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아이오닉 9, 새로운 세계를 열다](http://img.etnews.com/news/article/2025/02/18/news-p.v1.20250218.bed9547281c04f559c711761cb41e1b0_P1.jpeg)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잠시 주춤거리고 있지만,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출시는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 9은 3열 패밀리 SUV 고객을 타깃으로 한 대형 전기 SUV다.
그동안 이 시장에 진입한 전기차는 많지 않았다. 전기차 특유의 무거운 배터리로 인해 차량 중량 증가가 부담스러운 면도 있고, 이로 인해 주행거리를 길게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수입차 중에 아우디 e-트론과 BMW iX, EQS SUV가 있으나 이들 차는 모두 2열 SUV다.
현대차그룹에서는 기아가 EV9으로 이 시장에 먼저 뛰어든 바 있다. 2023년 출시 당시 기아 전기차 중 가장 긴 항속거리와 뛰어난 완성도로 전 세계에서 호평받은 모델이다.
![[시승기] 현대 아이오닉 9, 새로운 세계를 열다](http://img.etnews.com/news/article/2025/02/18/news-p.v1.20250218.dced1ffb606c40bda4b61e39d451b64e_P1.jpg)
아이오닉 9의 크기는 길이 5060㎜, 너비 1980㎜, 높이 1790㎜, 휠베이스 3130㎜이고, 기아 EV9은 길이 5010~5015㎜, 너비 1980㎜, 높이 1755~1780㎜, 휠베이스 3100㎜다. 너비를 제외하고 모든 사이즈에서 아이오닉 9이 EV9보다 크다.
휠베이스는 두 차가 30㎜ 차이에 불과하지만, 길게 뻗은 루프라인 덕분에 아이오닉 9의 차체가 훨씬 커 보인다.
긴 휠베이스와 차체는 넉넉한 적재공간도 만들어냈다. 3열 시트를 접지 않아도 620ℓ의 큰 트렁크 공간이 있고, 3열을 접으면 1323ℓ의 아주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2열 시트까지 접으면 2462ℓ로 늘어난다. 여기에 프렁크는 AWD가 52ℓ, 2WD가 88ℓ가 마련된다. '차박'을 즐기는 이들에게 환영받을 구성이다.
![[시승기] 현대 아이오닉 9, 새로운 세계를 열다](http://img.etnews.com/news/article/2025/02/18/news-p.v1.20250218.9bdb556bdf7b46349cbabb9ad0f79aff_P1.jpg)
실내는 아이오닉 9이 더 고급스럽다. 밝은 컬러에 독특한 소재를 많이 사용해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간극을 많이 줄였다.
주행거리에도 차이가 있다. EV9의 복합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74~501㎞인데, 아이오닉 9은 501~532㎞다.
이는 배터리 용량 차이와 밀접하다. EV9은 18일 출시된 스탠더드 모델이 76.1kWh, 그 외 모델이 99.8kWh이고, 아이오닉 9은 110.3kWh 한 가지다.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시간은 두 차 모두 350㎾ 기준으로 24분이다.
![[시승기] 현대 아이오닉 9, 새로운 세계를 열다](http://img.etnews.com/news/article/2025/02/18/news-p.v1.20250218.055a3674e8614924833bedbabcc89f19_P1.jpg)
공차중량은 아이오닉 9이 2510~2560㎏이고, EV9은 2410~2625㎏인데, 4WD 사양만 보면 EV9이 2555~2625㎏로 조금 더 무겁다.
출력도 차이가 있다. EV9은 150㎾(204마력)부터 160㎾(218마력), 283㎾(384마력), 374㎾(509마력) 등 네 가지다. 아이오닉 9은 항속형 2WD 160㎾(218마력), AWD 226㎾(307마력), 성능형 AWD 315㎾(428마력) 등 세 가지다.
실제로 타보면, EV9 GT는 급가속 때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강하고, 아이오닉 9 성능형 AWD는 부드럽게 순항하는 느낌이 강조됐다. 아이오닉 9은 전기차 가상 사운드도 한 가지만 제공되고 음량만 조절할 수 있다.
![[시승기] 현대 아이오닉 9, 새로운 세계를 열다](http://img.etnews.com/news/article/2025/02/18/news-p.v1.20250218.c01d802bcd164bbaaf54aa58cf54e199_P1.jpg)
타이어는 금호타이어와 미쉐린 등 두 가지가 적용된다. 255/60 R19와 275/50 R20은 금호, 285/45 R21은 미쉐린 제품이다. 회전 저항 등급은 금호 두 제품이 모두 1등급, 미쉐린은 2등급이고, 젖은 노면 제동력 지수는 금호가 2등급, 미쉐린이 3등급이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더 비싼 미쉐린이 열세인 점이 눈에 띈다. 다만 타이어 소음도는 미쉐린이 AA 등급, 금호가 A 등급으로 미쉐린이 우월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9의 고성능 버전은 아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부드러운 가속이 강조된 아이오닉 9과 고성능이 강조된 EV9으로 제품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크지 않은 대형 전기 SUV 시장을 대하는 현명한 전략으로 보인다.
EV9은 출시 초기 4WD 모델이 에어 8184만원, 어스 8694만원, GT라인 8924만원이었고, GT라인에 모든 옵션을 갖추면 1억562만원이었다. 비싸다는 지적에 품질 문제가 겹치면서 시장에 자리 잡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
![[시승기] 현대 아이오닉 9, 새로운 세계를 열다](http://img.etnews.com/news/article/2025/02/18/news-p.v1.20250218.6fdb586f0c624c4db8888f86ecdf5e0d_P1.jpg)
아이오닉 9은 이런 점을 참조해 시작 가격을 세제 혜택 후 기준으로 6715만원으로 정했다. 최고급형인 캘리그래피 모델에 풀옵션을 적용해도 8478만원으로 훨씬 저렴하다. 여기에 블루링크 통해서 가상 기어 변속(VGS), 디스플레이 테마, 라이팅 패턴을 구독 서비스로 경험할 수 있게 했다. 개인 취향에 따라 필요한 옵션을 필요한 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만의 특화된 경험이다.
EV9도 이에 질세라 스탠더드 모델이 더해지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18일 공개된 새 가격은 세제 혜택 후 기준 스탠더드 ▲에어 6412만원 ▲어스 6891만원, 롱레인지(2WD) ▲에어 6857만원 ▲어스 7336만원, 롱레인지(4WD) ▲에어 7205만원 ▲어스 7689만원이며 GT 라인은 7917만원, GT는 8849만원이다.
아이오닉 9의 주요 타깃은 패밀리 SUV를 원하는 이, 기존 전기차 소유자, 동일한 관심사를 지닌 이들 등 세 부류다. 뭔가 특별한 고성능 전기 SUV를 강조했던 EV9과 타깃부터 차이가 있다.
![[시승기] 현대 아이오닉 9, 새로운 세계를 열다](http://img.etnews.com/news/article/2025/02/18/news-p.v1.20250218.c18221fbe0354028839cea49a0ff05e2_P1.jpeg)
그러나 이 시장이 크지 않은데다, 기아가 EV9의 보급형 모델을 추가하면서 두 모델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9은 최근 데뷔한 팰리세이드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대형 SUV를 원하지만, 전기차를 싫어하는 이들에게 팰리세이드는 훌륭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4383만~7032만원인데, 최고급형 풀욥션 기준으로 1446만원의 차이이므로 비교 범위에 들어온다. 아이오닉 9과 EV9, 팰리세이드 사이에 펼쳐질 대형 SUV 시장 경쟁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