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시보드를 거의 덮는 34인치 초대형 화면 디스플레이와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2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곧 양산차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다.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기술 발전, 차량 전장 기술의 고도화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술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비전을 내놨다. 움직이는 스위블(가변형) 디스플레이, 접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홀로그램 AR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기술도 확보한 현대모비스는 기술 ‘차별화’를 넘어 ‘Tech Innovator’로의 위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기술연구소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2023 미디어 테크 데이’를 개최하고,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 미래 전략을 소개하고 신기술 시연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현대모비스가 올해 CES 2023에서 강조한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 도약 전략과 연계한 것으로, 미래 성장 산업인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 공략을 위한 핵심 솔루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는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를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게 시스템화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전문 기업을 의미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테크 데이에서 ‘고급화-안전성-가변성’을 키워드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34인치 초대형 커브드 화면이 움직이는 ‘스위블(가변형) 디스플레이’와 위아래로 돌돌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홀로그램 AR-HUD와 25인치 고화질 로컬디밍 HUD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승객 인터랙티브(Passenger Interactive) 디스플레이 ▲QD(퀀텀닷) 미니 LED 디스플레이 ▲내추럴(Natural) 3D 디스플레이 ▲홀로그램 AR-HUD ▲마이크로(Micro) LED 등 시장 선도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승객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와 동승자를 위한 고화질, 대형 디스플레이로 최근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콕핏’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개발 중인 마이크로 LED, QD(퀀텀닷) 미니 LED 디스플레이도 고화질과 긴 수명, 저전력 소모 등이 강점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 가장 앞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대화면, 고화질, 신기술(3D, AR 등), 프라이버시 모드, 디자인 차별화 등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내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의 첨단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올해 90억 달러에서 오는 2027년에는 14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기술에 대한 자체 설계, 검증, 생산 역량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의 핵심 영역인 광학 및 기구 설계, 품질과 신뢰성 검증, 공급망 관리 등 종합 매니지먼트 역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경우 전문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이처럼 자체 역량을 확보하게 되면 기술 안정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고객 요구 사항에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게 된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 전환에 따라 확장성 있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게임, 스포츠, OTT 서비스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솔루션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날 테크 데이 발표자로 나선 현대모비스 한영훈 EC 랩장은 “현대모비스는 공간에 대한 혁신과 사용자 만족도 향상, 탑승객 안전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테크 데이에서 스위블과 롤러블 디스플레이, 25인치 로컬디밍 HUD 등 세계 최초로 개발한 디스플레이 기술 3종의 시연도 진행했다. 현대모비스가 해당 기술을 공개된 자리에서 직접 시연해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스위블 디스플레이와 25인치 로컬디밍 HUD는 올해 초 열린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은 바 있는 기술이다.
‘스위블(swivel) 디스플레이는 초고해상도인 6K급 OLED 패널이 적용됐다. 동작 범위는 33도이고, 2.5초 만에 완전히 전개된다. 필요하면 운전석 안쪽으로 회전시켜 주행에 필요한 최소 정보만 표시한 작은 스크린으로 활용해 개방감을 확보할 수 있고, 자율주행 중에 사용자가 보고 싶은 영상을 전체 스크린으로 키워서 즐길 수 있다. 각종 콘텐츠는 터치와 제스처 인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18인치의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히든과 베이직,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등 네 가지 모드로 개발됐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과 양산 시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차량용 OLED는 온도(-40~85℃)와 진동 등에 견뎌야 하고, 접고 펴는 내구성은 10만 회 정도 견딜 수 있게 설계했다”라면서 “롤러블 형태는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뿐 아니라 위에서 내려오는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완성차 업체와 협의를 해야 하는 게 있어서 양산 시기를 지금 말할 수는 없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고객 프로모션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AR HUD,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고부가 전장 제품 수주를 지속해서 강화해 왔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핵심 부품 분야 해외 수주 목표액은 53억50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품이 포함되는 전장 분야 해외 수주 목표는 18억3000만 달러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