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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착용 로봇 '엑스볼 숄더' 공개

발행일 : 2024-11-28 10:21:15
현대차그룹, 착용 로봇 '엑스볼 숄더' 공개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작업자의 능률은 올리고 근골격계 부담은 낮춰주는 산업 현장의 든든한 동반자가 등장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27일 경기 고양시에 있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Wearable Robot Tech Day)'를 개최하고,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 최초 공개와 함께 사업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기아의 착용 로봇 브랜드 엑스블(X-ble)은 무한한 잠재력을 의미하는 'X'와 무엇이든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인 'able'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엑스블 제품군 가운데 처음으로 공식 판매를 시작하는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이다. 산업 현장에서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위 보기 작업'에 활용하면 사용자의 상완(어깨, 팔꿈치) 근력을 보조하여 근골격계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현대차·기아는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국내 출시 후 해외지역까지 판매 영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착용 로봇 '엑스볼 숄더' 공개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엑스블 숄더'에 이어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를 보조해주는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웨이스트(X-ble Waist)', 보행 약자의 재활을 위한 의료용 착용 로봇 '엑스블 멕스(X-ble MEX)'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현동진 상무는 “엑스블 숄더는 현장 근로자들의 피드백과 로보틱스랩의 기술을 융합해 개발한 착용 로봇”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착용 로봇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제품군 개발과 보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며, 인류에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 진보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내년 상반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4년 제조업 분야 근로자 평균연령은 43세로 지난 10년간 약 3.8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고령화로 인해 직업성 근골격계 질환자 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이는 근로자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야기하는 것뿐 아니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이와 같은 산업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부담을 낮추고 궁극적으로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엑스블 숄더를 개발했다.

현대차그룹, 착용 로봇 '엑스볼 숄더' 공개

로보틱스랩은 2018년 산업용 착용 로봇 연구에 착수, 2022년부터 시제품을 활용해 현대차·기아 국내외 생산공장에 시범 적용하며 성능을 지속 향상해 왔다. 이 과정에서 300여 명에 달하는 현장 작업자들로부터 착용성, 사용성, 관리 분야 등에서 다양한 요구사항을 청취해 왔다. 예를 들어 '가벼워야 한다' '땀에 젖으면 냄새날까 걱정된다' '배터리 충전이 필요 없으면 좋겠다'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지금의 엑스블 숄더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작업자들은 '통증이 감소되어 만족도가 오른다' '스트레스가 감소됐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엑스블 숄더의 가장 큰 특징은 무동력 토크 생성 구조로 설계돼 가벼울 뿐만 아니라 별도로 충전할 필요가 없어 유지 및 관리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전동 시스템을 대신해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 보조력을 생성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 모듈은 크랭크축과 인장 스프링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멀티링크'로 구성된다.

근력 보상 모듈이 작동하면 모듈 내부의 인장 스프링에서 방출된 탄성에너지가 멀티링크를 거쳐 크랭크축에 '회전력(토크)' 형태로 전달되는데, 이렇게 생성된 회전력은 사용자의 상완 근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엑스블 숄더 사용자는 어깨 관절 부하와 전·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최대 60%와 30%를 각각 낮출 수 있다고 로보틱스랩은 강조했다.

특히 멀티링크 구조 덕분에 각 링크의 길이와 결합 위치를 조정할 수 있어 작업 환경별 최적의 보조력을 생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대차·기아는 해당 멀티링크 기술에 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엑스블 숄더는 사용자의 안전과 사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제작됐다.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탄소 복합 소재'와 '내마모성 소재'가 적용돼 알루미늄 소재 대비 3.3배의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중량은 40% 낮췄다.

또한 팔 받침 등 사용자 몸에 직접 닿는 부분은 차량의 크래시 패드에 쓰이는 '내충격성 소재'를 활용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충격에도 인체 손상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제품 총 무게는 약 1.9㎏(본체 1.4㎏, 착용부(조끼) 0.5㎏)이며 착용자의 신체 조건에 따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본체의 길이도 406㎜부터 446㎜까지 직접 조정할 수 있다.

제품을 착용하더라도 다른 동작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어깨 관절을 굽히고 펴는 각도를 0~180°까지로 구현하여 제품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양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팔을 내리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할 때도 착용자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다.

엑스블 숄더 라인업은 '기본형'과 '조절형' 두 가지가 있다. 기본형은 자세가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하는 작업에서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 최대 2.9㎏f의 보조력을 제공한다. 조절형은 동일 자세를 반복하는 작업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작업 자세에 맞게 최대토크를 얻을 수 있는 각도(75~120°)를 사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으며 최대 3.7㎏f의 보조력을 제공한다.

모듈화된 본체와 착용부(조끼)는 탈착이 가능해 손쉽게 관리할 수 있고 다양한 작업 환경에 맞게 제품을 최적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로 한쪽 팔로 작업할 때는 한쪽을 분리해 편측만 사용할 수 있다. 또 착용부(조끼)만 분리 후 세탁이 가능해 청결 관리 및 보관이 쉽다.

엑스블 숄더는 산업 현장에서 무수히 반복되는 동작에도 견딜 수 있는 강건한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 로보틱스랩은 자동차 내구성 평가 기준을 접목, 3개월 단위로 60만 회 이상의 가속 내구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시험 중 매 횟수 토크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품질 변화 양상을 점검하고 있으며 출시 이후에도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 관리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관절로보틱스팀 윤주영 팀장은 “엑스블 숄더의 성능과 품질을 지속 향상하고 더 나아가 사용자를 편리하게 해주는 다양한 착용 로봇 제품 개발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엑스블 숄더의 사업화 계획도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24억 달러 수준에서 2033년 136억 달러로 4배 이상 성장할 전망(출처: Customer Market Insights)이다. 제조업 이외에도 의료 및 건강관리,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현대차·기아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 첫걸음으로 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에 엑스블 숄더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2025년부터 현대차그룹 27개 계열사뿐 아니라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타 기업까지 판매처를 확대한다. 2026년에는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매 희망 기업은 28일부터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 및 상담을 할 수 있으며, 현대차·기아는 내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고할 계획이다.

로보틱스랩은 구매 희망 기업에 '엑스블 숄더 통합 컨설팅'을 제공해 해당 기업이 엑스블 숄더 도입 여부에 대해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드웨어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기 다른 산업 현장 상황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모션센서를 활용, 작업자의 실제 동작을 측정하고 인체모델 동역학 분석을 통해 작업 중 근육과 관절의 부하를 수치화해 제시하는 동시에 해당 공정에서 엑스블 숄더 적용 시 부하 경감 정도를 나타내는 평가지표 등을 제공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1팀 김영훈 팀장은 “향후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제품군을 확대하고 AI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산업 안전 솔루션을 선보여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선도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지난 6월 서울 성수동에 있는 '팩토리얼 성수' 빌딩에 자체 기술인 딜리버리 로봇,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첨단 안면 인식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로보틱스랩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를 현실화하기 위해 제품군을 확장하고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 구축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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