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여러 대의 신차와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이 가운데 콘셉트카인 ‘비전 노이어 클라쎄’와 양산차인 i5가 큰 관심을 끌었다. 행사장을 방문한 한국 기자단은 현재 BMW 디자인을 지휘하는 도마고 듀케 총괄 디자이너를 만나 최근 BMW 디자인에 관해 대담을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과거 나온 i4는 3시리즈보다 약간 뚱뚱해진 것 같은데, i5는 전기차치고 슬림해 보인다. 그 비결이 뭔가?
“i5를 슬림하게 느낀다니 다행이다. 사실 구형(G30)보다 50~60㎜ 높아졌다. 3시리즈는 스포티하고 7시리즈는 사회적 지위를 돋보이게 하는 차인데, 5시리즈는 매끄럽고 엘레강스한 느낌을 전하고자 했다. 차체는 5m 이상으로 길어졌고, 디자인 요소를 잘 결합해 가볍고 슬림한 느낌을 전하고 했다. 블랙 록커 패널과 프런트 리어 라인을 매끄럽게 이었다. 리어 파트의 테일도 드롭 형태의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다양한 요소들이 연계, 조화돼 전체 패키지가 느껴지도록 했다.”
▲노이어 클라쎄 디자인에서 제일 중요하게 고려했던 부분은?
“비전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서 다음 세대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반영하고자 했다. BMW는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전통이 있는 기업이다. 요즘 신규 중국 업체들은 전통이 부족하지 않나? 이들과의 차이를 부각하고자 만들었다. 멋진 차이면서도 모던하고 전통이 있는 차,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차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BMW 브랜드는 돈 많은 이들만을 위한 차가 아니라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
▲외관만큼 실내도 많이 변했다. 탑승객이 어떤 배려를 느낄 수 있는가.
“과거에는 운전하는 게 중요했고, 인테리어를 보면 콕핏 이미지가 중요했다. 고속도로에서도 주행에만 집중시켰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갇혀 있는 걸 원하질 않고 충분한 공간감을 느끼길 원한다. 인테리어 탑재 기술은 매우 복잡하다. 그런 것들이 너무 부각 되는 걸 나는 원하지 않는다. 운전자가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위기, 안전한 차량에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요소들을 고려했다.”
▲최근 들어 BMW 전기차가 매우 급진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비전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전기차의 미래만 보여주는 건 아니다. 이것은 앞으로 만들어질 내연기관차에도 적용한다. 전체적으로 소통하고 운전자의 경험을 중요시한 것이다. 전기차는 인프라 시설이 없다면 힘들 것이다. 그래서 디지털 경험과 관련된 부분에서 최대한 충족하기 위해 해당 국가 지역의 법률 규정을 준수하면서 운전자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BMW의 ‘키드니 그릴’은 전기차 시대 이후에 어떻게 변화하나?
“비전 노이에 클라쎄의 경우, 모던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미래 BMW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헤 전동화, 디지털, 순환성을 실현했다. 이는 단순히 전기차로 만든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여기에는 복잡한 기술이 들어가는데, 핵심 키워드는 자원을 줄이는 ‘모어 위드 레스(more with less)’다. 사용하는 원자재 수는 줄이면서도, 파워트레인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또한 차를 만들면서 고객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BMW의 더블 키드니 그릴은 다양한 디자인의 변천을 겪었다. 앞으로는 그릴의 크롬은 조명으로 대체한다. 크롬으로 처리하면 낮에만 볼 수 있는데, 조명으로 대체해 주변 환경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다. BMW는 강력한 이미지를 부각해 모든 운전자가 원하는 방식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별 특성이 다르지만, 다양한 문화를 조화시키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디자인이 단순화되는 흐름에서 앞으로 어떤 게 가장 먼저 사라질까.
“고객의 관점에서 꼭 필요치 않은 건 사라질 수 있다. 앞서 말한 크롬이 대표적인 경우다. 테슬라나 중국차보다 BMW가 비싼데도 왜 고객들이 구매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BMW의 브랜드 가치를 차에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콘셉트카 ‘노이어 클라쎄’의 경우 부품 수는 얼마나 줄어드나?
“정확하게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단일 소재 사용에 중점을 뒀는데, 미적인 요소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분리되는 소재를 사용했다. 리어 범퍼는 디퓨저 역할도 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는 아래에 구조물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표면을 깔고 필요한 것을 장착시키는데, 이런 것들이 줄어들게 된다. 센터 콘솔이나 에어컨도 커버 없이 간결하게 만들었다. 프런트 엔드(헤드램프,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는 최소 50~60% 정도 부품 수 줄었다고 보면 되고, 파트에 따라서는 80% 줄어든 곳도 있다. 부품이 얼마나 줄었는지보다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도마고 듀케 BMW 디자인 총괄 프로필
2019년 4월 - 현재 BMW 디자인 총괄
2017~2019년 3월 BMW i 및 BMW M 디자인 총괄
2013년 BMW 외장 디자인 총괄
2010년 BMW 그룹 입사
2007~2010년 시트로엥 디자인 센터 외관 디자인 슈퍼바이저
2001~2007년 시트로엥 디자인센터 시니어 외관 디자이너
1999~2001년 폭스바겐 그룹 디자인 센터 유럽 외관 디자이너
1995~1999년 독일 포르츠하임 디자인 스쿨 운송 디자인학과
뮌헨=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