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16일 성남공항에서 개막한 'ADEX(서울 국제 항공우주 방위산업 전시회) 2023'에 EV9 밀리터리 콘셉트 모델을 깜짝 공개했다.
EV9은 올해 6월에 국내 시장에 데뷔한 국내 최초의 3열 7인승 전기 SUV다. 99.8㎾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01㎞(19인치 휠 2WD 모델 인증 기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기아는 이번 행사에 EV9 밀리터리 콘셉트를 내놨으나 별도의 자료를 내놓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기아 관계자는 “이 차는 콘셉트 모델로, 군용 지휘차를 이렇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V9 밀리터리 콘셉트카는 말 그대로 '개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민수용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외장을 녹색으로 꾸미고 통신장비를 장착했다. 타이어는 금호타이어의 엑스타 PS71 EV로, 앞, 뒤 모두 255/60 R19 사이즈를 장착했다.
실내 역시 민수용을 그대로 가져왔으며, 군용처럼 보이기 위해 단순한 컬러를 적용했다. 뒤 도어의 경우 왼쪽은 민수용과 거의 차이가 없는데, 오른쪽은 도어 트림을 한 판으로 찍어낸 것이 차이점이다. 만약 군수용으로 개발되면 오른쪽 도어처럼 단순하게 한 판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
기아는 차량 탑재형 81㎜ 박격포도 선보였다. 이는 과거 군용 트럭에 연결해 이동하다가 정차한 후 쏘던 박격포를 차체에 탑재한 채로 이동하며 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동성과 생존확률을 높였다.
기아는 중형 전술 차량도 야외에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기아는 앞서 '중형표준 차량 및 5t 방탄킷 차량 통합 개발용역' 사업을 2019년부터 추진했다. 이는 우리 군이 2024년 양산을 목표로 5년간 약 177억원을 투자, 현재 운용 중인 2½톤과 5t 군용 표준차량을 대체하고 5t 방탄 차량을 신규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번에 공개된 중형 전술 차량은 아군 확보 지역에서 보병 부대의 기동성과 생존확률을 보장하기 위해 운용되는 차량이다. 크기는 길이 7900㎜, 너비 2500㎜, 높이 3150㎜이며, 무게는 16t이다. 최고출력 330마력의 엔진과 자동변속기를 얹었고, 포장도로에서 최고시속 100㎞로 달릴 수 있다. 최대 탑승 인원은 18명, 등판능력은 31°, 도섭(도하) 능력은 760㎜다. 이 차에는 K15 기관총이나 K16 기관총을 장착할 수 있으며, 소총탄 방호 기능도 갖췄다.
한편 기아는 2017년에 모하비를 군용화 개조한 차량 20여 대를 대한민국 공군에 납품한 바 있다. 공군에 납품한 군용 모하비는 ▲최대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m의 동력성능을 갖췄으며 ▲상시 4륜 시스템 ▲산악용 타이어 등을 적용해 일반 모하비 대비 험로 주행성을 대폭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국방색 위장도장 ▲24V 무전기 전원공급장치 ▲통신장비 장치대 ▲루프박스 등을 적용해 군 작전 수행력을 높였고, ▲자동 8단 변속기 ▲에어컨 ▲후방카메라 ▲후방모니터 등의 사양도 대거 적용해 탑승자의 편의성도 배가했다.
특히 군용 모하비는 일반 모하비 차량의 뛰어난 상품성을 바탕으로 별도의 차체 변형 없이 군 작전 수행에 필요한 각종 요구 조건들을 충족시켜 국방 예산 절감과 작전 상황별 활용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아는 군용 모하비 납품을 통해 지난 2012년 레토나(모델명 K131)를 끝으로 단종된 1/4t 군용 차량 부분에 재진출함으로써 ▲소형 전술차 계열 ▲1 1/4t 계열 ▲2 1/2t 계열 ▲5t 계열 ▲15t 계열 등의 전방위적인 군용 라인업을 보유한 군용 차량 전문 업체로 거듭났다.
기아 관계자는 “군용 차량으로 납품된다는 것은 최고의 상품성을 갖췄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기아는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차량을 통해 고객 감동을 실천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토 수호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