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는 7월 9일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올-뉴 XJ의 신차발표 행사를 가졌다. (*사치스럽다고 해서 사치가 아님. ‘Saatchi’ 갤러리)
미국의 유명 TV쇼 진행자이자 소문난 자동차광인 제이 레노가 영국으로 날아가 행사 진행을 맡았다.
완전히 새로워진 XJ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기본형과 롱휠베이스(LWB)의 두 가지 차체로 나온다. LWB는 기본형보다 휠베이스가 125mm 더 길어 여유로운 뒷좌석 공간을 제공한다. 기본 트림은 ‘럭셔리’, ‘프리미엄 럭셔리’, ‘포트폴리오’의 세 가지이고 최고급 사양으로 ‘수퍼스포츠’가 있다.
LWB기준 차체크기는 길이가 5,247mm이고 휠베이스가 3,157mm로 현행모델과 차이가 없으나 둘 사이를 헛갈릴 염려는 전혀 없다. 보수적-좋게 말해 전통적-이었던 구형과 달리 이번 모델은 XF에서 이어지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안 컬럼이 이끄는 재규어 디자인팀은 여전히 오리지널 1968 XJ의 영향이 남아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궁극의 스포츠 럭셔리카’를 지향한 신형 XJ는 XK, XF에 이어 브랜드의 재탄생이라 할만한 변화를 이루었다. 이로써 재규어의 기함모델 역시 신세대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셈이다.
뒷유리 연장선상의 기둥 부분을 검게 칠해 시각적인 무게감을 줄이고 ‘공중부양형 지붕’의 착시 효과를 노렸다. 사진상으로는 역효과가 걱정된다. 파노라마 유리지붕을 기본으로 달면서도 낮은 유선형의 지붕라인을 유지했다. 공기저항계수는 0.29로 XF와 같다.
차체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복합 합금류를 사용해 만들고, 항공우주기술에서 비롯됐다는 리벳과 본딩으로 조립한다. 알루미늄 차체는 경쟁모델 대비 150kg 이상 가벼워 성능과 핸들링, 연비에서 유리하다. 알루미늄 차체패널은 50%를 재활용소재로 만들며, 향후에는 이를 75%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새 알루미늄을 쓸 때의 5%에 해당하는 에너지만을 소모하기 때문에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CO2의 양을 대당 3톤씩 줄일 수 있다.
엔진은 크게 V6 3.0 디젤과 V8 5.0 가솔린으로 나뉜다. 5.0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AJ-V8 Gen III)에는 자연흡기 엔진과 두 가지 출력의 수퍼차져 엔진이있다. 출력은 각각 385마력, 470마력, 510마력으로, 기존 XJ에 얹히던 4.2리터 V8에 비해 19~29% 가 향상되었다. 수퍼차져 엔진은 트윈 볼텍스 시스템(TVS)의 루츠타입 수퍼차져를 쓴다.
높은 평가를 받았던 재규어의 2.7리터 디젤엔진은 XJ의 전세계 판매량 중 25%를 차지했었다. 신형은 그보다 출력이 33%, 토크가 38% 강력해졌다. 트윈 시퀀셜 터보가 달린 V6 3.0 디젤(AJ-V6D Gen III)은 275마력의 최고출력을 내고, 14.2km/L의 연비와 184g/km의 CO2 배출량을 가졌다. 최고속도는 모두 250km/h에서 제한되지만 0-100km/h 가속시간은 V6 디젤이 6.4초, V8 자연흡기가 5.7초, V8 수퍼차져 510마력이 4.9초로 차이가 난다. 변속기는 모두 6단 자동이고, 스티어링휠에 변속패들이 달린다.
휠은 19, 20인치가 기본이지만 시장에 따라서는 18인치도 달린다. 디자인은 6가지가 준비되어 있는데, 재규어 세단으로서는 최초로 후륜에 더 넓은 휠과 낮은 편평비의 타이어를 끼워 그립을 최적화하고 스포티한 자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서스펜션은 앞쪽이 더블위시본, 뒤쪽이 멀티링크로, XK 및 XF와 연관 관계가 있다. 단, XJ의 후륜에는 에어 서스펜션이 달린다. 더불어, 올해 초 XK와 XFR 모델을 통해 소개된 연속가변댐퍼 ‘어댑티브 다이내믹’과 전자제어 후륜디퍼렌셜인 ‘액티브 디퍼렌셜 컨트롤’이 준비되었다. 어댑티브 다이내믹은 ‘재규어드라이브 컨트롤’과 연동돼 하체 특성을 바꿔준다. ‘수퍼스포츠’ 사양에 적용되는 액티브 디퍼렌셜 컨트롤은 후륜 종감속부의 다판 클러치를 전자제어해 다이내믹한 거동을 돕는다.
재규어드라이브 컨트롤에는 ‘다이내믹’과 ‘윈터’의 두 가지 모드가 있으며, 엔진 매핑과 변속패턴 서스펜션 반응, 어댑티브 디퍼렌셜 컨트롤, DSC간섭 등을 통합 조절하게 된다. 안전장비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레이더를 이용한 사각지대 감시장치를 갖추었다. 안전벨트는 다이내믹 모드 선택 시나 급감속 또는 과격한 코너링 때 자동으로 더 조여진다. 제논 헤드램프는 자동상향 조절기능과 액티브 코너링 기능이 있고 저속 코너링 시에는 LED 보조램프를 켜준다.
실내에 유입되는 소음은 이중 벌크헤드와 접합유리, 공기역학적 설계 등을 통해 최소화했기 때문에 순항 시에는 뛰어난 정숙성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과격하게 운전할 때에는 그에 맞게 튜닝된 흡기 시스템이 신나는 사운드 트랙을 연주한다.
실내는 시트, 대시보드, 도어, 센터콘솔, 암레스트를 모두 가죽으로 덮었고, 수퍼스포츠는 천장까지 가죽으로 덮는다. 내장색상과 소재는 선택의 폭이 넓다. 양쪽 도어트림의 나무 장식은 대시보드 상단을 거쳐 이어지며, 네 개의 구체형 송풍구는 피아노 블랙과 크롬 장식으로 꾸며졌다. 이러한 대비는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 등에서도 반복된다. 대시보드 가운데에는 고급 손목시계를 연상시키는 아날로그 시계를 넣었는데, 파란색 실내 조명에 맞게 파란색 바탕을 깔았다. 도어 수납부는 고급 수제작 브리프케이스를 참고로 만들었다.
변속기 레버의 역할을 대신한 ‘재규어드라이브 셀렉터’는 센터콘솔의 운전자 손바닥 부근에서 솟아오르며, 주차 브레이크는 전동식이다. 에어컨은 모델에 따라 4구역 독립 온도 조절이 가능하고, 뒷좌석의 쿨링, 히팅, 마사지, 받침조절 기능도 마련했다. 실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12.3인치 액정을 사용한 가상 계기판이다. 세 개의 원으로 구성된 계기판은 실존 하는 것이 아니라 모니터 위에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덕분에 중요한 정보가 표시될 때는 이를 더 강조하거나 덜 중요한 정보를 가릴 수 있고, 심지어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빨간색 조명과 기어단수 강조 등의 특수효과로 흥분을 고취시키기도 한다.
센터페시아의 8인치 화면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 관장하는 터치스크린으로, 운전자와 동반석 승객이 각자 원하는 화면을 볼 수 있는 듀얼-뷰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복잡다단한 조작부를 화면 속에 가상으로 구현함으로써 외부에 노출된 버튼의 수를 줄일 수 있었다.
최고급 오디오로는 1200W, 15채널, 스피커 20개짜리 BMW B&W(Bowers & Wilkins) 사운드 시스템을 준비했다. 이외에도 Audyssey MultEQ XT? 오디오 튜닝 시스템과 돌비프로로직 IIx, 6디코더 7.1 서라운드의 DTS 네오가 오디오 시스템에 적용된다.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패키지에는 앞좌석 헤드레스트에 달리는 8인치 모니터와 무선 헤드폰, 터치스크린방식 리모컨이 제공된다.
트렁크는 VDA기준 520리터의 용량을 자랑한다.대형 수트케이스 두 개를 나란히 놓을 수 있다. (보여줘...)
현재 주문을 받고 있는 신형 XJ는 내년 연초부터 고객인도가 시작되며, 가격은 52,500파운드(약 1억 7백만 원)에서 시작된다. 에디터 / 민병권 @ www.rpm9.com
▶ [rpm9] www.rpm9.com