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움직이는 미니가 나왔다. 가솔린 엔진과의 하이브리드도 아닌 순수 전기차다. 올 연말 500대가 만들어지는 전기차 버전의 미니는 일단 미국의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에 시범 프로젝트로 투입된다. 선정된 개인과 업체들이 리스 형태로 차를 받아 일상 생활에서 운행하며, 전문 기술자들이 정기점검과 기술지원을 해준다. 미니의 소속사인 BMW그룹에 따르면 프리미엄 브랜드의 순수 전기차가 이정도 규모로 시장에 풀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1월 19일 LA모터쇼에서 정식 공개되는 전기차 버전의 미니, ‘미니 E’는 내연기관대신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있으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힘으로 움직인다. 모터는 150kW 출력, 204마력급이라 단순히 비교하자면 미니 쿠퍼S(1.6 터보 175마력)보다 힘이 좋다. 게다가 12,500rpm까지 회전하는 이 모터는 가동즉시 220Nm의 토크를 꾸준하게 발휘한다. 앞쪽에 가로배치된 구동계는 쿠퍼S에서 가져온 헬리컬 기어를 거쳐 앞바퀴를 구동시키는데, 0-100km/h 가속이 8.5초로 뛰어나지만 최고속도는 152km/h로 제한시켜놨다. 미니 E의 몸무게는 1,465kg으로, 기존 미니보다 250kg이상이 더 무겁다. 이중 배터리의 무게가 260kg을 차지한다. 앞뒤 차축에 걸리는 무게는 각각 750kg과 715kg. 기존의 전기차와 차별화되는 운전 즐거움을 강조한 미니 E는 달라진 무게배분에 맞게 서스펜션 튜닝을 거쳐 미니만의 민첩함과 뛰어난 핸들링을 유지했다. 주행안정장치인 DSC도 전용세팅으로 변경되었다. 미니 E에는 뒷좌석이 없다. 배터리가 점령했기 때문이다. 35kWh의 용량을 가진 미니 E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지며, 48개의 모듈과 58개의 그룹셀, 그리고 5.088개의 작은 셀들로 이루어져 있다. 자동차 전용으로 설계된 이 배터리는 380V 전압으로 모터를 구동시키며, 실제 사용가능한 용량은 28kWh이다. 1kWh는 자동차에서 약 8km에 해당된다. 미니 E는 완전 충전시 240km 이상을 주행 할 수 있다. 미니 E의 고객에게는 ‘wallbox’라 부르는 차고설치용 전용충전기가 함께 배달되는데, 이를 이용하면 2시간 반만에 완전충전을 마칠 수 있다. 전원 연결부는 연료주입구 자리에 들어있다. 미니 E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구동모터가 발전기 역할로 전환돼 차량 감속과 함께 배터리 충전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가다서다가 반복되는 시내주행 상황에서는 거의 75% 정도를 브레이크 페달조작 없이 주행할 수 있으며, 주행가능거리는 20% 정도가 향상된다. 일반 미니처럼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을 쓸 뿐 아니라 브레이크용 펌프와 에어컨 펌프도 전동식이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작동하도록 해 효율을 높였다. 미니E의 외장 색상은 500대가 모두 동일하다. 다크 실버가 주색상이고 지붕은 퓨어 실버, 여기에 노란색 전용 로고와 부분도색으로 액센트를 주었다. 앞휀더의 측면 벤트 부분에는 일련번호가 찍힌다. 16인치 휠과 런플랫 타이어는 기존 미니와 다를 바 없어보인다. 운전석 공간도 마찬가지.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 노란색 장식을 쓴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스티어링휠 앞의 계기판에는 엔진회전계 대신 %로 표시되는 아날로그식 배터리 잔량계가 배치되었고, 중앙 계기판의 연료게이지 부분은 파워의 소비/재생 모드 표시로 바뀌었다. 뒷좌석은 커다란 박스형 칸막이가 차지하고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준다. 트렁크 공간은 남아있지만 적재용량은 60리터로 아주 적다. 미니 E는 현재 개발완료 단계에 있으며 고전압과 무거운 배터리를 고려한 신중한 설계로 다양한 충돌테스트를 순조롭게 통과했다. 생산은 영국의 옥스포드의 미니 공장과 독일 뭰헨의 BMW 공장이 함께 진행한다. 옥스포드 공장에서 차체와 실내외 조립을 마쳐 독일로 보내면 뮌헨 공장의 전용라인에서 구동계와 배터리를 장착해 완성하는 것이다. 미국 외에 유럽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할지 여부는 현재 검토중이다. 민병권 @ RPM9 [ http://www.rpm9.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