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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골장대 테크노 럭셔리 세단, 링컨 MKS

발행일 : 2008-11-30 18:53:31

기골장대 테크노 럭셔리 세단, 링컨 MKS MKS는 미국산 럭셔리 브랜드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링컨의 새로운 기함으로,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게 하는 독특하고 강력한 외관과 빠지지 않는 첨단 기능들, 그리고 호사스러운 가죽으로 치장된 실내를 자랑한다. 같은 값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에서 월등한 존재감과 새로운 패키지,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무장한 미국산 럭셔리 세단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 글/ 민병권 (www.rpm9.com 에디터)사진 / 박기돈 (www.rpm9.com 편집장)

MKS를 몰고 지하 주차장에 들어갔더니 바로 앞에 한자리가 비어있었다. 쾌재를 부르면 차를 주차한 뒤 룰루랄라 문을 잠그고 통로를 향해 걸어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본 순간, 입에서는 ‘힉!’하는 작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MKS옆에 서있던 오피러스가 마치 준중형차처럼 작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차를 처음 인도받았을 때, 그리고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항상 배경은 탁 트여있었고, 다른 차와 나란히 서있는 모습을 비교해 볼 기회는 없었기 때문에 미처 차의 크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다. 확실히, MKS의 첫인상은 ‘크다’는 쪽은 아니었다. 시선을 압도하는 ‘쌍 날개’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가 만드는 강한 얼굴에 주눅이 들고 나면, 소심해진 눈은 높게 도드라진 어깨선과 날렵한 지붕선의 교란작전에 말려들어 차의 정확한 크기를 짚어내는데 실패해버린다. 키가 껑충하니 폭은 넓어 보이지 않고, 짤록하고 탱탱한 엉덩이를 치켜든 탓에 전장은 길어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전장과 전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휠베이스는 이 차의 크기를 속이기 위한 그럴싸한 알리바이가 된다. 어디까지나, 근처에 비교대상이 없을 경우의 얘기다.

제원상 MKS의 전고는 1,565mm. 그 높다는 그랜저TG의 전고도 1,490mm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차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랜저뿐 아니라 국산 준대형/대형 승용차를 통틀어 높이가 1.5m를 넘어서는 차는 없다. 수입차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 마이바흐나 팬텀과 같은 울트라 럭셔리 차량을 제외하고 나면 세단의 형태를 띈 차 중에 이만한 높이를 가진 차는 찾아보기 힘들다. 레조의 전고가 루프랙을 제외하면 1,580mm. 이 정도 높이는 크로스오버의 영역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어쩐지, 다른 승용차의 운전자들을 내려다보게 되더라니. 운전 중의 탁 트인 전방 시야는 SUV 만큼은 아닐지라도 어지간한 크로스오버 차량의 그것과는 비 할만 했다. 처음에는 그런 줄도 모르고 아빠 차에 올라 운전 흉내를 내고 있는 꼬마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으로 다녔었다. 시트가 최저로 낮춰져 있는 상태에서 앞뒤거리와 스티어링휠 위치만 조절해서 운전했던 탓이다. 그러고 있자니 폭 잠겨있는 듯한 아늑함이 좋긴 한데 차 끝부분이 잘 보이질 않았고, 무엇보다도 풋레스트에 왼발을 올리면 다리를 어색하게 굽히고 있어야만 했다.

예전에 탔던 링컨 타운카에서도 이와 비슷한 운전자세가 나왔었기 때문에 ‘역시 덩치 큰 미국 사람들 신장에 맞춰 만든 차는 어쩔 수 없군’하며 불편을 감수할 참이었다. 그러나 타운카와는 명백하게 다른 점이 있었으니, 바로 천장까지의 여유공간이 한 뼘은 족히 남아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머리 위로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까지 시트를 높였고, 그제야 무엇이 정상인지를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왼쪽 다리가 여전히 어색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운전자세로부터 크로스오버의 분위기를 풍기는 세단이라면 MKS가 처음은 아니다. 포드 파이브 헌드레드도 처음 나왔을 때는 착좌위치나 운전시야가 SUV 뺨친다고들 했었다. 현재 국내시장에서 유일하게 MKS와 비슷한 차고를 가진 차가 바로 파이버 헌드레드의 후속인 뉴 토러스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계보 조사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아니나다를까, 링컨 MKS는 포드 파이브헌드레드/뉴토러스와 같은 플랫폼에서 나온 차다. MKX가 포드 엣지이고 MKZ가 포드 퓨전이듯이 MKS는 링컨판 포드 토러스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단순한 상표 바꿔 붙이기가 아닌데다가 특히 MKS의 경우에는 거의 새로 만들다시피 했기 때문에 그 비범한 높이만 아니라면 이 사실은 전혀 눈치챌 수가 없다. 이들의 뿌리가 볼보 S80의 P2플랫폼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같은 면적에서 거주성을 높이기 위해 지붕을 높여 잡는 것은 요즘 차들의 뚜렷한 추세로, 아반떼HD나 쏘나타NF, 그랜저TG등을 별 생각 없이 접하다가 구형 모델들과 나란히 서있는 것을 보게 되면 그 크기 차이- 특히 높이 차이-에 놀라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일부 세단의 경우 이러한 유행의 빈틈을 이용해 일부러 자세를 낮춘 뒤 ‘4도어 쿠페’임을 내세우고 있을 정도인데, 뉴 토러스나 MKS는 ‘키 큰 세단’의 전형을 노림으로써 ‘큰 차’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세운 셈이다. 하긴, 파이브 헌드레드도 구형 토러스의 후속모델로 처음 나왔을 때는 그 크기를 실감하지 못했었다. 토러스 옆에 나란히 선 모습을 보고서야 ‘체급이 더 윗급인데 무슨 후속모델이냐’며 그 놀라운 크기에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이다. 그나마, 파이브헌드레드/뉴 토러스는 전통적인 세단의 3박스 실루엣을 갖고 있기라도 했다. 최신 스타일로 멋을 부린 MKS에 와서는 상황파악이 더욱 힘들어졌다. 휠베이스를 포함한 모든 수치에서 뉴 토러스를 능가하는 MKS는 대담한 선들을 이용해 실제 크기를 완벽히 숨기고 있다.

높은 지붕이 껑충하게 보이지 않도록 다른 부분들의 비례를 맞추어 디자인했으니 MKS만 뚝 떼놓고 보면 전장이 5미터를 훌쩍 넘는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링컨스타(링컨의 십자마크) 형상으로 파낸 보닛과 모서리를 살린 어깨선, 휀더에 추가된 링컨스타 등 시원시원한 조각 같은 몸매와 디테일들을 감상하다 보면 1.93미터에 이르는 차폭 같은 것은 잊혀지기 쉽다. MKS의 진보적인 디자인은 10년 전 단종된 링컨의 대형 쿠페, 마크VIII을 생각나게도 한다. 차의 질적인 면을 떠나, 미래적이고 우아한 디자인이 링컨 브랜드에 대한 선망을 낳게 했었다. MKS는 컨셉카 MKR에서 선보여진 링컨의 새 디자인 DNA로부터 탄생한 첫 양산차로, 먼저 선보인 MKZ와 MKX가 변화의 예고편 역할을 했다면 MKS에 와서는 링컨 브랜드가 독자적인 정체성을 강화할 수단이 무엇인지를 더욱 명확히 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10년형 MKZ가 MKS와 흡사한 얼굴과 실내로 거듭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들 형제는 MK(마크)로 시작하는 네이밍 전략과 함께 새로운 링컨을 이끈다. 크로스오버 계열에서는 현행 MKX와 내년에 추가되는 풀사이즈의 MKT가 그 역할을 맡을 것이다.

풀사이즈 럭셔리 세단인 MKS는 링컨 브랜드의 새로운 기함이다. 더 크고 보수적인 타운카가 아직도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MKS가 젊은 CEO라면 타운카는 고문 정도의 역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MKS는 기존의 링컨 고객대비 상대적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브랜드로 유인하기 위해 탄생했다. MKS의 타겟은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과 연료효율, 실제 가치에 비중을 두는 50세 이하의 소비자로, 브랜드와 가격표에 연연하는 전형적인 럭셔리 차량 구매자들과는 거리가 있다. MKS는 링컨 LS의 후속모델이기도 하다. 포드는 V6 버전 LS의 후속으로 MKZ를, V8 버전 LS의 후속으로 MKS를 지명한 바 있다. 링컨 브랜드의 변화는 이러한 사실에서도 읽을 수 있다. 기존에 V8 후륜구동 모델들이 맡았던 역할을 V6 앞바퀴 굴림차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 MKS는 200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컨셉카로 먼저 등장했었고 실제 양산차는 2008년 6월부터 미국 시판에 들어갔는데, 현지에서의 초기 판매는 성공을 거두었다.

MKS 컨셉카는 볼보 S80에 올라가는 야마하제 4.4리터 V8엔진을 탑재했었지만 현재의 MKS에는 3.7리터 V6엔진뿐이다. 이에 대해 포드는 직분사 장치와 트윈터보를 단 V6 엔진을 곧 추가해 실질적으로 V8 모델들을 대신하게 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의 3.7리터 V6 엔진은 ‘세계 10대 엔진’에 꼽히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MKZ, MKX의 3.5리터 듀라텍을 개량한 것으로, 출력과 토크가 7% 정도씩 높아졌고 전반적인 효율 역시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 들어온 것은 앞바퀴 굴림이지만 볼보의 플랫폼을 활용한 차답게 AWD 버전도 존재하며, 변속기로는 스포츠 모드 및 수동 변속 모드가 있는 6단 AT를 쓴다. MKZ와 MKX, 토러스, 이스케이프에도 얹히는 이 변속기는 포드와 GM이 공동 개발했다고 하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제품이기도 하다. MKS의 움직임은 가볍게 쭉쭉 뻗는 느낌으로, 적어도 직진 가속 때는 스포츠세단이었던 LS와 유사한 듯 하다. 1.9톤에 이르는 몸무게를 갖고 있지만 거동에 별다른 스트레스는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스포티한 엔진음 덕분에 경쾌한 맛이 있다. 변속레버를 오른쪽으로 빼면 ‘SST’라 불리는 스포츠 모드에 진입하는데, 변속프로그램이 기대이상으로 적극적이다. 여기에서 다시 앞뒤로 움직이면 수동모드가 되는데, 보편적인 방식과는 달리 앞으로 밀면 시프트다운인 것으로 설정되어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식을 더 선호하지만, 오래간만에 접하고 보니 헷갈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차의 성격이나 주행특성에 비추어 스티어링휠에 변속패들이 없는 것은 그리 아쉽지 않은 편. 다만 변속레버의 조작감은 좀더 부드러웠으면 좋겠다. 변속기 자체의 반응은 기대이상이다. 80km/h에서 킥 다운을 해보면 단박에 6단에서 2단으로의 스킵 시프트가 진행돼 6,000rpm부터의 가속이 이루어진다.

277마력의 최고출력이 나오는 것은 6,250rpm에서. 본래 D(6단)에서의 엔진 회전수는 80km/h일 때 1,500rpm을 하회하고 100km/h에서 1,750rpm을 가리킨다. 수동모드에서는 자동으로 시프트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회전한계인 6,750rpm을 치게 되면 리미터가 작동해 회전수를 묶는다. 고회전에서도 엔진은 매끄럽다. 스포츠모드에서 풀 가속을 해보면 최고출력 발생시점에 못 미처 시프트업이 이루어지는데, 90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 180km/h에서 5단으로 넘어간다. 기어비상으로는 6단만 오버드라이브. 계기판에 표시된 220km/h까지는 여유롭게 가속되고 체감가속 성능도 좋다. 반면, 잘 달린다고 마음껏 밟고 다니기에는 서스펜션이 많이 무른 편이다. 출렁거리고 말캉거리는 느낌이 LS보다는 타운카 쪽에 훨씬 가깝다. ‘아메리칸 럭셔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져버리지 않는 부분인데, 어설프게 독일차들을 흉내내지 않아서 다행이거니와, 단단한 서스펜션에 진저리 치는 실소비자들이 쌍수 들어 환영할만한 내용이기도 하다. 실내에 유입되는 소음, 진동을 적극적으로 차단한 덕분에 승차감은 종종 차가 살짝 떠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 차체의 좌우 쏠림이나 휘청거림은 덩치 크고 높은 차에서 연상되는 그것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는다.

록투록은 2.98회전. 회전반경은 6.05미터이고, 조향력이 가벼워 시내 주행에서도 차체 크기에 대한 압박은 별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휠은 미국 내수 기본사양인 18인치 대신 옵션인 19인치 휠을 끼웠고 255/45R19 사이즈의 굿이어 이글 RS-A 타이어와 조합했다. 실용성을 생각하면 앞바퀴 굴림도 나쁘지 않지만 일단은 이번에 제외된 AWD버전에 대한 아쉬움도 갖게 되는데, 나중에 트윈터보 엔진과 함께 들어오면 그것도 그림이 되겠다. 그때라면 성능에 걸 맞는 스포츠 서스펜션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차에 타기 위해 문을 열고 보면 일단 바닥까지 감싸고 들어가는 문짝의 크기와 수직으로 잘라낸 록커패널의 형상에 눈이 휘둥그래진다. 도어가 넓게 열리고 바닥이 옆으로 넓게 튀어나오지 않아 타고 내리기가 쉽다. 실내 디자인의 핵심은 링컨스타의 십자 형상을 기조로 한 좌우 대칭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예전 차들은 물론 직전의 MKX나 MKZ와 비교해도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졌지만, 실제로 앉아보면 링컨차 특유의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어떤 부분은 여전히 투박하고, 어떤 부분은 여전히 마무리가 부족한데, 적어도 소재의 사용면에 있어서는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다. 실내는 진짜 가죽과 진짜 나무, 진짜 알루미늄과 크롬 액센트들로 장식했으며 도어트림 하단이나 센터콘솔 측면, 대시보드 하단까지 모두 부드러운 촉감의 가죽패턴 플라스틱으로 마감했다.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축축한 느낌의 가죽이다. 이는 스코틀랜드의 브릿지 오브 웨어(Bridge of Weir)社에서 공급받는 것으로, 콩코드 여객기와 여객선 ‘퀸 엘리자베스 2’, 세계 최초의 7성 호텔인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등에서 채택한 바 있다. (포드코리아에서 얘기하는 ‘7성 호텔급 인테리어’라는 표현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승차에 적용된 검정색 대신 베이지 색이 적용된 실내라면 일부 소재의 표면질감이나 전체적인 조화 면에서의 부족함이 많이 가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낮에 보이는 계기판 눈금의 투명 플라스틱과 도금부분, 플라스틱 도어핀도 아쉽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속상한(?) 것은 링컨차의 특색이었던 아날로그 시계와 스티어링 휠의 실내온도조절 버튼이 사라진 것이다. MKZ에는 있는 무드 조명들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요즘 럭셔리 카로서는 지적사항에 해당한다. 비상등 스위치의 위치나 크기도 불만인데, 스티어링 컬럼 위에 있었던 예전과 비교하면 나아졌다고 해야 할지 애매하다.

사양 면에서는 아주 풍족한 편이다. ECM룸미러는 물론 사이드미러까지 야간 주행시 눈부심 방지가 되고, 앞좌석 시트는 히팅과 쿨링이 모두 3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동반석까지 요추받침이 상하/앞뒤로 조절 가능한 12웨이 파워시트에, 운전석은 이지액세스 및 메모리 기능을 제공한다. 시트 가운데에 스웨이드로 세로줄을 넣고 헤드레스트에 링컨스타를 박아 넣은 것은 미국 시판사양에서 ‘얼티밋 패키지’에 해당하는 것. 그 가운데 장식이 거치적거리긴 하지만 양 날개는 코너링 시 지지력이 좋고 몸에 착 붙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덩치 큰 미국사람 어쩌구 하던 말이 쏙 들어갈 법도 하지만 높이 조절 외에는 꼼짝을 안 하는 거대한 헤드레스트 때문에 또다시 ‘역시…’를 중얼거리게 된다. 스티어링 컬럼은 전동 조절식이고, 사이드미러 조절장치는 A필러 하단에 있어 찾기 편하다. 사이드미러 전동 접이 기능은 코리안 버전에만 있는 것으로, 버튼은 따로 없지만 시동 키 조작에 따라 자동으로 접히거나 펴지고 움직임도 깔끔하다. 높은 차인 만큼 후진시 하향연동이 안 되는 것은 조금 아쉽다 하겠다. 실내 온도조절은 물론 좌우 독립식. 조작버튼에는 알루미늄 링을 둘렀고 밤에는 링 모양으로 조명이 켜진다. 다른 링컨 차들처럼 계기나 각종 버튼들의 조명으로는 흰색을 쓰고 있다.

센터페시아로부터 일체형으로 이어지는 센터콘솔은 암레스트 수납공간까지 삼키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높이를 자랑한다. 변속레버 옆의 길쭉한 수납공간(전원소켓이 숨어있다)과 그 뒤의 거대한 컵홀더는 슬라이딩 덮개로 깔끔하게 가릴 수 있고, 분할된 암레스트는 운전석과 동반석에서 개별적으로 앞으로 잡아 빼 팔을 얹을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을 가능하게 한 족동식 주차브레이크는 마치 모터사이클의 킥 스타터 마냥 작동하는 모습이 실소를 자아낸다. LS의 전동식 주차브레이크가 그리워지는 대목이다. 암레스트 아래 수납공간에는 추가 전원소켓과 USB단자, AUX단자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고, 뚜껑을 덮더라도 배선을 뺄 수 있도록 홈이 파져 있다. 최신 모델답게 포드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 개발한 음성인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싱크(SYNC™)도 적용되어 있다.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하는 이 시스템은 필요한 기능을 중얼거리는 것 만으로도 핸드폰이나 MP3플레이어를 조작할 수 있게끔 해주는데, 음성인식이야 국내에서도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것이지만 콩글리쉬 발음까지 잘 알아듣는 것이 용했다. 앨범제목을 말하면 해당 폴더를 재생해주기도 한다는데 시승팀이 준비했던 MP3플레이어들은 기기 인식까지만 가능했을 뿐 재생에는 실패해 제대로 써볼 수 없었다. 오디오는 최근 링컨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THX II 인증 사운드 시스템으로, 5.1 입체음향을 재현하는 12채널 600와트 앰프와 스피커 16개, 10인치 우퍼가 달려있다. 시승차에는 내비게이션이 빠져있어 오디오/온도조절장치의 통합화면과 오디오 버튼만이 배치된 대시보드 가운데 상단 부분이 허전하게 보였는데, 국내 시판 차에는 내비게이션이 장착된다고 한다

차의 덩치를 생각하면 뒷좌석 공간은 의외다. 도어를 열었을 때의 개구부가 작게 느껴지고 높다란 방석부분의 두께만큼이나 시트에 앉으면 어딘지 껑충하다는 느낌이다. (겉보기에 비해 실내 바닥이 상당히 높은 것도 사실이다) 제원상 실내 수치나 도어 개방 각도는 동급 최대인 것으로 발표되어있지만 후륜구동 차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휠베이스가 짧은 데다 공간과 타협하지 않은 두툼한 앞뒤 시트형상 탓인지 체감 공간은 기대에 못 미친다. 높이 앉는 고급 차에 채 적응하지 못했던 탓에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다. 센터터널 높이도 만만치 않고, 헤드레스트는 일체형이며 가운데 승객용 헤드레스트는 마련되어있지 않다. 뒷좌석 편의사양으로는 좌우 독립 2단 시트 히팅 기능과 중앙 송풍구, 전원소켓이 있다. 도어포켓은 없고 센터 암레스트에는 노출된 컵홀더와 수납공간이 딸려있다. 미국 사양에서 볼 수 있는 뒷유리 햇빛가리개 옵션은 빠졌다. 선루프는 세단 중에서는 드물게 뒷좌석까지 연결된다. 포드에서는 ‘듀얼 패널 문루프’라고 부르는 것으로, 실제 틸팅이나 슬라이딩 되는 것은 앞부분만이고, 뒷좌석에서는 하늘만 올려다 볼 수 있다. 선루프의 햇빛가리개는 소프트타입의 전동식으로, 앞좌석의 헤드콘솔에서 조작한다. 한번 누르면 원터치로 앞좌석 윗부분까지만 열리고, 한번 더 누르면 뒷좌석까지 모두 열리게 된다. 이 앞뒤 유리패널 사이를 가로지르는 보는 그야말로 대들보라 불러야 할만 큼 육중하게 튀어나와 있어 천정의 개방감을 줄인다. 초강력 붕소강으로 보강했다는 B필러의 두께도 예사롭지 않기는 마찬가지. 이들은 루프강성을 확보하고 측면 보호성능을 높이는 등 안전에 신경 쓴 결과라는데, 벤츠 마이비의 이중바닥을 연상시킬 정도로 두터운 바닥높이와 함께 시각적으로 안전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하는 요소들이다. 치켜 올려진 어깨선에 의해 축소된 유리면적까지 고려하면 방탄차에 탑승했다고 상상해보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측면 유리창은 네 개가 모두 원터치로 업다운이 되는데, 조용하고 부드럽지만 신속하게 여닫히는 감각이 일품이다. 이들은 이중접합 유리로 소음을 차단하고 있다.

뒤쪽이 현저하게 높아 뒷유리를 통한 후방시야는 좁아 보이는데, 전후방 주차 센서는 갖추었지만 미국사양에 있는 후방카메라까지는 장비하지 않았다. 트렁크 덮개는 리어스포일러 일체형으로 뒷부분이 살짝 솟아있고, 가운데 부분에 에지를 두어 뒷범퍼까지 이어지도록 했다. 링컨스타와 연결된 크롬 가로장식은 다소 투박한 느낌. MK와 S를 차별해서 붙인 차명표기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MKZ와 헛갈리는 것을 막자는 것일까? 거대한 뒷범퍼는 하단을 검게 처리하고 양 옆에 볼 살을 붙여 단조로움을 피했다. 크롬 마감된 두 개의 배기파이프도 당당히 드러냈다. 사진상으로는 테일램프 모양 때문에 라세티를 연상시킨다는 평도 있었지만 실물에서 느껴지는 볼륨감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문제는 트렁크 턱이 높고 안쪽 공간이 평탄하지 않다는 점. 흡사 동굴 안쪽에 비유할 수 있는 울퉁불퉁한 적재공간은 그래뵈도 529리터의 넉넉한 용량을 갖고 있는데, 600리터 용량에 풀사이즈 골프백 8개가 들어가는 파이브헌드레드/토러스보다 좁은 것은 흠이 아닐지라도 턱이 높고 입구가 좁은 것은 사용시 불편할 수 밖에 없겠다. 폭이 좁은 임시용 스페어타이어를 내장하고 있어 턱만 넘어서면 바닥은 낮은 편이다. 트렁크 쪽에서 보면 뒷좌석이 폴딩 될 것처럼 등받이 부분이 노출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스키 스루만 가능하다. 트렁크 덮개를 열려면 리모컨이나 대시보드 왼편의 스위치를 이용해야 하는데, 대시보드 스위치는 차에 타지 않고도 누르기 좋은 위치에 있고 큼지막해 쓰기 좋다.

미국사양에서 볼 수 있는 스마트키와 버튼식 시동장치가 빠져 아쉬운 것은 그 기능 때문이 아니라 국내사양의 시동키와 열쇠구멍 부분이 차에 걸맞지 않아 보여서다. 그나마 키 꽂는 위치가 좋고 리모컨이 일체형으로 바뀌어서 다행이긴 하다. 이 부분과 비교해보면 B필러에 달린 ‘시큐리티코드 키리스 엔트리’는 마치 다른 세상의 물건처럼 여겨진다. 운전석 쪽 B필러나 도어에 툭 튀어나온 숫자 버튼을 마련해 지정된 코드를 입력하면 시동키 없이도 도어록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은 꽤 오래 전부터 포드/링컨 차들에서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이 이번에는 첨단 사양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버튼이 B필러에 묻혀있어 있어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손을 갖다 대면 빨간색 숫자들로 나타나는 터치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항상 그랬듯이 시승 중에 이 기능을 테스트해 볼 일이 없었지만 아무튼 재미있는 변화이긴 하다. MKS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어댑티브 헤드램프도 달렸다. 주행 방향에 따라 조사각이 자동 조절되는 어댑티브 헤드램프(HID)는 대항차 및 앞차의 불빛을 감지해 자동으로 상향등/하향등을 전환해주는 오토 하이빔 기능을 겸비했다. 스티어링휠의 리모컨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거리를 표준/컴포트/스포츠의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주행속도에서 각각 1.5초, 2.3초, 1초 차이의 거리에 해당한다. 주행속도가 30km/h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해제되는 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작동여부나 선행차량의 감지여부를 녹색/황색의 작은 경고등으로만 나타내고 있어 그 동안 보아온 다른 차들의 화려한 그래픽과 비교된다. 레이더는 앞 범퍼의 안개등 옆 가짜 그릴 뒤편에 설치되어 있다.

셀프주유가 흔치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운전자가 그 편리함을 체감하기 힘들겠지만 별도의 주유구 마개가 없는 ‘이지퓨얼’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나사처럼 돌리는 마개가 없고 안쪽에서 자동 덮개가 여닫히는 방식인데, 도어를 잠가도 주유구 바깥 덮개는 열 수 있으니 보안상의 문제는 어떨지 모르겠다. 비상 급유 시에 쓸 수 있는 전용 깔대기가 스페어 타이어와 함께 비치되어 있는 점도 흥미롭다. MKS의 공인 연비는 8.4km/L이고 187km를 달린 시승기간에는 7.1km/L를 기록했다. MKS는 주행안정장비인 어드밴스 트랙과 운전석과 조수석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 사이드 에어백, ‘세이프티 캐노피’ 커튼 에어백을 갖추었고,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전면,측면 충돌테스트에서는 최고 등급인 ‘Top safety picks’를 받았다. 링컨 MKS의 가격은 5,520만원으로, 수입 대형 럭셔리 세단치고는 눈에 띄는 가격으로 책정되었다. 후륜구동 고급차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깨어난 이라면 환골탈태한 링컨의 기함 역시 맛보길 권한다.

(* 시승차의 사양 일부는 국내 시판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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