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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행동주의펀드와 대결서 압승…약 80% 원안 찬성

배당금·자사주 소각 원안 가결
20% 투자자 행동주의펀드 손들어…향후 주주환원정책 영향 미칠수도

발행일 : 2024-03-15 12:46:22
삼성물산 60기 정기주주총회.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60기 정기주주총회. 사진=삼성물산.>

행동주의펀드가 삼성물산에게 현재보다 더 높은 수준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제안을 제시한 가운데 이번 삼성물산의 정기주주총회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주총 결과 행동주의펀드의 제안은 부결됐지만 약 20%의 투자자들이 행동주의펀드의 제안에 손을 들어줌에 따라 2025년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5일 삼성물산은 서울 강일동 본사에서 6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감사보고, 영업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등을 진행했다.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과 관련 투표자의 80% 정도가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주면서 삼성물산의 압승으로 끝났다. 다만 20%의 투자자들이 배당증액과 자사주매입을 찬성해 향후 주주환원 정책의 흐름 변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60기 정기주주총회.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60기 정기주주총회. 사진=삼성물산.>

이날 주총의 화두는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과 미국의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 한국의 안다자산운용 등 5개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한 내용의 가부였다.

투자사들은 주주제안을 통해 삼성물산 보통주 한 주당 4500원(우선주 4550원)의 현금 배당과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청한 바 있다. 이를 현금으로 따지면 1조2000억원 규모다. 또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역시 행동주의펀드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행동주의펀드 대표로 제안에 나선 법무법인 린의 도현수 변호사는 “삼성물산의 우량자산이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어도 투자자들이 투자 손실을 입고 있다”며 “삼성물산의 자본과 주주수익률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결권 자문회사들과 투자사들, 소액투자자들은 삼성물산이 주주들에게 약속한 수준뿐만 아니라 국내 평균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사의 수익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 관계사 수익만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너무 적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비록 행동주의펀드의 지분율이 1.46%에 불과해 실현 가능성은 낮았지만 최근 금융위가 기업들에게 밸류업프로그램 등을 요청한 상황이어서 7%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이번 주총의 최대 관심사였다.

이와 관련 주총에서 삼성물산 측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삼성물산은 올해를 시작으로 3기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하면서 배당 정책내 최대 지급률인 관계사 배당수익의 70%를 재원으로 하는 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의 배당했다. 또 보통주 781만 주와 우선주 전량인 16만 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주주 제안은 3기 주주환원정책을 넘어서는 내용으로 경영상 부담이 클뿐만 아니라 올해 당사의 잉여현금흐름 100%를 초과한다”며 “이 정도 현금 유출이 발생한다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 확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주총결과 배당금 증액 관련 투표 결과 총 1억5900만 주 중 1억3800만 주가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1억600만 주가 원안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3%에 해당하는 3200만 주는 행동주의펀드의 손을 들어줬다.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서도 원안 찬성이 82%로, 행동주의펀드의 제안에는 18%만이 찬성했다.

반면 투표에 참가한 투자자들 중 약 20%는 삼성물산의 주주환원 정책 변경에 지지를 표했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 당장 무리한 주주환원 정책보다는 신규 투자에 힘을 싣고자 한다”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주주 환원을 위해 2025년부터 시작되는 주주환원 정책에서 주주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지난해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자기주식 소각의 건 △이사 선임의 건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상원 기자 sllep@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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