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독립형 후륜 조향시스템(Dual Type Rear Wheel Steering System)이 북미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Automotive News)가 선정한 ‘올해의 혁신 기술상’을 받았다. 오토모티브뉴스는 글로벌 부품사들의 우수 혁신 기술을 발표하는 페이스 프로그램(Pace Program) 시상식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28회째를 맞이한 페이스 프로그램은 현지 시각 19일 북미 자동차산업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에서 북미국제오토쇼(NAIAS)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페이스 프로그램은 양산 부문인 페이스 어워드(Pace Award)와 선행부문인 페이스 파일럿(Pace Pilot)의 총 2가지 분야로 나뉜다. 현대모비스는 이 중 페이스 파일럿을 최종 수상했다. 선행기술 분야에서 수상한 기업은 아시아 부품사로는 현대모비스가 유일하다.
현대모비스의 독립형 후륜 조향 시스템은 약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올해 개발에 성공한 기술이다. 대형 세단이나 SUV, 고성능 차나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후륜 조향 시스템을 한 단계 발전시켜 뒷바퀴가 좌우 각각 다른 방향으로 최대 10도 가까이 움직일 수 있도록 개발했다. 전자기계 장치인 조향 시스템과 이를 제어하는 제어기, 소프트웨어 로직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차량이 회전할 때 선회반경을 약 25% 가까이 줄여, 고속주행으로 회전할 때 안전성과 승차감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도로 폭이 좁거나 주차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국내와 유럽 시장에서도 유용할 전망이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로는 두 뒷바퀴가 좌우 일체형으로 움직이는 조향 시스템은 10도가량, 좌우 분리형은 3도 수준으로 움직일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보다 약 3배가 넘는 압도적인 성능의 기술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독립형 후륜 조향 시스템은 특히 전용 플랫폼으로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중심간 거리)를 늘린 전기차에서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차체 무게나 설계 측면에서 후륜 시스템이 전기차에 쉽기 때문이다.
대형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이 기술을 현대모비스가 선제적으로 개발한 것도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픽업트럭도 현대모비스의 주요 수주 공략 대상이 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 섀시안전BU장 이병훈 상무는 “자율주행과 전기차 시장에 특화된 선제 연구개발 활동이 혁신적인 기술로 이어졌다”라며 “독립형 후륜 조향 시스템을 뛰어넘어 네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이코너(e-Corner) 모듈 신기술도 앞장서 개발해 세계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모비스가 개발하고 있는 이코너 모듈은 네 바퀴에 모터를 장착하고 조향과 제동, 현가(Suspension) 기술을 통합한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이다. 현재의 전기차용 구동 모터가 사라지고, 네 바퀴 각자의 동력으로 자동차가 움직인다. 독립형 후륜 조향 시스템이 이코너 모듈의 핵심 조향 기술이다.
이코너 모듈을 적용하면 기존 유압식 방식이 아닌 전자식 조향장치인‘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 by wire)’와 연동해 바닷게의 움직임과 같다는 크랩(Crab) 주행이나 90도 회전 주차도 가능해진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