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RPM9

정치·경제·사회
HOME > 정치·경제·사회

[김호광 칼럼] 루나 권도형은 왜 비트코인을 거래소로 송금했나?

발행일 : 2022-10-03 16:10:07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

2022년 5월 10일, 코인 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던 루나 코인 재단의 권도형이 약 1천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최근 거래소로 입금했다. 그리고 한국 검찰은 OKX와 쿠코인 거래소에 통보하여 쿠코인에 입금된 비트코인의 입출금을 막았다.

이는 한국 검찰이 권도형을 기소한 후 출금이 이루어져서 세간의 오해를 사게 되었다.

비트코인을 현금화하는 방법은 몇가지가 있다. 빗썸과 업비트와 같이 법정 화폐(원화)의 입출금이 가능한 거래소에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것이 간단한다. 재단의 경우 한국 내 법인 계좌 오픈이 거의 되지 않기 때문에 재단의 현금화는 직접적으로 불가능하다. 해외 달러 및 현지 화폐 출금은 더 복잡한 문제가 많다. 상상외로 해외에서 법정 화폐 입출금이 되는 거래소는 많이 있지 않다. 그래서 수십 억원 단위의 비트코인 현금화 거래는 OTC라고 하는 장외 거래소에서 일반적으로 현금화를 한다.

나쁘게 생각한다면 루나 재단은 한국 검찰의 기소가 되자 비트코인을 현금화하기 위해 OTC 거래를 시도한 것이다. 이 경우 한국 검찰이 분노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두번째 경우는 좀 더 복잡하다. 코인은 가격을 유지하고 거래의 원활함을 위해 거래량을 지원하는 유동성 지원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시장이 얼어붙고 공포에 휩싸였을 때 유동성 공급을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소모된다. 이 관련 유동성을 공급하고 시장에 적절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업무를 하는 회사들이 있다.

루나 재단이 이런 유동성 공급(MM)을 위해 일정 계약을 맺었고 이들과 정산할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 이런 급작스러운 정산은 한국 검찰의 기소로 인해서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일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루나 재단의 아쉬움이 있다. 정산 출금 전에 재단 공지를 통해 출금의 목적을 명백히 밝히고 소통했어야 한다. 많은 의혹으로 인해 신뢰가 훼손된 루나 재단의 불통이 더 큰 시장의 불신을 키운 것이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되어 있고 익명성이 태생의 본질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의 대목은 ‘관할권’과 ‘거래소 위치’, ‘거래소 소유권자’의 문제이다. 한국 검찰의 요청에 대해서 중국계 거래소인 OKX 거래소는 요청을 거부했다. 한국 검찰은 OKX에 대해서 관할권이 애매하여 추가적인 제재를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많은 중국계 거래소가 그런 것처럼 해외의 블록체인 자유 국가에 소재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거의 대부분이 페이퍼 컴퍼니이다. 탈중앙화의 이념을 가지고 투명한 블록체인을 주장하지만 거래소는 불분명한 관할지, 지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제 소유주 역시 업계 내부인이 아니면 확인하기 힘들다.

루나 재단에 관한 한국 검찰의 압박이 불투명한 블록체인 재단 구조로 인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각국의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와 정책이 사법 공조, 금융 공조를 통해 규제 정책이 일원화되고 있고 거래소 역시 금융 규제 수준에 맞춰 투명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번 루나 재단의 1천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입금과 일부 거래 중지 사태는 과도기적인 사태이다.

루나 재단의 문제는 단지 시장에서 운이 없었다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시장과 소통하고 사법 당국과 소통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큰 오해가 되고 있다. 루나 재단의 권도형 대표는 트위터로 한 불만만 이야기하기 전에 사법 당국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소명할 때이다.

필자 소개: 베타랩스 김호광 대표는 블록체인 시장에 2017년부터 참여했다. 나이키 Run the city의 보안을 담당했으며, 현재 여러 모바일게임과 게임 포털에서 보안과 레거시 시스템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관심사는 사회적 해킹과 머신 러닝, 클라우드 등이다.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