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그 어느 해보다 전동화 모델이 많이 쏟아져 나온 해였다. RPM9이 뽑은 올해의 차 톱 10에도 바로 이런 흐름이 반영되어, 순수 전기차가 무려 6개 모델이나 선정됐다. 치열한 한 해를 장식하며 톱 10에 뽑힌 영광의 주인공들을 소개한다(순서는 브랜드 알파벳 순).
아우디 Q4 e-트론
아우디는 오는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2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로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의 첫 모듈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Modular Electric Drive Toolkit)가 적용된 Q4 e-트론은 지난해 9월 한국에 공식 데뷔했다. Q4 e-트론은 그해 10월에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인증 수치보다 훨씬 긴 주행거리와 다양한 주행모드로 호평을 받았다. 이 차는 시판 후 석 달 동안 Q4 e-트론이 1570대, Q4 스포트백 e-트론이 399대 등 총 1969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임현기 신임 사장이 “사전 계약이 7000대 이상 이뤄졌다”라고 밝힌 만큼 2023년에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BMW THE 7
2022년 12월에 데뷔한 뉴 7시리즈는 7세대 완전 변경 모델로, 7시리즈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인 뉴 i7이 라인업에 추가됐다. 압도적인 존재감과 차별화된 디지털 경험을 강조했으며, 천장에서 펼쳐져 내려오는 BMW 시어터 스크린은 32:9 비율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전 세계 최초의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뒷좌석 탑승자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12월에 열린 국내 미디어 시승회에서 기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순항이 예상된다.
제네시스 G90
2022년 1월 공식 출시된 G90은 제네시스의 위상을 크게 높인 모델로 평가된다. 하향등에는 미세한 렌즈를 겹겹이 쌓아 올린 MLA(Micro Lens Array) 기술을 도입해 독특한 외관을 완성했으며,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과 능동형 후륜 조향(RWS),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등 첨단 주행 사양도 도입했다. G90는 계약을 시작한 첫날 1만2000대를 돌파했으며 18 영업일 동안 국내 시장에서만 총 1만8000대 이상 계약됐다. 그 덕분에 1월부터 11월까지 2만1057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339.8% 포인트나 증가했다. G90은 최근 미국 모터트렌드로부터 ‘럭셔리 자동차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라는 평가와 함께 ‘2023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현대 그랜저
지난해 11월에 출시된 7세대 그랜저는 전작 모델보다 훨씬 높아진 고급감으로 무장했다. 특히 1세대 그랜저를 오마주한 디자인 요소가 미래지향적인 느낌과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다. 기아 K8에 이어 동급 국산차로는 두 번째로 전륜 기반 AWD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1.6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3.5 LPi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선택지를 넓혔다. 그랜저는 신형 출시를 앞두고 수요가 감소해 2022년 1~11월 동안 5만8113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그러나 7세대 모델의 계약 대수가 이미 10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흥행 전망은 밝다.
기아 EV6 GT
EV6는 현대·기아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활용한 기아의 첫 순수 전기차다. 2021년 3월 출시 후 40여 일 만에 예약 대수가 3만 대를 넘기며 사전 예약이 앞당겨 종료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당시 공개된 고성능 모델 EV6 GT는 최고출력 584마력과 최대토크 740Nm(75.5㎏f·m)의 동력성능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100㎞/h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이 3.5초에 불과하고 최고속도는 260㎞/h로 제한된다. EV6 GT의 공식 시판은 2022년 10월 4일부터 시작됐으며, EV6는 11월까지 총 2만3615대가 판매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QE
EQC, EQS, EQA, EQB에 이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다섯 번째 전기차. 대형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EVA2’를 기반으로 개발된 두 번째 모델로, 2021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하나의 활처럼 보이는 원-보우(one-bow) 라인에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하며, 1회 충전으로 최대 471㎞를 주행할 수 있다. EQE는 1억원이 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출시 후 넉 달 동안 810대가 팔렸다.
포르쉐 타이칸 GTS
2020년 국내에 출시된 타이칸은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포르쉐 E-모빌리티(Porsche E-Mobility)’ 전략의 핵심 모델이다. 2021년에는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가 추가됐고, 2022년에는 타이칸 GTS가 더해졌다. 타이칸 GTS는 오버부스트 출력으로 최대 598마력을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3.7초가 소요된다. 기본 가격은 1억8030만원으로, 4S와 터보 사이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타이칸 GTS는 57대가 팔렸으며, 타이칸 라인업의 1~11월 전체 판매 대수는 1055대다. 최소 1억4000만원 이상의 고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토요타 GR86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이니셜 D’에 등장했던 토요타 AE86(하치로쿠)의 후속 모델 ‘토요타 86’의 뒤를 잇는 GR86은 운전의 즐거움을 새롭게 해석한 쿠페다. 구형보다 차체를 키웠지만, 드리프트의 즐거움은 여전히 동급 최고 수준. 231마력으로 높인 최고출력으로 동력성능 또한 더 강해졌다. 국내에는 수동 모델만 들어와 마니아 층에 어필한다. 출시 후 지난해 11월까지 74대가 고객에게 인도됐다.
폭스바겐 ID.4
ID.4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인 MEB를 바탕으로 한 ID.패밀리의 첫 번째 SUV로, 폭스바겐 그룹에서는 콤팩트 SUV급에 속하고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C 세그먼트(준중형) 급에 속한다. ID.4에서 인상적인 건 정숙성이다. 풍절음을 아주 잘 잡았을 뿐만 아니라 모터의 화전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가격은 5490만원으로, 국비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다. ID4.는 출시 직후 계약 대수 7000대를 돌파했으며, 시판 후 넉 달 동안 1271대가 팔렸다.
볼보 C40 리차지
볼보자동차는 순수 전기차들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2025년까지 글로벌 판매의 50%를 전기차, 나머지를 하이브리드로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볼보의 전동화를 이끄는 C40 라차지는 최상위 트림인 ‘트윈 얼티메이트’로 구성돼 ▲총 408마력, 0→100㎞까지 4.7초 소요되는 고성능 듀얼 전기모터 및 사륜구동 시스템 ▲파일럿 어시스트, 충돌 회피 지원, 시티 세이프티 등 최첨단 안전 시스템 ▲360도 카메라,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 20인치 리차지 휠 등 프리미엄 편의사양을 탑재했다. 열 달 동안 722대가 팔리며 한국 시장에 안착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