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지난 11일에 개막한 2009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최소한의 연료로 최대한의 운전재미를’ 이끌어낸 컨셉카, 블루스포츠(BlueSport)를 공개했다. 블루스포츠는 적당한 가격과 뛰어난 경제성, 민첩한 운동성능을 겸비한 ‘자동차의 꿈’과 같은 차량으로, 비록 컨셉버전으로 공개되긴 했으나 양산 또한 염두에 둔 모델이다. 블루스포츠는 미드십 후륜구동 레이아웃을 채택한 경량 로드스터로, 무게는 1,200kg이 채 나가지 않는다. 차체는 스틸 재질이지만 지붕을 수동식 소프트탑으로 만들어 무게를 27kg으로 억제했고 후드를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등 경량화에 힘썼다.
차체크기는 길이 3.99미터, 폭 1.75미터, 높이 1.26미터에 휠베이스 2.43미터로, 시로코보다 짧고 평편하며 폴로보다 길고 넓다. 앞뒤 무게배분은 45:55이고 앞쪽에 맥퍼슨 스트럿, 뒤쪽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신발 사이즈는 앞 235/35ZR19와 뒤 245/35ZR19로 다소 부담스러운 크기. 신형 골프에서 앞 서스펜션을 가져오는 등 그룹 내 가용부품을 동원해 만들었으며, 그만큼 양산 가능성도 높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발표된 버전은 2.0TDI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4,200rpm에서 180마력, 최대토크는 1,750rpm부터 350Nm(35.7kgm)로 300마력짜리 6기통 가솔린 엔진 뺨치는 순발력을 지녔다는 것이 폭스바겐의 설명이다.
변속기는 6단 DSG로, 스티어링 휠에 달린 변속 패들로 수동모드 조작을 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형태의 변속레버는 생략했다. 0-100km/h 가속시간은 6.6초, 최고속도는 226km/h로 경량 로드스터로서는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3월의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1.4TSI 버전 또한 발표된다는 소문이다. 이번 디젤 버전은 정차시 자동 시동정지 기술과 제동시 에너지 회생 기술을 적용해 연료를 최대한 아낄 수 있도록 했다. 유럽기준 연비는 23.3km/L. 미국기준연비는 복합기준 17.3km/L이고 고속도로에서 20.6km/L가 나온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km당 113g에 불과하다. 은색 차체에 오렌지색 소프트탑을 적용해 파란색은 찾아볼 수 없는데도 굳이 블루스포츠란 이름을 쓴 것은 폭스바겐(뿐이 아니지만)이 내세우는 친환경, 연료절약의 이미지 컬러가 블루이기 때문이다.
실내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관장하는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적용했는데, 시티카 컨셉의 업(Up)을 통해 선보인 것과 같은 방식이다. 시동버튼 둘레에 변속기 조작용의 다이얼을 배치하고 (대시보드 위가 아닌) 그 바로 위로 터치스크린을 놓은 것이 독특하다. 그만큼 운전 중에는 운전자체의 즐거움에 몰입하도록 하는 구성이다. 컨셉카로서의 재치가 일부 발휘되어 있긴 하지만 양산을 염두에 둔 모델인 만큼 실용성도 강조하고 있다. 수동 조작하는 소프트탑은 클래식한 Z형 구조로 설계해 접고 펴는데 채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엔진이 없는 앞부분에는 112리터, 뒷부분에는 70리터의 짐도 실을 수 있다. 50리터짜리 연료탱크를 달아 한번 주유하면 1,150km의 주행이 가능하다.
블루스포츠의 양산가능성은 70%정도로, 아우디, 세아트 등 그룹 소속사에서 동일 플랫폼을 바탕으로 각자의 버전을 만들겠다고 나서야 규모에 따른 채산성이 갖춰진다는 관측도 있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터줏대감 마쓰다 MX-5(F/R)외에도 럭셔리급에서는 BMW가 Z2(F/R)를, 메르세데스-벤츠가 A클래스 바탕의 로드스터(F/F)를 검토하고 있는 등 소형 로드스터 시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민병권 @ RPM9 [ http://www.rpm9.com ]▶ [rpm9] 폭스바겐 컨셉 블루스포츠 동영상▶ [rpm9] 폭스바겐 컨셉 블루스포츠 월페이퍼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