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링카 레이스(TCR)가 현대 N 페스티벌을 통해 국내에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4일 경기 의왕시에 있는 현대 N 아카이브(가칭)에서 '현대 N 페스티벌' 2024시즌 종합시상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현대차 박준우 상무는 “현대 N 아카이브는 국내외 모터스포츠 대회에 사용한 현대차 N 브랜드 차량 보관 및 관리를 위한 수장고 시설”이라면서 “이번에 처음 공개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 장소에는 i30 N, 벨로스터 N 등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역사를 빛낸 모델들이 3단 기계식 주차 시설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이곳에는 1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다.
현대차 N 브랜드 사업전략팀 김주원 팀장은 “N 브랜드가 내년이면 10년이 된다”라고 말문을 연 뒤 “이곳은 티뷰론, 엑센트 등이 참가한 WRC 등 모터스포츠 도전의 역사를 담을 예정이며, 해외 헤리티지 차량까지 가져와 2025년 1월에 정식 오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022년부터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를 선정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및 글로벌 양산차 기반 자동차 경주 대회 'TCR(Touring Car Race) 이탈리아' 등 세계 대회에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 선정은 TCR 월드투어 감독 및 선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N1 클래스에 출전하는 만 25세 미만 선수 중 ▲경기 성적 ▲운전 기술 ▲경주차 기술적 이해도 ▲외국어 능력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현대차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2025년 4월부터 11월까지 총 여섯 차례 개최할 현대 N 페스티벌 중에 국내 처음으로 'TCR 월드투어'와 'TCR 아시아'를 서포트 레이스로 넣기로 했다. 현대차가 2년 연속 우승한 국제 대회인 TCR 월드투어는 내년 10월 인제 서킷에서 국내 최초로 진행되고 TCR 아시아도 9월과 10월에 해당 서킷에서 시행될 계획이다. TCR은 2018년에 TCR 코리아로 선보인 바 있으나, 월드투어로 개최되는 건 2025년이 처음이다.
또한 내년 11월에 치러질 현대 N 페스티벌 최종전에는 글로벌 원메이크 레이스 '중국 현대 N 컵'과 '미국 현대 N 트로피컵' 우승자도 출전해 국내 선수들과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박준우 상무는 “사실 5년 전부터 TCR 시리즈를 한국에서 열려고 했었다”라면서 “N 페스티벌의 N TT, N1 선수도 바라볼 곳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하 팀장은 “올해 N1 클래스 1위 김규민 선수에게는 미국에서 열리는 2025 SRO TC 출전을 지원하고, 2위 김영찬 선수에게는 독일에서 열리는 2025 뉘르 24시 출전을 지원하며, 3위 강동우 선수에게는 현대 N 컵 차이나 출전을 각각 한 라운드씩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는 2025 뉘르 24시 경주에 '팀 코리아'로 출전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준우 상무는 “내년에는 eN1 클래스가 스프린트 방식으로 열리며, 다양한 타이어 제조사가 참여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아이오닉 5 N으로 열린 eN1 클래스는 국내 최초의 전기차 레이스였는데, 처음 개최하면서 토너먼트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두 대씩 맞붙는 토너먼트 방식은 레이스 특유의 박진감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박 상무는 “올해는 많은 지적을 받았다. 이를 앞으로 대회가 더 성장하게 만드는 양분이 되게끔 연구소와 함께 업그레이드하려 한다. 관람객도 더욱 즐겁게 레이스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현대 N 페스티벌 출전팀과 선수를 비롯해 3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올해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팀과 선수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현대 N 페스티벌은 모터스포츠 팬 모두가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원메이크 레이스(One-Make Race)로 동일한 차종 및 사양의 경주차로 경쟁하는 자동차 경주 대회다.
올 시즌 현대 N 페스티벌은 프로 대회인 ▲eN1 ▲N1과 아마추어 대회인 ▲N2 ▲N TT 등 총 4개의 클래스로 구분해 지난 4월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1라운드를 시작으로 8개월 동안 경기를 운영했다.
올해 팀 부문 종합 우승은 클래스별로 eN1은 금호 SL 모터스포츠팀, N1은 DCT 레이싱팀이 차지했다. 선수 부문에서는 eN1은 박준의 선수, N1은 김규민 선수가 우승했고 N2 및 N TT는 각각 김효겸, 최유준 선수가 우승했다.
DCT 레이싱팀 김영찬 선수는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에 선정돼 '2025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 출전 기회를 얻었다.
한편 현대차는 '현대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2003~2010)'을 시작으로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2011~2018)'을 거쳐 현재의 현대 N 페스티벌까지 20년 넘게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대회를 지속해서 후원하고 개최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현대 N 페스티벌에 아이오닉 5 N 기반 경주차 '아이오닉 5 N eN1 컵 카(Cup car)'로 전기차 원메이크 레이스를 운영해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에 전기차의 시작을 알렸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경기장으로 새로 추가하고 지난 10월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운영하는 등 고객 행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 시즌 전체 클래스의 선수가 작년 80명에서 올해 129명으로 증가했고 올 시즌 누적 관람객 수도 3만5000명 이상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대회를 마쳤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