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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E 서울 대회, 무엇을 남겼나?

발행일 : 2022-09-07 13:16:31
포뮬러 E 서울 대회, 무엇을 남겼나?

대한자동차경주협회가 지난 9월 3일 포뮬러 E 참여 핵심 오피셜들과 함께 최종 디프리핑 회의를 열고 이번 서울 E-PRIX의 모든 잔여 일정을 마무리했다.

국내 첫 국제 전기차 레이스이자 세계 최고 등급 모터스포츠 콘텐츠였던 이번 서울 E-PRIX가 남긴 의미를 다섯 가지 키워드로 돌아봤다.

◆9년 만에 FIA 월드 챔피언십 대회 개최국 복귀

서울 E-PRIX는 F1 코리아 그랑프리(2010~2013) 이후 만 9년 만에 돌아온 FIA 월드 챔피언십급 국제대회라는 점만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FIA는 경기 종목별 한 개 시리즈에 월드 챔피언십 타이틀을 부여한다. 내연기관 포뮬러 경주의 F1, 랠리 종목의 WRC(World Rally Championship) 등이 대표 사례로, 현재 단 6개 시리즈가 월드 챔피언십 자격을 갖고 있다. 전기차 대회로는 포뮬러 E가 유일하다.

서울 E-PRIX 개최에 따라 대한민국도 FIA 월드 챔피언십 급 개최국 대열에 합류해 국제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제무대가 인정한 국내 오피셜 경기 운영 능력

포뮬러 E 서울 대회, 무엇을 남겼나?

이번 서울 E-PRIX는 우리나라의 레이스 운영 능력을 세계 무대에 보여주는 기회가 되었다.

한국 레이스 오피셜들은 8월 13일 시리즈 14라운드 경기 초반 발생한 대형 사고를 맞아, 20분 만에 8대의 파손 차를 정리한 데 이어 최종 15라운드에서도 여러 차례 사고에 빠르게 대응하며 타국 대비 경기 지연시간을 최소화했다.

해외 관계자들로부터 극찬도 이어졌다.

FIA 파견 레이스 디렉터인 스캇 엘킨스는 “8대의 파손 차를 20분 만에 정리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8 cars recovery in 20 minutes, it’s amazing)”라고 평가했다.

포뮬러 E 설립자 알레한드로 아각도 “KARA의 운영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Now I can say that KARA's official management system is the No. 1”)라며 역사적 100번째 경기가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긴장 상황에도 능숙하게 레이스를 진행한 점에 찬사를 보냈다.

이번 대회 오피셜로 참여한 심세종 씨는 “FIA 스텝들이 내년 시즌에도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말에 뿌듯함을 느꼈다”라며 “탄소중립 실천의 가장 현실적 대안인 전기차 기술 발전의 실험실 역할을 하는 포뮬러 E를 통해 환경문제에도 이바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부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 E-PRIX는 국제 프로모터인 FEO(Formula E Operatins)의 요청에 따라 대한자동차경주협회가 레이스 운영을 담당했으며 10여 회의 교육을 거친 자원봉사자 오피셜 320여 명이 참가했다.

협회는 서울 대회에 맞추어 오피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주요 사업 목표인 레이스 운영 글로벌 표준화를 앞당기는 계기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기초종목 육성 등 국내 모터스포츠 성장 동력화 기대

포뮬러 E 서울 대회, 무엇을 남겼나?

올해 대회에는 잠실주경기장 현장에 미래의 모터스포츠 꿈나무인 초중고생으로 구성된 청소년 카트 선수와 포뮬러 선수를 초청, 선진 모터스포츠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이들 유망주는 경기 관람뿐 아니라 제한된 인원만 접근 가능한 피트와 패독, 그리드 등 현장 곳곳에서 전 세계 최고 등급 경기를 운영하는 드라이버와 전문가들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소년 카트 선수 이민재 군(만10세)은 “시가지에서 벌어지는 레이스 현장이 매우 신기했다”라며 “평소 화면으로 보던 포뮬러 E 경주차와 유명 선수들을 보며 앞으로 우리나라 제일의 포뮬러 드라이버가 되고 싶다고 다짐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대한자동차경주협회는 앞으로도 꿈나무 드라이버들에게 포뮬러 E 등 선진 모터스포츠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서울 도심을 무대로 한 첫 KARA 공인대회

이번 포뮬러 E는 수도 서울에서 열린 대한자동차경주협회의 첫 번째 공인대회다.

인구 밀집 지역이자 문화 중심지인 서울 중심부에서 모터스포츠의 대중 접점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향후 흥행 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도 보였다.

지난 2003년까지 5년간 운영되었던 창원 코리아 슈퍼프리(F3) 이후 약 20년 만에 선보인 시가지 도로 경기였다는 점에도 의의를 부여할 만하다.

◆역사적 99~100번째 포뮬러 E, 서울은 챔피언 결정전

포뮬러 E 서울 대회, 무엇을 남겼나?

서울은 포뮬러 E가 2014년 첫선을 보인 이후 8년 만에 맞이한 99, 100번째 레이스의 역사적 무대가 되었다.

더불어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 시즌 8의 최종 15~16라운드이자 시리즈 챔피언 결정전이었다.

8월 14일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100번째 레이스와 시리즈 챔피언 등극의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

서울 대회는 또 2018년부터 5년간 사용된 포뮬러 E 2세대 경주차(Gen2)의 고별무대이기도 했다. 다가오는 2023 시즌은 3세대 경주차가 도입되며, 서울 E-PRIX 일정도 5월로 바뀌어 시리즈 중반인 10~11라운드로 배치된다.

한편 이번 대회는 시가지 서킷의 특성상 공식 일정 직전에 트랙이 완성되는 등 사전 준비과정에 어려움이 많았고 임시 시가지 경기장에 대한 경험 부족에서 오는 한계도 드러내는 등 앞으로 개선해야 할 숙제들도 남겼다.

3일 열린 레이스 운영 디프리핑 회의에서도 국제 경기를 계기로 참여한 신규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관리 등 오피셜 문화 정착 부문에 문제가 노출되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협회는 이 같은 평가를 교훈 삼아, 자원봉사자 참여자들의 만족도 및 활동 편의를 개선하고, 대회 주최자 및 관련 기관, 기업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등 다각적 보완을 통해 내년 서울 E-PRIX를 준비할 방침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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