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강서구 신호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르노코리아자동차 공장은 삼성자동차에서 르노삼성 그리고 르노코리아자동차로 간판이 바뀌는 동안 여러 번 방문한 바 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부산 공장 견학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소개했다.

◆로봇이 부품 이송하며 공장 자동화율 높여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의 변화 중에 먼저 눈에 띈 것은 자동부품 공급장치(AGV, Auto Guided Vehicle)다. 라인마다 필요한 부품을 사람이 나르는 게 아니라 자동화된 로봇이 알아서 척척 배급해준다. 덕분에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근로자 주변에 미리 부품을 쌓아둘 필요가 없다. 이 공장에서는 총 220대의 AGV가 가동되고 있다.

<AGV가 라인으로 부품을 배송해주는 모습>

이 장비 도입 덕분에 르노코리아는 단일 공장에서 최대 일곱 차종을 혼류 생산할 수 있다. 현재는 세 개 차종(XM3, SM6, QM6)을 생산 중이지만, 2016~2019년에는 7개 차종(SM3, SM5, SM6, SM7, QM6, 닛산 로그, SM3 ZE 전기차)을 동시 생산한 바 있다. 르노코리아의 다차종 혼류 생산은 차종별 시장 수요 변동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가능해 재고 관리에 유리하다.

르노 부산 공장은 르노 그룹 내에서 최고 수준의 생산 품질을 낸다고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르노 그룹 전 세계 20개 차량 공장 중에서 부산 공장은 출하 차량에 대한 불량수(SAVES)가 가장 적다. 이는 작업자들에 대한 철저한 품질 교육과 표준작업준수, 우수한 설계 품질, 생산 품질, 부품 품질과 관리 역량을 입증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달라진 점은, 공장 오픈 초기에는 생산 라인 위의 통로를 통해 견학했는데, 이번에는 근로자들이 일하는 눈높이에서 견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일반인의 견학은 그 통로로 다시 진행할 예정인데, 기자들의 견학은 좀 더 가까이에서 진행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컨테이너 수출로 또 한 번 ‘원가 절감’

새롭게 도입한 건 또 있다. 비장의 ‘컨테이너 수출’이 그것이다. 자동차는 자동차 수출 전용 선박으로 수출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방법은 선박이 오는 주기가 길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해상 운임이 급등한 것도 완성차 업체들에 압박을 주는 요소다. 하지만 컨테이너에 차를 실어놓으면 비교적 자주 오는 컨테이너 선박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용도 자동차용 선박을 이용할 때보다 10% 절감된다는 게 르노코리아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지켜본 컨테이너 선적 모습은 신기했다. 작업자는 먼저 XM3 한 대를 후진으로 몰아 컨테이너에 집어넣는다. 이 차 앞에 특수 장비를 설치한 후, 두 번째 차를 먼저 집어넣은 차 위에 포개듯이 올린다. 그리고 마지막 차를 넣으면 컨테이너 작업이 끝난다.

차를 컨테이너에 넣을 때 시간이 좀 걸려서 전용 선적을 이용하는 편이 더 빠르다는 생각도 했는데,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자동차 전용선까지 이동하려면 트레일러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거든요. 수출차를 트레일러에 실은 뒤에 항구에 정렬하고, 다시 작업자가 운전해서 일일이 선적하는 방식이니까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립니다.”

르노코리아의 수출 효자 상품인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는 2020년 7월 칠레 수출을 시작으로 2020년 909대, 2021년 5만6719대, 2022년 9만9166대 등 지난해까지 누적 수출 실적 총 15만6794대를 기록했다. 현재는 전 세계 54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2022년 한 해 동안 유럽 지역에서 XM3 9만3251대, QM6(수출명 르노 꼴레오스) 5088대 등 총 9만8861대를 수출(전체 수출 물량 11만7020대의 84.5%)하며, 창사 이래 유럽 지역 최대 수출 물량을 달성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2022년 유럽 국가별 판매량은 프랑스(3만3467대) 스페인(1만3936대), 영국(8325대), 독일(7785대), 이탈리아(7139대) 등으로, 자동차 선진국에서 크게 사랑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1월~4월 사이에 2만6222대의 XM3가 수출되어 르노코리아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부산=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