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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느 별에서 왔니? 닛산 무라노 3.5

발행일 : 2008-12-19 16:36:58

닛산 브랜드의 한국 상륙 첨병인 무라노는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스타일과 여유 있는 실내, 그리고 다양한 편의 장비를 갖춘 모범적인 중형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넉넉한 VQ35 엔진과 첨단 Xtronic CVT로 무장해 주행감각은 승용차를 운전하는 듯 편안하고, 앞바퀴 굴림을 기본으로 한 전자식 AWD 시스템은 주행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여 준다. 거기다 험로 주행을 위한 대비까지도 충분히 갖췄다. 이만하면 첨병으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볼 수 있겠다. 글, 사진 : 박기돈 (rpm9 편집장)

`무라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타일이다. 2002년 1세대 무라노가 데뷔했을 당시 SUV가 저렇게 예뻐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스타일리시한 SUV로 따지자면 더 먼저인 2000년에 데뷔한 현대 산타페도 빠지지 않았지만 에어로 다이나믹 측면에서는 무라노가 한 수 위였다. 유리 공예로 유명한 베니스 근처 섬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무라노는 그러고 보면 스타일에서유리 공예품을 연상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미처 그 이름의 뜻을 몰랐던 당시에는 무슨 공룡이름인 것처럼 느껴졌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름과 또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 대단한 매력이었다.무라노는 미국시장에서 데뷔 이 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닛산 차량인데도 미국 시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라노가 미국 시장을 위하여 개발되었으며, 미국에서 중점적으로 판매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1세대, 2세대 모두 미국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 후 일본에서는더 늦게 판매를 시작했다. 무라노는 흔히들 `도심형 SUV`라고 부르는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당연히 승용차를 베이스로 개발되었다. 그런데 같은 도심형 크로스오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먼저 선보이고 있는 인피니티의 FX, EX와는 태생이 조금 다르다. 인피니티의 두 모델은 후륜 구동 승용차를 베이스로 개발된 모델인 반면 무라노는 앞 바퀴 굴림인 알티마를 베이스로 한다. 1세대 무라노의 베이스가 되었던 알티마의 플랫폼은 FF-L, 그리고 2세대 무라노의 베이스가 된 현재의 알티마의 플랫폼은 D플랫폼이다. 기본이 된 알티마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처럼 2세대 무라노 역시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다. 하지만 무라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스타일은 1세대 무라노가 더욱 현대화된 느낌으로 진화한 수준이다.

1세대 무라노가 데뷔했을 때 국내에서도 멋진 스타일에 반한 팬들이 많이 생겼지만 국내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인피니티를 수입하는 한국 닛산에서 닛산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신세대 무라노가 한국 상륙의 선봉에 서게 되었다. 2세대 무라노의 데뷔가 2007년 11월 LA 모터쇼였고, 일본 판매는 2008년 9월부터였으니 한국 판매 시기와 참 잘 맞아 떨어진 셈이다. 그렇게 한국 닛산은 따끈따끈한 신형 무라노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게 되었다. 가장 대중성이 있는 무라노(와 로그)의 뒤를 이어서 조만간 알티마, 큐브 같은 모델들이 주력 부대로 상륙할 것이며, 신형 370Z와 강력한 GT-R 특공대가 상륙 작전을 측면 지원할 것이다. 국내 외 경제 여건이 극도로 나쁜 상황에서 한국 시장에 진출한 닛산이 과연 좋은 제품으로 그 파도를 헤쳐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앞서 싼타페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1세대 싼타페가 화려한 곡선을 선보이긴 했지만 앞 모습이 극단적인 에어로 다이나믹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2세대 싼타페의 앞모습은 아주 많이 에어로 다이나믹해 졌다. 싼타페가 뒤에 나온 1세대 무라노의 앞모습을 좀 빌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해 볼만한 대목이다. 어쨌든 2세대 무라노는 전체적으로 이전 세대 무라노의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스타일을 더욱 화려하게 다듬었다. 특히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지나 다시 헤드램프로 이어지는 부분을 일체화한 전작을 넘어서는 화려함이 돋보이는데, 단순한 격자 대신 굵은 세로 핀에 크롬 처리한 그릴과 크리스탈 느낌이 나는 헤드램프가 유리 세공으로 유명한 섬 무라노와 잘 어울린다.

더욱 불끈 솟아오른 펜더를 과감하게 잘라낸 터치도 매력이다. 옆에서 보면 두 개의 아치가 선명하게 대칭을 이루고 있다. 옆 유리창의 모습도 구형의 라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듯 하면서도 벨트 라인이 뒤로 갈수록 더욱 높아지면서 보다 세련되어 졌다. 1세대 무라노가 군더더기 없이 면을 깔끔하게 깎아 낸 듯한 느낌이라면 2세대에서는 헤드램프와 그릴, 펜더, 리어램프에 이르기까지 우락부락하게 돌출되도록 한 점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뒷모습 또한 마치 고글을 쓰고 있는 얼굴처럼 보이는 점이재미있다. 범퍼 아래에는 대구경 듀얼 배기구가 장착되어 있어 스포티한 이미지를 표현한다. 휠과 타이어는 인피니티 FX가 거대한 20, 21인치 휠을 착용한 것과는 달리 보다 현실적인(?) 18인치 휠과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1세대가 페어레이디의 실내를 닮았다면 2세대는 맥을 같이 하면서도 좀더 SUV다운 느낌이며 여유로움이 돋보인다. 인피니티 FX나 EX가 인테리어도 스포츠카 같은 이미지를 풍기며 화려함을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의외다. 특히 센터페시아가 4각의 박스형태로 돌출된 부분에서 그런 느낌이 강하다. 이 스타일은 1세대 무라노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좀 더 투박한 느낌이 난다. 반면 그 안에 포함된 디테일들은 인피니티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모니터와 메인 컨터롤러는 이제는 친숙해진 부분이다. 스마트 키가 적용되어 있는데, 외부에서 문을 여는 버튼은 앞 문에만 장착되어 있다. 운전석 문에서 뒷문까지 다 열려면 버튼을 두 번 눌러 주면 된다. 반면 동반자석 문에서는 한 번만 누르면 네 개의 문이 한꺼번에 열린다.

스포티한 근육질의 가죽 스티어링 휠은 전동으로 틸팅 및 텔레스코픽이 조절된다. 오디오와 크루즈 컨트롤 작동 버튼이 좌우에 마련되어 있다. 휠 너머 계기판은 3개의 실린더가 겹쳐진 모양이어서 스포티하고, 크기가 커서 시인성이 뛰어나며,안쪽에오렌지색 테두리를 두르고 있어 화려하다. 역시 인피니티처럼 시동을 걸면 바늘이 끝까지 올라갔다 다시 내려오는 스타트 세레모니를 선보인다. 불룩한 센터페시아의 멀티미디어 컨트롤 인터페이스는 인피니티를 통해 익숙해진 부분이어서 사용하기 편리했다. 오디오도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고, 트렁크 바닥 스페어 타이어 가운데 마련된 서브 우퍼를 포함해 11개의 스피커가 장착되어 있다. 반면, ECM 룸미러가 적용되어 있지 않은 것과 네 개의 윈도우 중 운전석만 상하 원터치인 점 등은 인피니티 모델들에서와 같이 아쉬운 부분이다.

2열 공간을 위한 배려도 돋보이는데, 우선 공간이 여유롭고 뒷 좌석 승객을 위해 B필러 안쪽에 에어컨 공기 배출구도 달았다. 2열에서도 뛰어난 개방감을 즐길 수 있도록 천정에는 듀얼 패널 선루프가 장착되었는데 원터치로 두개의 커버가 동시에 열려 편리하다. 물론 2열의 선루프는 유리 지붕 자체가 열리지는 않는다. 6:4로 나뉘어 접히는 2열 시트에서는 무엇보다 뒷 좌석 등받이 각도 조절이 되는 점이 마음에 든다. 국내 SUV들에는 싼타페 이후 많이 적용되어 있지만 의외로 수입 SUV들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았던 기능이다. 등받이 각도 조절과 폴딩을 위해서는 관절 부위에 있는 끈을 당기면 되는데, 폴딩 때에는 끈을 당기는 것 만으로 시트의 방석 부분이 앞쪽 아래로 슬라이딩 되면서 등받이가 그 위에 폴딩되는 일련의 작동이 한꺼번에 이루어져 높은 편의성을 자랑한다. 이 방식 또한 선 보인지 오래 되었는데도 최신SUV들 조차도 여전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폴딩할 수 있는 모델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반가운 부분이다. 더욱이 운전석에 있는 버튼으로 시트를 세울 수도 있어 갑자기 뒷 좌석에 사람이 타려고 할 때 급하게 내려서 시트를 세우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편의성을 높인 도심형 크로스오버답게 해치 트렁크도 전동식이어서 운전석 좌측의 버튼으로 열고 닫을 수 있으며, 해치에 마련된 버튼으로도 닫을 수 있다. 트렁크에는 카고 오거나이저가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종류의 화물을 편리하게 나누어 수납할 수 있다. 이처럼 닛산 브랜드로 선보인 무라노지만 인피니티 브랜드가 부럽지 않을 만큼 고급스러운 편의 장비들을 두루 갖추고 있어 경쟁력을 높여 준다.

무라노에 장착된 엔진은 닛산이 자랑하는 VQ35 엔진이다. 4기통 2.5리터도 장착되지만 국내에는 3.5리터 엔진만 들어왔다.최근의 인피니티 모델들을 통해 소개된 VQ35HR 엔진은 300마력을 넘는 고출력을 자랑했지만 무라노에는 그 엔진의 베이스가 되었던 VQ35DE 엔진이 얹혀 있다. V6 3,498cc DOHC에 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 조절 기구를 더해 최고출력 260마력/6,000rpm과 최대토크 34kg.m/4,400rpm을 발휘한다. 재미있는 것은 변속기에 신형 ‘Xtronic CVT’가 장착된 점이다. 초기 CVT들은 작동이 부드럽고 연비가 좋긴 했지만 달리는 재미는 전혀 기대할 수 없었는데, 최근에 발표되는 CVT들은 달리는 재미 또한 많이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나름 기대를 가지고 주행에 나섰다. 역시 무단으로 변속되는 만큼 변속 충격은 찾아 볼 수 없고 기대보다 시원시원한 가속도 만족스러웠다. CVT는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초반에는 회전수와 속도가 동시에 상승하지만 회전수가 어느 정도에 달하면 변속과 함께 회전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회전수 상태를 유지하면서 속도만 꾸준하게 계속 올라가는 반응을 보인다. 무라노의 Xtronic CVT는 최초 회전수가 올라가는 과정에서 2.500과 5,000rpm 부근에서 순간적으로 멈칫하는 동작을 보인 후 계속해서 6,300rpm까지 상승했다. 그 상태에서 계속 가속하면 200km/h에서 가속이 멈추는데, 전자식으로 속도 제한에 걸린 것이다. 전체적으로 가속은 시원시원하고 고속으로 올라가도 안정성 또한 우수하다. 이런 급가속이 아니면 일상주행에서는 회전수의 상승 패턴을 짐작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속도에 따라 수시로 기어가 변하면서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준다. 한편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옮겨 수동 모드가 되면 전자식 프로그램에 의해 마치 일반 6단 자동 변속기 같은 동작을 만들어 낸다. 회전수가 상승해서 레드존에 이르면 변속이 되면서 회전수가 떨어지고, 다시 레드존에 이르면 또 변속이 된다. 이렇게 가속해 보면 무라노는 1단에서 80, 2단에서 120, 3단에서 150km/h를 기록하고 4단으로 넘어가서 200km/h에서 속도가 차단된다. 이 때 변속되는 회전수는 6,000rpm이다. 수동 모드에서는 원하는 단수로 변속할 수도 있고, 기어단을 고정시킨 채 고회전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달리기를 즐길 수도 있다. 이쯤 되면 CVT는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고’인 셈이다. 극단적으로 달리기 성능을 강조하는 모델이 아니라면 CVT가 분명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동방식은 ‘올 모드 4X4-i’ 시스템에 의해 전자식으로 4륜 구동이 적용된다. 출발할 땐 앞 뒤 구동력을 50:50으로 나눈 4륜 구동으로 출발하지만 일상적인 주행 상황이 되면 구동력은 100% 앞바퀴에 집중된다. 그리고 코너링이나 노면 조건에 따라 필요한 상황이 되면 자동으로 적절한 양의 구동력을 뒷바퀴에 전달해 주행 안정성을 높여 준다. 또한 크로스오버를 표방하는 SUV들이 전자식 4륜 구동만 갖추고 있어 험로에 들어갈 엄두를 못 내는 것과는 달리, 기어 레버 앞쪽에 있는 ‘4WD Lock’ 버튼을 눌러주면 어쩌다 만나게 되는 험로 상황에서도 강력한 4륜 구동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앞바퀴 굴림 방식을 기본으로 한 4륜 구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험로 주행도 거뜬하도록 하고 있어, AWD 시스템 자체의 하드웨어적인 성능이나 완성도를 떠나서 적어도 운용면에서는 더할 나위가 없는 AWD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다. 서스펜션 세팅은 의외로 단단한 편으로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이 키가 큰 SUV답지 않게 승용차 느낌의 타이트한 주행 감각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단지 높은 시트 포지션이 제공하는 넓은 시야가 승용차와 다를 뿐 출렁거리거나 굼뜬 반응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런 반면 의외로 노면의 충격은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안락함이 돋보이고 그 만큼 운전이 쉽고 편하지만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는 다소 거친 반응이 올라오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안전을 위해서는 듀얼 스테이지 앞좌석 에어백 시스템과 프론트 사이드 에어백 및 사이드 커튼 에어백 등 첨단 에어백 시스템과 앞 좌석 액티브 헤드레스트, 충격 흡수형 스티어링 칼럼, 그리고 충돌 시 탑승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모두 고려해 다양한 존으로 구분된 존 바디(Zone body) 구조, 전자식 차체 제어 장치인 VDC, TCS, EBD-ABS, BAS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충돌 시 와이퍼가 분리되고 부서진 해드램프 파편들은 아래로 떨어지도록 하는 등의 세심한 안전장치들까지 갖추었다고 한다.

무라노를 선택하는 첫 번째 포인트는 미래적인 느낌과 스포츠카다운 디자인으로 단연 돋보이는 스타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매력적인 스타일에 반해 무라노를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그 속에 중형 크로스오버가 갖추어야 할 미덕을 차고 넘치게 갖추고 있다는 것 또한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필자 조차도 최근 들어 가족들이 함께 할 넉넉한 공간을 갖춘 실용적인 자동차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그래서 더욱 무라노가 눈독 리스트 상단에 자리하게 되는 것 같다. ▶ [rpm9] 닛산 무라노 시승사진 고화질 갤러리 ▶ [rpm9] 닛산 무라노 신차발표회 (닛산 한국 론칭) 사진 갤러리▶ [rpm9] 운전석이 왼쪽에! 닛산 3세대 큐브▶ [rpm9] 닛산의 수퍼카GT-R 업그레이드 버전▶ [rpm9] Z의 수퍼 에볼루션, 닛산 370Z, 페어레이디Z▶ [rpm9] http://www.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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