이 양산차에 적용된 사례는 배터리 전압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400V만 적용됐는데, 경주차에서 800V를 시도했고, 이게 양산 모델에 적용됐다. 포뮬러 E 경주는 에너지를 최적화해서 주행거리를 최대화하는 기량이 필요하다. 회생제동 최적화 기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우리는 GEN2 경주차로 두 번의 우승을 했다. GEN3 경주차는 더욱 경량화되고, 사이즈가 줄었다. 출력은 280㎾에서 350㎾로 끌어올렸다. GEN2 경주차는 주행거리의 40%를 회생제동으로 얻었는데, GEN3 경주차는 회생제동을 더욱 강화했다.”
DS 팀만의 강점에 대해서 그는 “전기차 경주에서 가장 중요한 건 효율성인데, 그 점에서 우리는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이라며 “두 드라이버 외에 모든 미케닉, 엔지니어들 등 팀원도 막강하다”라고 강조했다.
안토니오 펠릭스 다 코스타 선수는 2019/2020 포뮬러 E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이며, 올해는 5위를 달리고 있다. 서울 대회에 임하는 소감에 대해 그는 “마카오 등 아시아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라면서 “서울 대회의 트랙은 경기장을 돌아 시가지를 나오는 구성이어서 멋지다. 서울 경기 또한 큰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 에릭 베르뉴 선수는 2008년 포뮬러 르노 챔피언을 시작으로 2010년 브리티시 포뮬러 3 챔피언까지 차지한 바 있으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포뮬러 1에서 활약한 바 있는 베테랑 레이싱 드라이버다. 그는 “2012~2013년에 코리아 F1 때 영암 국제자동차경기장에서 경기하면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라면서 “이번 서울 대회는 시뮬레이터로 준비했고, 더욱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레이싱 머신인 E-텐스 FE21이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 예상하지만 비가 변수가 될 것 같다”라며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날씨 얘기가 나오자 안토니오 펠릭스 다 코스타 선수는 “나는 비 올 때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마지막까지 흥분이 멈추지 않는다. 지난해 레이스에서도 계속 비가 왔다. 레이스는 어차피 불확실성의 연속이다”라면서 수중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DS는 포뮬러 E에 매년 참가함으로써 얻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DS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DS는 포뮬러 E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개발한 모든 것을 양산차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데 활용한다. 일례로 DS 퍼포먼스가 개발한 레이싱 머신의 에너지 회생 원리는 DS 9 E-텐스 4x4 360에 적용됐다.
포뮬러 E에서의 경험은 양산차의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DS는 향후 800V 배터리를 얹은 신차를 선보일 예정인데, DS 퍼포먼스의 첫 경주용 전기차인 DS E-텐스 FE19에서 700V 배터리를, 이번 시즌 레이싱 머신인 DS E-텐스 FE21에서는 900V 배터리를 사용했던 경험을 통해 구현한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DS는 양산차 개발을 위한 주요 테스트베드이자 홍보의 장으로서 포뮬러 E를 지속해서 활용할 방침이다. DS는 2026년까지 포뮬러 E 참가를 확정하고 더욱 강력하고 효율적인 차세대 레이싱 머신 개발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경제적인 양산 전기차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DS 테치타 팀의 뛰어난 성과를 바탕으로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DS의 전동화 기술 경쟁력을 증명해 낸다는 전략이다.
한편, 브랜드 출범부터 전동화를 브랜드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온 DS는 2019년에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을 출시했고, 2024년부터는 DS의 모든 라인업을 100% 순수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DS 4의 순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스텔란티스 그룹 100% 전동화 프로젝트의 첫발을 뗄 STLA 미디엄(STLA MEDIUM) 플랫폼 기반의 DS 신규 전기차 디자인도 공개할 방침이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장은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과 시장의 수요에 맞춰 향후 국내 출시할 새로운 전동화 모델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DS가 포뮬러 E에 참가하며 축적한 전동화 기술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이크 아우만 사장은 “DS는 진보된 전동화 기술을 보유해 스텔란티스 그룹의 전동화를 가속하는 데 도움을 주는 브랜드”라며 “이번 서울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 서울 E-프리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DS의 우수한 전동화 기술과 성능을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