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15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 성능시험연구소에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를 국내 언론에 공개했다. 이노뷔(EnnoV)는 '전기'를 뜻하는 'ELECTRIC'과 '혁신'을 뜻하는 'INNOVATION'의 결합어로, 금호타이어의 혁신적인 기술력을 모두 담은 EV 전용 프리미엄 브랜드다.
정일택 대표이사 사장은 “이노뷔는 내연기관차보다 차체가 무겁고 토크가 높으며 소음이 없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면서 “이 제품으로 전기차 타이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최상의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어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하는 이 시기에 금호타이어에 주어진 미션은 신기술과 솔루션으로 고객에게 안전과 편리한 이동을 제공하는 '유어 스마트 모빌리티 파트너'”라면서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 노하우와 경험에 더해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를 접목, 기술의 금호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자사 역사상 최고 매출액인 4조5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OE 공급을 늘리는 한편, 하이엔드 세그먼트를 공략해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목표다.
이노뷔(EnnoV)는 세계 최초로 단일 제품에 HLC 기술을 전 규격에 적용한 차세대 전기차 전용 타이어다. HLC(High Load Capacity) 기술은 전기차와 같은 고하중 차량에서 일반 제품 대비 동일한 공기압 조건에서도 더 높은 하중을 견딜 뿐만 아니라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는 구조 설계 방식이다. 금호타이어는 미래 모빌리티의 혁신을 가져올 HLC 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의 한계를 뛰어넘어 모든 성능이 안정적으로 구현되도록 이노뷔(EnnoV)를 설계했다.
이노뷔(EnnoV)는 사계절(All-season)용 EnnoV PREMIUM, 겨울용(Winter) EnnoV Winter, 롱마일리지용(Long-mileage) EnnoV SUPERMILE 3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 중 EnnoV PREMIUM은 세계 최초로 전 규격(29개 규격)에 HLC 기술을 적용하여 최고의 주행성능, 승차감, 내마모뿐만 아니라 저연비 성능까지 제공한다.
특히 이노뷔(EnnoV)는 타이어 홈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딤플(dimple) 설계로 분산시키는 '타이어 소음 저감기술'과 타이어 안쪽에 부착하는 K-Silent 기술인 폴리우레탄 재질의 폼(Foam)을 부착해 타이어의 공명음과 지면과의 접촉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했으며, 패턴 설계 해석 시스템을 활용하여 주행 및 내마모 성능을 향상했다. 또한 연비뿐만 아니라 승차감 및 제동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분산 정밀 실리카가 적용된 EV 전용 컴파운드를 사용했으며, 일반 제품 대비 마모성능과 제동력 등을 대폭 개선해 주행안정성을 업그레이드시켰다.
금호타이어는 이노뷔를 통해 기존 EV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차세대 모빌리티의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의 혁신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며, 이를 통해 퍼포먼스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일택 사장은 유럽 공장 추진과 관련, “인플레이션이나 고용 환경을 고려해 네 곳을 두고 고민 중인데 EU(유럽 연합) 지역으로 갈지, 비(非)EU 지역으로 갈지 고민 중”이라며 “생산 규모는 초기에 600만 본으로 시작해 1200만 본까지 확대할 예정이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유럽 프리미엄 메이커 등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 공장 이전과 관련해서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3년 전부터 준비했는데, 광주시에서 공장용지를 비운 다음에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는 견해였다”라며 “지금은 혁신 기술이 반영된 새로운 타이어 생산 타이밍과 광주 군 공항 이전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고, 광주시는 부지 이전 전이라도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윤장혁 상무는 판매 가격과 관련, “경쟁 제품인 한국타이어 아이온과 비슷하게 출시할 것이고, 출시 후 6개월 동안 소비자들에게 지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노뷔'가 경쟁사인 한국타이어 아이온보다 늦게 출시된 배경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전기차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됐는데, 내부적으로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라며 “타이어는 완성차 업체와 공동 연구가 필요하고, OE 타이어가 소모됐을 때 RE(교체용) 타이어를 출시하기 위해 2024년으로 출시 시점을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23년에는 전체 OE 공급 중 7%를 전기차용 타이어로 공급했고, 올해는 12~13% 정도로 예상한다”라면서 “3년 후인 2027년에는 30~35%가 OE 공급용으로 확정되었지만, 구체적 차종은 비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금호타이어는 이미 기존 타이어 브랜드의 EV 특화 제품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이노뷔'로 공급하는 것도 완성차 업체가 수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OE 타이어를 RE에서도 선호하는 게 소비자 특성”이라면서 “OE 비중이 높아지면 RE 선택 비중도 높아질 것이며, 이노뷔는 올해 12~15만 본을 공급하는 게 목표하고 밝혔다. 또한 해외에서는 전기차 시장 성장 추이를 보고 전략을 수립할 것이며, 곧 중국에서 이노뷔를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정일택 사장은 부연 설명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는 희귀한 편”이라면서 “금호타이어는 기존 타이어에 EV용 제품을 내놨지만, 한국과 중국은 배터리 기술이 앞서 있어서 브랜드를 특화되어도 유리하겠다는 판단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3년 전만 해도 유럽에 500만 개를 팔았는데, 올해는 1500만 개 가능할 것”이라며 “성능이 유럽 고급 브랜드와 비슷하면서도 가격이 비슷한 '가성비'가 우리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용 타이어도 여러 곳과 논의 중이며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지속가능한 원료를 23% 사용하고 있는데, 오는 2045년까지 모든 원재료를 지속가능한 것으로 사용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유로 7 기준은 '마모량'이 핵심인데, 현재 금호타이어는 유럽 공인 기관에서 비교 데이터 모니터링 상으로 중상위권 수준이라는 게 금호타이어 관계자의 설명이다.
모터스포츠 분야의 전략과 관련해서 금호타이어는 현대차가 개최하는 전기차 경주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며, 판매와 연계성이 높은 GT카와 스톡카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