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중고차 시장을 뒤흔들 인증 중고차 사업을 드디어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는 19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현대 인증 중고차 양산센터에서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Hyundai Certified/GENESIS CERTIFIED)'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인증 중고차 사업 공식 출범을 알렸다.
현대차는 이날 양산센터에서 상품화과정을 거쳐 품질 인증이 완료된 팰리세이드 인증 중고차와 제네시스 G80 인증 중고차를 처음 공개하고, 24일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아시아대권역장 유원하 부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만든 사람이 끝까지 케어 한다(Made by us, Cared by us)'라는 철학 아래 인증 중고차 사업을 준비해왔다”라며, “중고차 판매를 넘어서 고객이 더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해, 투명하고 공정한 중고차 거래문화를 안착시킴으로써 국내 중고차 시장의 선진화에 이바지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유 부사장은 “중고차 시장은 정보를 얼마나 많이 제공하느냐가 신뢰도를 결정하므로, 전국의 다양한 물량을 온라인으로 검색할 수 있게 했고 오프라인 전시 공간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인증 중고차 사업 방향성으로 ▲투명 ▲신뢰 ▲고객가치를 제시하고,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신차와 중고차 모두 현대차이기 때문에 중고차 고객도 신차 고객과 마찬가지로 세심하게 관리하고, 국내 중고차 시장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겠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중고차매매업 사업자등록을 시작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단계별로 준비해왔으며, 1년 10개월 만에 중고차 매집에서부터 상품화, 물류, 판매에 이르기까지 중고차 사업 전 과정에 걸쳐 자체 인프라를 마련하고 사업 출범을 알렸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는 238만 대에 달해 신차 등록 대수의 약 1.4배에 이른다. 이 중 현대차와 제네시스 중고차는 90여 만대로 전체 중고차 거래의 약 38%를 차지한다.
현대차는 올해 두 달여가 남은 점을 감안해 2023년 판매목표를 5000대로 설정했으며, 내년부터 판매 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제조사 인증 중고차(Manufacturer Certified Pre-Owned)'를 시장에 공급해,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안심하고 구매하기를 원하는(Peace of mind) 고객층을 신규로 개척한다.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는 국내 최다 수준인 현대차 272개 항목, 제네시스 287개 항목에 걸친 진단·검사를 거쳐 품질 인증을 받고 판매된다.
이를 통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제고하고, 전체 중고차 시장 규모 확대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우수한 품질의 중고차를 공급하기 위해 신차의 제조공장(factory)에 해당하는 인증 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를 경남 양산과 경기도 용인 두 곳에 마련했으며, 향후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해 주요 권역에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매입된 중고차는 이곳에서 정밀진단과 품질개선, 검사, 인증 등의 상품화과정을 거쳐 고품질의 차량으로 리뉴얼(renewal)된다.
특히 양산 인증 중고차센터는 부지면적(3만1574㎡) 기준으로 단일 브랜드 상품화센터 중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연간 1만5000대의 중고차를 상품화할 수 있어 인증 중고차 중심 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 해외 선진시장을 벤치마킹해 기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대고객 서비스와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제조사로서 보유한 자체 데이터뿐 아니라 외부 기관에서 확보한 대량의 정보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하이랩(Hi-LAB)' 및 '인공지능 가격 산정 엔진(AI Pricing Engine)'을 제공해 소비자가 중고차 구매를 꺼리는 핵심 원인이었던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의 비대칭 해소에 나선다.
판매채널은 혁신성과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고객은 모바일 앱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 및 인증 중고차 전용 웹사이트에서 상품 검색과 비교뿐 아니라 견적, 계약, 결제, 배송 등 '내차 사기' 전 과정을 온라인 원스톱 쇼핑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최종 구매한 차량은 집 앞 등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배송된다.
현대차는 하나의 모바일 앱 및 웹 안에 현대 브랜드관과 제네시스 브랜드관을 운영해 고객은 편리하게 두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다.
한편 현대차는 신차 구매 고객이 타던 차량을 매입하는 '내차 팔기' 서비스도 선보인다. 신차 구매 고객은 타던 차량의 브랜드 상관없이 매각할 수 있다. 단, 차량 연식 8년 미만, 주행거리 12만㎞ 미만 차량만 신청할 수 있다. 국내 브랜드에서도 중고차 처리와 신차 구매가 동시에 가능해지는 것이다.
'내차 팔기' 서비스는 지난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 권고안에 따라 현대차/제네시스 신차 구매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AI 가격 산정 엔진 등을 통해 차량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공정한 가격(fair price)으로 신차 구매 고객의 중고차를 매입한다.
'내차 팔기' 역시 실제 차량 상태 확인을 위한 전문인력 방문을 제외하고 매각 전 과정을 온라인 채널에서 진행할 수 있다.
현대차 국내 CPO 사업실장 홍정호 상무는 “이제 국내 소비자들도 해외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제조사가 품질을 인증한 고품질의 중고차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인증 중고차 출시의 의미는 상당하다”라며, “제조사 인증 중고차 공급으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가 높아지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중고차 정비와 부품, 유통·관리, 시험·인증, 중고차 금융 등 다양한 전후방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