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성시대가 왔다. 승용차부터 상용차, 모터스포츠 영역까지 전동화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모빌리티 대전환 시대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전기차 상용화 이전부터 세그먼트별 기술 개발 전략을 세워 전기차 특화 기술을 확보하고,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는 차별화된 특성이 있어, 그 특성에 최적화된 전용 타이어가 필요하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저소음, 낮은 회전저항에 기반한 높은 전비 효율, 고하중 지지, 빠른 응답성과 높은 토크 대응 등의 성능을 갖는다. 최근 고성능 전기차의 보급이 빠르게 늘어나며 핸들링 등 퍼포먼스 부분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다년간 축적해 온 전기차 맞춤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신차용 타이어 공급 시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왔다. 포르쉐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을 비롯해 아우디 최초 순수 전기 스포츠카 ‘e-트론 GT’, 폭스바겐 최초 순수 전기 SUV ‘ID.4’와 ‘ID.4 GTX’ 등 브랜드별 ‘최초’ 수식어가 붙는 고성능 전기차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업계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테슬라 ‘모델3’, ‘모델Y’도 한국타이어를 장착한다.
글로벌 완성차의 뜨거운 러브콜은 2022년에도 계속됐다. 현대차 ‘아이오닉 6’, BMW 최초 순수 전기 그란쿠페 ‘i4’, 아우디 최초 콤팩트 전기 SUV ‘Q4 e-tron’과 ‘Q4 e-tron GT’, 폭스바겐 그룹 스코다 브랜드의 최초 순수 전기 SUV ‘엔야크 iV’가 한국타이어를 신는다.
특히 올해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 강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5월 유럽에서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iON)’을 론칭하고, 9월부터 국내에서도 판매를 시작해 인기몰이 중이다. 아이온은 ▲사계절용(아이온 에보 AS) ▲고성능용(아이온 에보) ▲겨울용(아이온 윈터)까지, 세계 최초 전기차 전용 풀 라인업을 갖추고 탄생한 전기차 전용 브랜드다. 설계 단계부터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를 대상으로 개발되어 고출력 전기차의 고성능을 구현한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최신 소음 저감 기술인 ‘사운드 옵저버 테크놀로지(Sound Absorber Technology)’를 적용, 주행 중에 발생하는 특정 주파수의 소음을 억제한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실제로 전기차에 장착하고 실내 소음을 테스트한 결과, 자사 일반 타이어가 54㏈, 아이온은 42㏈을 기록했다. 전기차 운전자라면 아이온 장착만으로 최대 29% 포인트까지 조용한 주행이 가능하다.
내연기관차가 연비를 중요시했다면, 전기차는 '전비'가 중요하다.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회전저항 데이터를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에 따르면, 아이온의 경우 자사 일반 타이어 대비 6.3% 포인트 높은 전비 효율을 나타냈다. 전기차로 500㎞ 주행할 경우 기준 약 32㎞의 거리를 더 주행할 수 있는 놀라운 결과다.
실차 마모 테스트에서도 차이가 났다. 테스트에서 아이온은 자사 일반 타이어 대비 마일리지가 최대 25% 포인트까지 증가함이 측정됐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20~30% 포인트 더 무거워 타이어의 불균일한 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아이온의 경우 고하중에 최적화된 강성 프로파일(윤곽) 적용으로 도로 접지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키고, 균일한 트레드(타이어 바닥 접촉면) 마모를 통해 사용기간을 늘렸다.
이와 함께 지난 10월 국내 최초 전기 버스 전용 타이어 ‘스마트 아이온 AU06+’을 출시, 아이온의 포트폴리오를 상용차까지 확장했다. 향후 도심 교통 및 운송 중심의 ‘아이온 시티(iON City)’, ‘아이온 플렉스(iON Flex)’까지 개발해 전기 상용차 타이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의 혁신 전기차 기술력은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될 전망이다. 2023년 1월 멕시코시티 E-Prix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고 전기차 레이싱 대회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이하 포뮬러 E)’ 시즌 9의 레이싱 타이어 독점 공급사이자 테크니컬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개발한 전기차 레이싱 타이어 ‘아이온’은 최고의 모터스포츠 성능, 일관된 퍼포먼스, 친환경 소재 적용, 낮은 회전저항 등 포뮬러 E가 요구하는 타이어의 엄격한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즌 9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3세대 포뮬러 E 레이싱카는 기존 세대 대비 50㎏ 경량화된 차체 중량, 100㎾ 향상된 최대출력, 시속 322㎞에 달하는 최고속도를 제공한다. 한국타이어는 3세대 차량과 최고의 케미스트리를 발휘하고, 대회를 통해 축적한 전기차와 타이어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반 전기차 타이어 개발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