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주관하는 모터스포츠 축제인 'N 페스티벌'에 내년부터 고성능 전기차 레이스 대회가 추가된다.
현대차는 7일 저녁 서울 성수동 레이어41 스튜디오에서 열린 N 페스티벌 시상식에서 이 새로운 레이스에 투입될 아이오닉 5 N eN1 CUP(컵) 카의 제원과 사진을 공개했다.
아이오닉 5 N을 바탕으로 레이스카로 개조한 이 차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주용차로 개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외관은 레이스용 보디킷과 대형 리어 윙으로 차별화했다. 현대차 N 브랜드 매니지먼트실 박준우 상무는 “최종 완성차는 지금의 디자인과 약간 달라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고출력은 기존 아이오닉 5 N과 마찬가지로 448㎾(609마력, NGB 사용 시 478㎾, 650마력)다. 기존 출력으로도 충분히 고성능을 즐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양산차에 비해 공차중량을 200~250㎏ 줄이고, 차체 높이를 50~70㎜ 낮췄다. 경량화를 위해 측·후면 유리는 폴리카보네이트로 교체했다.
타이어는 기존 275/35 R21 대신에 280/680 R18 슬릭 타이어를 장착했다. 또한 양산차에는 프런트 4P, 리어 1P 캘리퍼를 적용했는데, 이 차에는 프런트 6P, 리어 4P 캘리퍼를 장착하고 레이싱 패드까지 끼웠다. 서킷에서 고속주행이 이어지는 경주차의 특성에 따른 업그레이드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를 구조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여기에 필로우 볼 마운트와 조절식 서스펜션을 채용했다.
안전성에도 공을 들였다. FIA 규격의 6점식 롤케이지와 함께 하단에 배터리 보호 구조를 적용했다. 또한 고전압 차단 장치를 적용하고 고전압 경고 신호등으로 배터리로 인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전기차 레이스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 기능은 레이스 중 팀별로 각기 다른 사운드를 낼 수 있고, 양산차보다 증폭된 사운드가 적용된다. 팀별로 다른 사운드는 경기 도중에 소리만으로도 어느 팀이 다가오는지 알 수 있는 특이한 기능이다. 또한 결승 레이스에서는 N e 시프트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으며, 추월 때는 NGB를 활용하도록 했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2월에 eN1 컵 카 개발을 끝내고 실차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서 3월에는 경주차를 각 팀에게 보내게 되며, 4월에는 공식 연습이 시작되고 대회 규정이 발표된다. 이후 5월부터는 2024 시즌에 돌입할 예정이다.
내년 시즌은 현대 N 컵(스프린트)과 N 타임트라이얼 등 두 가지로 열리는데, 인제와 영암에서만 열렸던 과거와 달리 경기도 용인 삼성 스피드웨이 경기가 두 차례 열리는 게 특징이다. N 컵은 4월 27~28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개막전을 시작으로 2라운드 용인, 3라운드 영암, 4라운드 용인, 5라운드 인제, 6라운드 영암에서 펼쳐진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장지하 팀장은 “레이스에 여러 변수를 주기 위해서 코스를 다양하게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개막전인 인제스피디움과 2라운드 용인은 숏 코스이고 4라운드 용인은 풀 코스로 진행되며, 5라운드는 내구 레이스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구 레이스는 몇 시간 동안 몇 바퀴를 돌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규정이 정해지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N 타임트라이얼에는 N 드리프트와 N 드래그 부문이 추가된다. 여기에 기존에 열리던 짐카나와 타임트라이얼, 트랙데이까지 총 180대가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올해 초 공언한 주니어 드라이버 파견 프로그램에는 아반떼 N 컵 프로 부문 우승자 김규민 선수가 뽑혔다. 김 선수는 현대차의 프로그램에 따라 트레이닝을 거쳐 유럽 무대에 진출하게 된다.
현대차 장지하 팀장은 “현대 N 컵 대회가 한국과 미국, 중국에서 열리게 되면서 국내 레이싱 드라이버들의 해외 체험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해외 드라이버들이 국내 경주장에서 한국 드라이버들과 맞대결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