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앤 다커' 저작권을 놓고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첫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앞서 지난 9월 경찰은 '저작권 침해 및 영업비밀 부정 사용' 혐의 사실에 대해 '혐의 없음' 불송치 결정을 했다.
다만 P3 프로젝트 최 디렉터가 '하루 동안 영업비밀을 부정한 목적으로 외부 서버에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아 영업비밀 '1일' 보유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또 다른 직원 2명은 영업비밀 부정사용, 저작권법 위반으로, 최 디렉터 및 직원 2명은 '영업비밀 누설과 업무상 배임'으로 송치됐다.
넥슨은 현재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서 P3 프로젝트 관련 파일들을 기초로 '다크 앤 다커' 게임이 개발되었다는 주장을 모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 결과에 어떤 영향이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열린 4차 변론에서 양측은 프로젝트 중단 경위 및 정보 유출 관련, 게임 유사성 여부 등을 높고 치열한 증인신문을 펼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박찬석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침해금지 청구 소송 4차 변론을 열었다.
이날 양측은 넥슨에서 P3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팀원을 증인들로 내세웠으며 P3프로젝트 이전에 진행된 LF프로젝트부터 P3프로젝트가 중단된 이후의 상황까지 신문이 진행됐다.
특히 P3프로젝트의 디렉터이자 현 아이언메이스 디렉터인 최씨와 관련된 주요 쟁점이 다뤄졌다.
이번 변론의 주요 안건은 크게 3가지로 축약된다. P3 개발 중지 이유와 최 디렉터의 개발 프로그램 외부 유출 그리고 탈출 기능의 여부다.
우선 P3프로젝트 중단과 관련, 업계는 개발 프로그램 외부 유출로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인지 아니면 외부 유출과 관계없이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인지를 중요 쟁점으로 보고 있다.
P3 개발 중지에 대해서는 넥슨측 증인 A씨와 아이언메이스 측 증인 B씨 모두 “넥슨이 P3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은 맞다”고 증언했다.
다만 개발 프로젝트 중단 이유와 관련해서는 증언이 엇갈렸다.
A씨는 “최 디렉터가 팀원 회유 및 프로젝트 보안 파일을 외부로 빼돌린 사실이 걸려 해고 당해서 충격적이었다”며 “이로 인해 회사가 P3프로젝트를 중단했고 신임 디렉터가 총기류 쪽으로 개발하겠다고 방향을 설정해 P3가 드랍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B씨는 “최 디렉터 해고 후 임명된 신임 디렉터는 써든어택 개발자 출신으로 김대훤 부사장과 논의 후 P3 대신 게임의 방향성을 멕시코 카르텔 배경의 FPS게임으로 바꾸고 프로젝트 명을 'P7' 바꿨다”고 증언했다.
이어 “p3 개발 프로그램 유출로 게임 개발이 중단됐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최 디렉터의 개발 프로그램 외부 유출에 대해서는 두 명 모두 “당시 코로나19 상황으로 재택근무가 진행돼 외부 전송을 회사로 허락 받았다”며 “최 디렉터가 개인용 외부 서버를 사용한 것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A씨는 “수십만개 자료를 외부에 방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넥슨 내부 서버를 사용하고 재택근무가 끝나고 최 디렉터가 외부 자료를 삭제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B씨는 “회사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팀즈 매신저를 통해 재택 당시 파일들을 공유했다”며 “P3프로젝트 소스를 아이언메이스 내에서 사용하거나 다크앤다커 개발 사용하는 모습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마지막으로 탈출 기능과 관련해서는 입장의 차이가 극명히 달랐다.
A씨는 그는 “P3프로젝트의 전신인 LF프로젝트는 싱글플레이 게임이었고 PVE와 던전 탈출 콘셉트는 없었다”며 “이 프로젝트는 시장성 부족으로 중단되고 P3프로젝트로 전환되면서 김대훤 부사장이 PVP요소, 멀티플레이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A씨는 P3프로젝트 전환된 뒤에도 개발이 진척되지 않아 않자 자신이 개인적으로 만든 다른 게임을 기반으로 혼자서 원시 버전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원시버전을 기반으로 P3프로젝트의 알파맵·베타맵 개발까지 진행됐고 감마맵 개발 도중 P3프로젝트가 중단됐다.
그는 “탈출은 P3프로젝트의 기본 전제고 자신이 직접 탈출 포탈과 탈출 로프 등을 추가해 이를 최 디렉터에게 보고한 것은 기억난다”며 “감마맵에 탈출 포탈과 탈출 로프 등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베타맵 개발이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 화면에서 탈출 포탈 이펙트는 보인다”며 “탈출 포털을 통해 아웃게임으로 나가야 하지만 당시 랜던맵 개발 등으로 인해 아웃게임이 개발되지 않아 탈출 효과를 나타나진 않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반면 B씨는 애초에 P3프로젝트가 개발 당시부터 탈출 요소가 없는 배틀로얄 게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에 꼭 필요한 서버 프로그래머가 팀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베타맵 버전의 '포탈'은 탈출 기능이 아니라 다른 장소로 순간 이동하는 기능이었다”며 “얼리엑세스를 진행한다는 회사 측의 결정으로 인해 개발 일정도 부족했고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라면 개발 초기부터 꼭 필요했던 서버 프로그래머가 없어서 배틀로얄 장르로만 제작됐다”고 말했다.
이날 외부투자자를 언급하며 팀원들에게 전직을 권유했단 의혹에 대해서도 상반된 주장이 제기됐다.
A씨는“팀 전원을 한 명씩 불러서 제안했다”며 “당시 최주현의 노트북 화면에 엑셀로 작성된 각자의 지분 목록을 봤었고 그걸 보고 이미 투자를 받았고, 지분 분배도 이뤄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B씨는 “아이언메이스 초기에는 외부 투자를 받지 못해 직원들이 지분을 구매하고 외부 일감을 받아 예산을 충당했다. 박승하 대표는 가족들로부터 돈을 빌리기도 했다”며 “심지어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양측의 심문을 모두 마치고 변론을 종결했다. 1심 판결은 내년 2월 13일 선고될 예정이다.
이상원 기자 sllep@rpm9.com
넥슨·아이언메이스, 4차 변론 'P3 개발 중지·외부 유출·탈출 기능' 공방
첫 증인신문 진행
P3개발 중지 이유 첨예 대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