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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광 칼럼] 소프트뱅크 손정의의 실패에서 배우는 스타트업

발행일 : 2022-08-15 16:21:29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

알리바바 투자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어 투자의 신이라 불린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최근 실적 발표 기자 회견을 가졌다. 그는 소프트뱅크와 비전 펀드 투자자에게 사과를 했다.

그는 회견장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 미카타가하라 전역 화상(이에야스의 우거지상)’이라는 그림을 걸었다. 이 초상화는 이에야스가 전투 패배한 비참한 자신을 그린 것이다. 그만큼 손정의 회장은 자신의 실패와 위기를 그룹 전체에게 이야기하고 통렬한 반성을 한 것이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4~6월에 순손실 3조1627조엔을 냈다. 대략 30조원의 손실이다. 2분기 합계 6조엔으로 약 60조원의 적자이기에 예사롭지 않다.

소프트뱅크는 그를 영웅으로 만든 알리바바 주식의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약 40조원으로 소프트뱅크의 급한 자금 사정을 메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지분 부분 매각후 알리바바는 스프트뱅크의 계열사에서 투자사로 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배력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소프트뱅크는 제대로 망했을까?

정답은 아니다. 소프트뱅크는 비전 펀드를 소유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은 기자 회견에 이리 답했다.

“비전펀드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차기 유니콘 473곳을 투자했고 미래의 중요한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473개사 중에서 미래의 알리바바나 ARM 같은 회사가 몇 개 나올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다만, 앞으로 금리 인상기의 투자는 보수적일 것이지만 소프트뱅크의 전략적 자산은 충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의 유니콘 투자 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평이 있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하여 나스닥에 상장 시킨 스타트업은 나스닥 하락기에 10% 더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 위워크와 같은 업체에 상상 이상의 벨류로 투자를 하고 상장을 한 결과이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한국의 쿠팡 역시 상장 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소프트뱅크가 과대 평가한 가치로 투자한 기업이 상장 후 약세라는 의미는 투자자가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미카타가하라 전역화상 <△도쿠가와 이에야스 미카타가하라 전역화상>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몇 년 후 폭발할 인공지능 혁명에 주도권을 잡고 있기에 투자를 축소하고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영한다면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 분명하다.

한편 소프트뱅크의 실패는 일본 특유의 리스크 축소 지향 보고 문화로 인해 오너가 상황 인식이 늦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카메라 광학 회사로 유명했던 올림푸스 역시 누적 1조원의 분식이 있었다.

외국인 경영자가 내부 고발을 하기 전까지 공론화되지 못했고 리스크는 보고서에 올라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닛산 역시 카를로스 콘이 구조조정과 회계 감사를 하기 전까지 누적된 병폐를 치유하지 못해 엉망이었다고 한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이를 인식했고 회계적인 수단 뿐 아니라 핵심 자산인 알리바바의 주식을 매각하고 이에야스의 우거지상을 걸고 결의를 다짐으로써 그룹 내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소프트뱅크는 몇 년 후 인공지능에서 성공할 것이다. 미래의 수종 사업이 그 방향이 맞고 핵심 자본 매각 등의 구조조정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소프트뱅크 위기는 세계적 리더가 얼마나 리스크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모습을 바둑 복기하듯 볼 수 있는 귀한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다.

필자 소개: 베타랩스 김호광 대표는 블록체인 시장에 2017년부터 참여했다. 나이키 Run the city의 보안을 담당했으며, 현재 여러 모바일게임과 게임 포털에서 보안과 레거시 시스템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관심사는 사회적 해킹과 머신 러닝, 클라우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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