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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전기차, 폴스타 4

발행일 : 2024-11-01 11:14:33
[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전기차, 폴스타 4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확실히 예전 같지 않다. 그런데도 완성차 업체들은 새로운 전기차를 쉴새 없이 내놓는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확실한 방법의 하나기 때문이다.

폴스타 4는 폴스타 2 이후 폴스타가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전기차다. 폴스타 2로 누적 판매 5000대를 돌파한 폴스타는 2026년까지 5개의 라인업을 갖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앞모습은 지난 2020년 공개된 프리셉트 콘셉트카를 닮았다. '프리셉트'는 2026년 나올 '폴스타 5'의 예고편으로, 상하가 분리된 헤드램프가 특징이다.

[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전기차, 폴스타 4

폴스타 4의 차체 길이는 4840㎜로, 비슷한 유형의 BMW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GT)보다는 250㎜ 짧다. 차체 높이는 1545㎜로 6 GT보다는 5㎜ 높고, 너비는 2008㎜로 108㎜ 넓다. 폴스타 4는 다른 사이즈에 비해 차체 너비가 유난히 넓은 편이다. 이는 주력 시장이 될 미국에서는 큰 상관이 없지만, 주차공간이 넉넉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 그래도 넓고 낮은 차체가 멋진 비주얼을 만들어서 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스타일에서 가장 돋보이는 특징은 뒷유리를 없앤 패스트백 스타일의 뒷모습이다. 뒷유리가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없애고, 헤드룸을 확보하면서도 차체를 낮추기 위해 이런 스타일을 선택했다. 덕분에 트렁크 위쪽까지 짐을 가득 실을 수 있는데, 기본 용량은 526ℓ, 2열 시트를 접으면 1536ℓ까지 늘어난다.

독특한 장점은 있지만, 실제 운전할 때는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뒷유리가 아예 없기 때문에 오로지 디지털 후방 카메라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일반 거울보다 화면이 밝아서 다소 낯설다. “디지털 카메라가 고장나면 어떻게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폴스타 관계자는 “사이드미러로 보면 된다”고 답한다. 사이드미러는 다른 모든 차에도 있는 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전기차, 폴스타 4

실내에는 기본적으로 천연 가죽 대신에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비건 가죽으로 꾸몄다. 재생 비닐과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든 마이크로테크 소재는 촉감이 천연 가죽 못지않게 부드럽다. 옵션으로 나파 가죽을 고를 수 있지만, 굳이 고르지 않아도 아쉽지 않겠다.

2999㎜에 이르는 넉넉한 휠베이스 덕에 뒷좌석 공간은 아주 편안하다. 특히 플러스 팩을 고르면 34도까지 기울어지는 전동식 리클라이닝 기능을 제공해 더욱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폴스타 4는 싱글 모터와 듀얼 모터가 있는데, 한국에 먼저 시판되는 건 싱글 모터 모델이다. 최고출력 272마력의 모터로 뒷바퀴를 굴리고, 최대토크는 34.0㎏·m를 낸다. 공차중량이 2230㎏에 이르지만,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토크가 나오는 전기차의 특성이 발휘돼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다. 정지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7.1초. 듀얼 모터를 장착한 모델이라면 파워에서 더 큰 만족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전기차, 폴스타 4

전기차니까 조용한 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일부 전기차는 모터 소음이 크거나, 하부 주행 소음이 크게 들려 귀에 거슬리는 경우가 있는데, 폴스타 4는 모터 소음과 주행 소음, 풍절음을 잘 차단해서 매우 정숙한 실내를 완성했다.

타이어는 피렐리 또는 미쉐린이 장착되며 20인치가 기본, 21인치는 선택사양이다. 시승차에는 미쉐린의 255/45 R21 파일럿 스포츠 EV 타이어가 장착됐다. 비교적 낮은 편평률 때문인지 요철을 지날 때는 차체가 다소 통통 튄다는 느낌을 받지만, 평탄한 도로에서는 승차감이 꽤 괜찮다.

인증 전비는 4.6㎞/kWh다. 이날 시승회에서는 오랜만에 전비 테스트가 열렸는데, 많은 시승회에서 전비 1위를 차지한 기자가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법. 앞선 운전자에게 15.6㎾/100㎞(6.41㎞/㎾)의 전비를 물려받은 기자는 최종 목적지에서 13.6㎾/100㎞(7.35㎞/㎾)의 전비를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조심스럽게 운전하긴 했지만, 길이 5m, 공차중량 2230㎏에 달하는 차가 이 정도의 전비를 낸다는 게 놀랍다.

[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전기차, 폴스타 4

다만, 3단계로 이뤄진 회생제동 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만 조작하도록 한 건 불편하다. 이 기능은 주행 중에 조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비게이션을 쓰다가 회생제동 메뉴로 들어가 조작하고 다시 메뉴를 나오는 게 꽤 번거롭다. 회생제동 기능을 넣은 경쟁차들 중에는 시프트 패들로 이 기능을 조작하도록 한 차도 있는데, 폴스타 4도 이렇게 개선하는 게 좋겠다.

인증 주행거리는 상온 복합 기준으로 511㎞인데, 기자가 기록한 7.35㎞/㎾를 배터리 용량에 대입하면 735㎞ 이상도 거뜬히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정도라면 내연기관과 비교해도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차 가격은 6690만원이다. 패키지 옵션은 플러스 팩(600만원)과 프로 팩(250만원) 등 두 가지다. 여기에 나파 가죽 업그레이드는 550만원, 보디 컬러 클레딩은 150만원, 21인치 휠은 2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대략 7000만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멋진 전기 SUV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이다. 폴스타 4와 비슷한 출력의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은 288마력에 주행거리 433~471㎞에 불과하지만, 가격은 1억350만~1악990만원으로 훨씬 비싸다.

[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전기차, 폴스타 4

출력이 225마력에 불과한 메르세데스-벤츠 EQB도 가격은 7660만~8200만원에 이른다. 물론 EQB는 할인율이 꽤 높지만, 이게 중고차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므로 결코 좋은 게 아니다. 7000만원의 예산으로는 EQB보다 폴스타 4를 고르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폴스타 4는 2025년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도 생산된다. 미국 수출을 위한 폴스타의 포석인데, 향후 국내 시장에도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좀 더 빠른 고객 인도와 부품 공급 등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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